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FTX발 가상자산 시장 '하락'…규제 강도 높아질 듯



경제정책

    FTX발 가상자산 시장 '하락'…규제 강도 높아질 듯

    핵심요약

    코인 가격 요동치고 시장 불신 높아져
    폴 크루그먼 교수 "기존 금융 시스템 통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대 있었지만 지금은 차별성 사라져"
    국내 여파도 심각…고팍스, 24일 1차 고비 맞을 듯
    규제 움직임 국내외로 심해질 듯…금융당국 모니터링 시작
    연준 부의장 "기존 금융 체계에 대한 규제처럼 필요"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류영주 기자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류영주 기자
    FTX발 파산 사태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하락하고 있다. 코인 가격이 요동치는 것은 물론 시장 자체에 대한 불신도 확산 중이다. 각국 정부의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일각에서는 가상자산에 대한 '환상'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조차 나온다.

    21일 3시 50분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16% 하락한 1만6155.76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비트코인은  1만6천달러 선에서 횡보세를 보였다.

    지난 5월 초까지만 해도 3만7천달러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루나·테라 사태' 이후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6월 중순에는 1만8천달러대까지 추락했다. 금리 인상이 계속됐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1만8천달러대를 지지선으로 하며 2만달러대를 넘보기도 했다. 동조화를 보이는 미국 증시가 하락해도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오히려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FTX 붕괴로 인해 비트코인은 또다시 악재를 맞았다. 단순히 가격 하락 뿐 아니라 코인 시장에 대한 불신이 널리 번졌다는 것이 문제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루나 사태에 이어 FTX사태까지 이어지며 가상화폐 거래소가 기존의 화폐를 대신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에서 상당부분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 업계의 우려"라면서 "회복하는데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도 가상화폐의 모순을 다시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FTX사태를 언급하면서 가상화폐 업계의 태생적인 모순을 경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비트코인의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2008년 내놓은 백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가상화폐에 대해 기존 금융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개인의 금융자산 보유 및 거래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당시에 있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 가상화폐 생태계는 기존의 금융 시스템을 뒤밟으며 차별성이 사라져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투기의 수단 외에 가상화폐가 사용되는 곳은 돈세탁이나 해커의 금품 요구와 같은 불법적인 분야 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FTX의 충격파는 전체 코인 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FTX가 고객 자금을 동결하면서 이 곳에 돈을 맡겼던 상당수 코인 업체들은 함께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앞서 암호화폐 대출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제네시스는 투자금 상환·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데라 이슬림 제네시스 CEO는 "FTX 파산으로 유동성을 초과하는 출금 요청이 쇄도했다. 신규 유동성 조달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음 주 고객들에게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가 대출한 코인 잔액은 약 28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FTX 계좌에 1억7500만달러를 예치해 둔 상태인데 자금이 묶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이 여파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고팍스의 자체 예치서비스 자유형 상품 원금·이자 지급 지연 문제로 이어졌다. 고파이는 고객이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가상자산을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운용하는 구조인데 이 절차가 멈추면서 고객들의 자산이 묶인 것이다.

    출금 지연 이후 최초 만기 도래 고정형은 'BTC 고정 31일' 상품으로, 오는 23일 오후 11시59분 예치가 끝나고, 24일 오전 10시30분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24일이 '1차 고비'가 되는 셈이다.

    아직까지 고팍스에서 일반고객 예치자산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코인런'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금융당국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움직임도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율성 존중을 주장하던 가상화폐 시장은 몸을 한껏 움츠리는 모습이다.

    FTX가 투자자에게 돌려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 자산매각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거래소들의 자체 발행 코인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가 자체 발행 코인을 거래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국내에서는 FTX파산과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와 관련해 지난 14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은 "기존 금융 체계에 대한 규제처럼 레버리지, 유동성, 소비자자산 보호 부문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도 "주요 7개국(G7) 권고사항에 따라 가상화폐 규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FTX사태와 관련 미국 의회도 책임을 묻기 위한 절차에 나섰다. 시장 규제론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레이 CEO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FTX 붕괴 위기와 관련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모든 문서들을 오는 28일까지 상원에 넘길 것을 요청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NOCUTBIZ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