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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0' 부여했지만…'이태원 참사' 112신고, 무엇이 잘못됐나



사건/사고

    '코드0' 부여했지만…'이태원 참사' 112신고, 무엇이 잘못됐나

    112신고, 서울청 112상황실→용산서→이태원파출소
    '코드0' "압사 위험" 참사 3시간 41분 전 첫 신고
    '공조 출동 지시' 없고, 별다른 조치 없이 상황 종결
    자리 비웠던 서울청 상황관리관…1시간 24분 뒤 인지

    연합뉴스연합뉴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당시 경찰의 112신고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참사 당일 '압사'가 언급된 최초 112신고에 가장 긴급한 상황인 '코드0'가 부여됐지만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일반적으로 112신고는 각 시·도경찰청 112종합상황실로 접수된다. 신고자는 이곳 112종합상황실에 신고 내용을 설명하게 된다. 시·도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은 신고 내용을 보고 긴급성에 따라 코드0부터 코드4까지 분류한 뒤 관할 경찰서로 전달한다.

    관할 경찰서는 신고 지역을 맡는 지구대 또는 파출소의 지원 가능 인원 등을 파악해 지시한다. 또 현장 상황에 따라 인근 지역경찰 또는 형사 등 출동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참사 관련해서는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접수된 신고가 서울 용산경찰서로 내려갔고, 이태원파출소에 할당됐다.

    이번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경찰은 112신고 처리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보였다. 우선 코드0에 대한 대응이었다.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 '압사'가 언급되는 최초 112신고가 접수된다. 참사 발생시각인 오후 10시 15분보다 3시간 41분 전이다.

    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
    신고자는 112신고에서 "좁은 골목인데, 클럽에 줄서있는 인파와 이태원역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골목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엉켜서 잘 못하다 압사당할 것 같다"며 "진입로에서 인원통제 등 조치를 해주셔야될 것 같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은 "사람들이 교행이 잘 안 되고 압사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가 날 것 같다는 것이죠?"라며 신고 내용을 재확인 했다. 경찰은 이 신고를 가장 긴급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코드0로 분류했다.

    코드1은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이 임박·진행중·직후인 경우 또는 현행범의 경우로 분류되며, 이때 경찰은 '우선 출동'하게 된다. 코드0는 이보다 긴급성이 높은 최고 단계로, 코드1 중 이동범죄, 강력범죄 현행범 등의 경우이며 이때 '최단시간 출동'하도록 돼 있다.

    또 코드0의 경우 매뉴얼에 따르면, 시·도청이 각 경찰서 혹은 지구대·파출소 간 공조 출동을 지시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번 참사에서 서울청은 용산서에 지령을 전달하기만 하고, 공조 출동 지시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종결 과정 역시 석연치 않았다. 참사 발생 전 112신고 11건은 코드0 1건, 코드1 7건, 코드2 3건 등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경찰은 이중 4건만 현장에 출동했다. 사고 발생 1시간 8분 전인 오후 9시 7분 '압사될 것 같다'는 신고부터 사고 4분 전인 오후 10시 11분까지 5번의 신고는 코드0 다음인 코드1로 분류됐지만, 경찰은 단 한 번도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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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첫 신고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상황을 종결했다. 경찰은 출동 당시 현장에 인파가 줄어 사고 발생 위험이 적었고, 몰린 인파를 해산시키고 상황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있었더라도 전화상담 등으로 미출동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답했다.

    보고 체계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늑장 보고'로 인한 '늑장 대응'을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일 참사가 발생하기 전 '압사'와 관련된 112신고가 11건이었다. 이처럼 동일한 장소에서 비슷한 내용의 신고가 반복되는 경우 시·도청 112종합상황실은 접수 단계에서부터 상황관리관이나 상황팀장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참사에서 서울청 112종합상황실은 이같은 대응을 하지 못했다. 야간 비상 상황에 긴급히 대응해야할 상황관리관 류미진 총경은 상황실을 벗어나 사무실에 있었다. 사무실에 있었던 류 총경은 참사가 발생한 지 1시간 24분이 지난 오후 11시 39분에서야 당직자인 상황3팀장에게 연락받고 상황실로 돌아와 김광호 서울청장에게 보고했다. 이러한 늑장 보고로 서울청과 경찰청 수준의 인력 지원은 이튿날에 이르러서야 이뤄졌다.

    경찰청은 이같은 책임을 물어 상황관리관이었던 류 총경을 대기 발령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상황관리관이 자리를 이탈하기도 했지만, 그렇더라도 인명 피해가 큰 참사가 발생했는데 1시간이 넘도록 몰랐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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