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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출범 "정부는 진심으로 사과하라"



사건/사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출범 "정부는 진심으로 사과하라"

    피해자 명예회복·추모 및 진실 규명 예정
    권성동 발언에는 "벌써 갈라치기하나" 비판

    10일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윤창원 기자10일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윤창원 기자
    "어른들의 무관심과 수수방관 때문에 발생한 158명 청춘의 억울한 희생 헛되지 않게 힘을 내서 한 풀어주기 위해 노력할게"
     
    10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가 출범했다. 참사가 발생한지 42일 만이다. 참사 희생자 가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희생자에게 할 말을 써와 취재진 앞에서 낭독하기도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이태원 참사 TF는 이날 오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 158명 가운데 97명의 유가족이 모여 협의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대표는 희생자 고(故) 이지한씨의 부친 이종철씨가 맡았다.
     
    유가족협의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정쟁을 배제한 10·29 이태원 참사 진실규명 △유가족 소통공간 마련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공간 마련 △2차 가해 방지 방안 마련 등을 촉구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10일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에서 고 이지한 군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10일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에서 고 이지한 군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 발언자인 고(故)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는 "10월 29일 전후로 두 개의 자아가 생겼다. 하나는 나서지 않는 엄마이자 현모양처이고 두 번째는 물러서지 않는 엄마, 거친 말투의 엄마다"며 "유족들과 이 일이 투명하게 끝날 때까지 투사가 될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경찰이) 용산 대통령실을 지키느라 이태원에 정부가 없었다"며 "슬픔은 이제 분노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정부가 아직까지도 희생자 유족들의 연락처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희생자 유족들이 만나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도 연락처를 주지 않았다"며 "통합지원센터 유가족 지원단에 전화하니까 '유가족과 소통할 계획도 없고 위에서 지시 내려온 적도 없다'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내내 다른 유가족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하며 희생자의 이름을 부르기도 했다. 이종철씨는 발언 도중 호흡 곤란 증세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기자회견 도중 호흡 곤란을 호소한 한 희생자 어머니는 결국 실신해 119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일부 유가족들은 희생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편지로 써와 자리에서 낭독했다.
     
    10일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10일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고(故)김지연씨 어머니 김채연씨는 딸에게 할 말을 담아왔다며 편지지를 펼쳐 낭독했다. 김씨는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평온한데 달라진 것이 있다면 사랑하는 지연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견딜 수가 없다"며 "이 세상 삶이 고달팠지만 잊어버리고 하늘나라 고통 없는 곳에서 외롭지 않게 지내고 편안히 쉬다가 다시 만나자"고 말하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이임재 용산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며 "제발 부모의 입장에서 유가족 입장에서 생각해달라"며 "내 자식들이 길거리 지나가다 압사라는 참혹하게 고통에 죽더라도 가만히 손놓고 계셨을 것이냐"고 물었다.
     
    민변 서채완 변호사는 희생자 고(故) 조경철씨의 동생 단비씨가 쓴 편지를 대신 읽었다. 단비씨는 "오빠가 이태원에 같이 가자 했는데 시험기간이라 못가는 대신 옷을 골라줬다"며 "가서 사진을 보내고 영상통화를 건다고 했는데 안하길래 이상했다. 그런데 오빠가 사고를 당했다니까 아무 생각이 안들었다. 오빠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고 썼다.
     
    그러면서 "오빠가 카페 여는 것이 꿈이었는데 대신 내가 창업해서 오빠 꿈 대신 이뤄줄게. 오빠가 진심으로 보고싶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윤창원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유가족협의회 출범에 대해 '이태원 유가족 협의회가 세월호 추모단체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격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故) 김현수씨의 모친 A씨는 "왜 정쟁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잘못한 건 잘못한 건데 사죄하는 게 뭐가 어렵냐"고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협의회 부대표 이정민씨는 "세월호 추모단체가 가는 길이 대체 어떤 길이길래 가면 안된다는 건지 우리는 모르겠다"며 "유족이 반정부 세력인가. 세월호 유족도 자식 잃은 비통함에 억울함 풀어달라 요구했고 우리도 마찬가지다"고 울분에 차 말했다.

    그러면서 "왜 갈라치기 하고 국민들에게 진실을 호도하는 것인가"라며 "그것이 과연 정부가 할 일이고 여당 책임자가 해야할 일이냐. 다시 한번 돌아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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