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선수들이 6일(한국 시각) 메이저 리그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에서 휴스턴이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2017년 당시 속임수를 써서 우승을 했던 불명예를 날렸다.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 휴스턴은 6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6차전에서 내셔널 리그 우승팀 필라델피아를 4 대 1로 눌렀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7년 이후 5년 만의 정상이다. 휴스턴은 2017년 창단 첫 WS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휴스턴은 전자 기기를 이용해 조직적인 사인을 훔치고, 이를 휴지통 두들기기로 공유하는 등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불명예 우승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MLB 사무국은 2017년 WS에서 휴스턴이 사인을 훔쳤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고, 그 여파로 당시 A.J. 힌치 감독과 제프 러나우 단장은 팀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휴스턴은 5년 만에 정당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속임수가 아닌 실력으로 정상에 올라 명예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
휴스턴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만 73세로 최고령 WS 출전 감독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최고령 우승 기록까지 썼다. 특히 베이커 감독은 MLB 통산 2000승을 넘긴 사령탑 12명 중 유일하게 WS 우승이 없던 '무관의 한'을 풀었다. 베어커 감독은 2002년 샌프란시스코, 지난해 휴스턴에서 WS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이와 함께 베이커 감독은 역대 3번째 WS 우승을 이룬 흑인 사령탑이 됐다. 이전까지는 시토 개스턴(1992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데이브 로버츠(2020년 LA 다저스) 감독뿐이었다.
휴스턴 더스티 베이커 감독. AP=연합뉴스
유격수 헤레미 페냐는 신인 야수 최초 WS 최우수 선수(MVP)에 올랐다. 페냐는 5차전에서 신인 유격수 최초 WS 홈런을 날리는 등 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4할(25타수 10안타)으로 맹활약했다.
페냐는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4경기 타율 3할5푼3리(17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해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신인 선수가 챔피언십시리즈와 WS에서 한 시즌에 MVP를 제패한 것은 1997년 투수 리반 에르난데스(당시 플로리다) 이후 25년 만이다.
6차전에서 휴스턴은 0 대 0이던 6회 상대 1번 타자 카일 슈워버에게 1점 홈런을 내줬다. 그러나 6회말 곧바로 전세를 뒤집었다. 요르단 알바레스가 1사 1, 3루에서 선발 잭 휠러에 이어 등판한 호세 알바라도를 역전 결승 3점포로 두들겼다. 알바레스는 5차전까지 19타수 2안타 부진을 날렸다.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쐐기 적시타를 터뜨렸다.
휴스턴 선발 플람베르 발데스는 6이닝 2피안타(1홈런) 9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역투했다. 7회 엑토르 네리스, 8회 브리얀 아브레우에 이어 9회 라이언 프레슬리까지 불펜이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