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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영화톡]최동훈의 실험적 도전 '외계+인' 1부 집중탐구



영화

    [노컷 영화톡]최동훈의 실험적 도전 '외계+인' 1부 집중탐구

    • 2022-08-06 08:00

    영화 '외계+인' 1부(감독 최동훈) <상>
    전에 없던 장르물 '외계+인' 1부 '호(好)' 포인트 살펴보기

    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CJ ENM 제공※ 스포일러 주의
     
    대한민국 최고 사기꾼들을 모아 한국은행을 털기 시작해('범죄의 재구성') 한국 도둑도 모자라 홍콩 도둑까지 불러 희대의 다이아몬드를 훔치더니('도둑들') 어느새 조선 시대로 넘어가 도사와 요괴의 대결('전우치')을 그리는 등 시공간은 물론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움을 선보여 온 이야기꾼 최동훈 감독이 신박한 장르 조합의 영화 '외계+인' 1부로 컴백했다.
     
    무협, SF, 한국형 판타지, 액션 등 장르물의 집약체라 할 수 있는 '혼종'의 탄생에 '호'(好)와 '불호'(不好)가 들끓고 있다. 그래서 '외계+인' 1부를 본 기자 둘이 영화를 파헤쳐보기로 했다. 어쩌다 보니 둘 다 '호'이기에, 그리고 '불호'는 이미 많이 나왔기에 '호'를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참고로 한 명은 장르 불문 '완전 잡식성'이고 한 명은 일부 호러에만 조금 약한 '잡식성'이다. [편집자 주]


    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CJ ENM 제공 

    올여름 텐트폴 중 가장 실험적인 도전 '외계+인' 1부

     
    최영주 기자(이하 최) : 
    올여름 텐트폴 첫 번째 주자로 정말 신박한, 좋은 의미로 혼종 영화가 나왔다.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1부는 '천녀유혼' '동방불패' 등 홍콩 무협 영화와 SF, 판타지, B급 감성 그리고 감독의 전작 '전우치'를 좋아하는 내게는 취향 저격 영화였다. 최 감독을 지금껏 이뤄왔던 문화적 세계와 그의 상상력을 쏟아 부어 만든 '최동훈 장르'의 시작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최동훈 감독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봐' 같은 영화랄까. 어떻게 봤나?
     
    유원정 기자(이하 유) : 최동훈 감독의 주특기에 자본을 비벼낸 맛이었다. 대사를 비롯해 속도감 있는 전개와 시공간을 넘나드는 '외계인 대 도사' 설정이 신박했다. '전우치'가 조선 도사였다면 이번엔 고려 무협 SF 같은 분위기였다. 다만 두 소재가 중·후반부를 넘어서야 매력적으로 섞인 것 같다. '1부'라는 제목답게 '기'와 '승'까지에 충실했던 전개를 보였다.
     
    최 : '기'와 '승'까지에 동의한다. '승'도 거의 '승' 초반까지 보여줬다. 그렇기에 2부에서 펼쳐질 본격적인 ​'승-전-결'이 기대된다. 그런데 영화 보기 전에 영화를 둘러싼 '호불호'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알고 본 건가?
     
    유 :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보기 전까지도 반신반의했다. 푯값이 만만치 않은 것은 둘째 치고, 평일 저녁 2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에 대한 문제였다. 그래도 최동훈 감독의 역대 필모그래피를 생각해 봤을 때 중간 이상은 가는 오락성 영화일 것이란 생각을 했다.
     
    최 : 그렇다면 호? 불호?
     
    유 : 1부라는 점에서 호! 장르 영화 흥행 감독인 최동훈 감독의 이름표를 뗀다면 이번 여름 블록버스터 중 가장 실험적 도전이었고, 신선한 기대감을 줄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 '외계+인' 1부 캐릭터 포스터.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1부 캐릭터 포스터. CJ ENM 제공 

    1부 안에 담긴 방대한 세계를 풀어간 방식

     
    최 : 무협, SF, 판타지, 액션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있고 현대와 과거를 방대한 이야기가 142분 안에 펼쳐지고 있다. 평소 장르물을 좋아하면 그래도 따라잡기 나쁘지 않았을 거 같은데, 이해하거나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는 게 어렵진 않았나?
     
