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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단체였는데…' 韓 빙상, 1년 반의 격세지감 "파벌? 외풍?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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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단체였는데…' 韓 빙상, 1년 반의 격세지감 "파벌? 외풍?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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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홍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가운데)이 2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빙상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쇼트트랙 대표팀 김병준 코치, 오른쪽은 김진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윤홍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가운데)이 2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빙상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쇼트트랙 대표팀 김병준 코치, 오른쪽은 김진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 주최 출입 기자 간담회가 열린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지난 2020년 12월 제너시스BBQ그룹 윤홍근 회장이 제33대 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1년 반 만에 열린 기자 간담회였다.

    당시 연맹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 감사를 통해 대한체육회의 관리 단체로 지정됐다. 문체부는 총 49건의 감사 처분과 함께 연맹이 근거에 없는 상임이사회를 운영해 특정 인물이 빙상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며 체육회에 관리 단체 지정을 권고했다.

    한국 빙상은 평창올림픽 당시 불거진 이른바 '왕따 주행' 사건으로 쑥대밭이 됐다. 여자 팀 추월 당시 노선영이 김보름, 박지우(이상 강원도청)에 한참 뒤처져 들어왔는데 고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국내외의 분노를 샀다. 이게 도화선이 돼 연맹에 대한 감사까지 이뤄진 것이다.

    이에 연맹 회장사였던 삼성이 21년 만에 빙상 지원을 접게 됐다. 연맹은 회장 없이 2년 동안 관리 단체로 운영돼야 했다. 물론 김보름의 왕따 주행은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법원에서 판결했고, 오히려 노선영이 김보름에 대한 폭언과 폭설로 벌금형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가해와 피해자가 바뀐 사건에 한국 빙상만 엄청난 타격을 받은 모양새였다.

    하지만 윤 회장이 연맹 수장으로 취임한 뒤 한국 빙상은 1년 반 동안 나름 예전 영화를 회복했다. 특히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빙상이 전체 한국 대표팀의 메달을 모두 책임지며 종합 14위 목표 달성에 일등공신이 됐다.

    효자 종목 쇼트트랙은 중국의 편파 판정에도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스피드스케이팅도 은 2개, 동 2개를 따낸 가운데 피겨도 차준환이 역대 남자 최고 성적(5위)에, 유영도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6위)에 올랐다.

    중국의 편파 판정까지 더해 한국 빙상은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쇼트트랙 황대헌(강원도청)과 최민정(성남시청)이 남녀 에에스로 우뚝 섰고, 맏형 곽윤기와 맏언니 김아랑(이상 고양시청)까지 예능은 물론 CF까지 출연하며 인기를 실감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선수들이 지난 4월 '치킨연금' 전달식에서 윤홍근 회장에게 사인이 담긴 유니폼과 스케이트를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민정, 황대헌, 윤 회장, 이준서, 이유빈. 황진환 기자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선수들이 지난 4월 '치킨연금' 전달식에서 윤홍근 회장에게 사인이 담긴 유니폼과 스케이트를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민정, 황대헌, 윤 회장, 이준서, 이유빈. 황진환 기자​​
    윤 회장은 "사실 연맹 회장을 맡아달라는 김홍식 당시 관리위원장(현 상임부회장)의 부탁이 있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최대 기업 삼성도 떠나는데 어떻게 파벌 싸움이 극심한 빙상계에서 버틸 수 있겠느냐는 주위 만류가 있었다"는 것. 이어 윤 회장은 "그러나 한국 빙상을 위해 힘써보자는 말에 나섰다"고 돌아봤다.

    지난 1년 반 동안 연맹도 크게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윤 회장은 "나는 빙상인이 아니기에 인맥도 없고, 누구에게도 빚을 진 게 없다"면서 "어떤 외풍도 받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투명하게 행정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연맹도 내부 갈등이 없고 사무국을 중심으로, 또 공정위원회를 통해 잘못된 부분은 바로 조치하는 등 가장 편안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한국 빙상은 스포츠 역사에 남을 낭보도 전해왔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새 회장에 ISU 김재열 집행위원이 당선된 것. 제29~31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지낸 김재열 회장은 ISU 130년 역사에서 최초의 비유럽인 회장이 됐다. 윤 회장은 "한국 스포츠의 국격을 높이고 위상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선출 뒷얘기도 들려줬다. 윤 회장은 "베이징동계올림픽 이후 한국 빙상의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김 회장에게 주위에서 출마 권유를 했다"면서 "본인이 4월 마음을 굳히면서 국가 별로 다니면서 관계자를 만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이어 "연맹에서도 네트워크를 통해 관계자들을 접촉했다"면서 "태국 푸켓 ISU 총회에 가서도 전체 연맹이 인맥을 총동원해서 노력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빙상은 신임 사령탑을 선임해 새롭게 출발한다. 쇼트트랙 안중현, 스피드스케이팅 김진수 감독으로 모두 베이징올림픽 당시 전담 코치로 선수들을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아 지휘봉을 잡게 됐다. 특히 쇼트트랙 대표팀은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ISU 세계선수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강원도 춘천에서 국무총리배 쇼트트랙대회가 개최된다. 김홍식 부회장은 "그동안 한국 빙상은 정부 단체 주최 대회가 전무했다"면서 "처음으로 열리는 정부 주최 대회가 열리는데 종목의 위상을 생각하면 좀 늦었다"고 설명했다.

    지긋지긋한 파벌 싸움 속에 부침을 겪어왔던 한국 빙상. 그러나 평창올림픽의 혼란 이후 베이징올림픽의 성공과 김재열 ISU 회장의 탄생 등 악재 속에서도 전화위복의 성과를 내고 있다. 과연 한국 빙상의 순조로운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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