    유 : 만약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소재적 측면)나 '도둑들' '범죄의 재구성'(캐릭터적 측면)을 재미있게 봤다면 잘 맞았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잘 맞았다.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구성진 이야기꾼이 한바탕 잔치를 벌이는 듯한 전체적 분위기, 캐릭터 활용법, 서사가 고조되는 방식 등은 똑같았다. 기술적으로 이전 영화들보다 세련됐어도 그런 지점은 최 감독의 어떤 영화든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이질적으로 느껴지거나 하진 않았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 등 시점 이동이 빈번했는데 갈수록 이야기 자체는 '신검'에 집중돼 따라가기 벅차지 않았다. 다만, 개연성과 설득력을 얻기 위해 배경 설명을 위한 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순간 집중력을 놓치면 따라가기 힘들 것이란 생각은 들었다.
     
    최 : 맞다. 방대한 세계관과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다 보니 각각에 관해 설명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시리즈나 소설이었다면 천천히 하나씩 풀어가도 되겠지만, 총 2부로 나뉜 이야기 구조에서 1부 안에 이걸 다 설명하고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바쁘게 설명하고 넘어가야 했다. 확실히 1부가 가진 약점이 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위에 말한 '도둑들'이나 '범죄의 재구성' 등을 보면 정말 개성 강한 캐릭터가 많이 등장한다. 그러면서도 각 인물의 개성이 하나하나 살아있고, 또 그들의 이야기가 얽히면서 나오는 재미도 있다. 특히 최 감독의 영화에서 여성 배우가 기존에 보지 못했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또 여성 캐릭터의 액션도 잘 보여준다.
     
    '외계+인' 1부에서도 굉장히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캐릭터 설정과 배우 연기는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사실 '외계+인' 1부는 등장인물을 설명하는 시간이긴 했다. 개인적으로 염정아가 연기한 흑설 연기가 인상 깊었다. 염정아는 TV 예능에서 봤던 이른바 '예능 염정아'의 부스트 업 버전이었는데, 그게 너무나 맛깔스러워서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영화 '외계+인' 1부 캐릭터 포스터.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1부 캐릭터 포스터. CJ ENM 제공 
    유 : 최동훈 감독은 각 배우의 장점과 매력을 영화에 맞게 잘 뽑아내 왔고,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검증된 배우들을 섭외해 구성하되, 특정 누군가의 캐릭터만 공들여 빛나게 하는 경우는 잘 없다. 그러면서도 굉장히 공평하고 다양하게 매력점을 부여한다. 그런 균형감이 있는 것 같다. '외계+인 1부'도 활용이나 접근법은 동일했으나 이전 영화들과 달리 중후반부까지 하나의 사건이나 목표, 구심점으로 캐릭터가 모이지 않아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는 각인이 약했다.
     
    배우들은 각자의 몫 이상을 잘 해냈다. 비중이 많은 주연 중에서는 김우빈이 외계인 가드와 아빠를 오가는 액션 및 감정 연기로 가장 다양한 색채를 보여줬고, 소지섭을 비롯한 외계인의 감옥이 된 인간들의 연기는 SF 공포물처럼 섬뜩했다. 삼각산의 두 신선, 염정아와 조우진 조합은 두 사람의 스핀오프 코믹 무협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최 : 재밌었던 장면이나 연출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지점은 무엇일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나는 김태리가 맡은 이안의 슬라이딩 총기 액션 신을 보면서 감탄했다.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한껏 살리면서 멋스럽게 표현해낸 걸 보면서 역시 최동훈 감독이 여성 캐릭터의 총기 액션 신을 멋스럽게 잘 뽑아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 1'의 시그니처 장면 패러디 등 영화 곳곳에 최 감독만이 사랑했던 문화 콘텐츠 관련 이스터 에그가 담겨 있는 것 같아서 그걸 보는 재미도 있었다.
     
    유 : 수트를 장착한(?) 가드 김우빈과 외계인 죄수 사이 도심 액션신과 현시점의 모든 등장인물이 외계인 죄수들과 맞서 싸우는 밀본 액션신이 긴박감 넘쳤다. 맨손 타격감보다는 도구 사용을 통해 정교하게 설계된 액션이었고, 곳곳에 넣은 코믹한 포인트까지 잘 살렸다. 오락성을 좌우하는 액션신이 SF는 SF대로, 무협은 무협대로 마치 뷔페처럼 펼쳐진다. 또 이야기가 방대하니 관객들의 집중력을 고려했는지 사건이 연속 발생해 늘어지는 구간은 많이 없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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