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포항CBS <김유정의 톡톡동해안> FM 91.5 (17:05~17:30)
■ 진행 : 김유정 아나운서
■ 제작 : 김선영 PD
■ 대담 :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허윤 학생◇ 김유정>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허윤' 학생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허윤>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허윤입니다.
◇ 김유정> 네,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하셨나요?◆ 허윤> 오늘은 '조기 은퇴 꿈꾸는 MZ세대, K-파이어족의 등장'에 대해 준비했습니다.
◇ 김유정> 파이어족이란 개념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아요. 파이어족이 무엇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허윤> 네, 파이어족의 'FIRE'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약자입니다. 한마디로 경제적 자립을 확보하여 조기 은퇴를 꾀하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30대 말이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는 조기 은퇴하겠다는 목표로, 회사 생활을 하는 20대부터 소비를 줄이며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 김유정> 우리나라에도 파이어족이 존재하나요?◆ 허윤> 그렇습니다. 본래 파이어족은 199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으로 확산되며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처럼 파이어족의 출현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현실 속에서, 이른 시기에 경제적 자립을 확보해 조기 은퇴를 하고자 하는 파이어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평생 직장'은 없다는 MZ세대의 인식도 파이어족의 출현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 김유정> 혼자서 경제적으로 자립하려면 무척 어려울 것 같은데요. 실제로 파이어족이 경제적 자립을 실현하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허윤> 기존의 파이어족은 일반적으로 저축과 절약, 투자를 바탕으로 경제적 자립을 도모합니다. 여기에서 세분화된 유형들이 존재하는데요. 첫째, 검소한 파이어족입니다. 10억 미만의 은퇴자금을 마련해 은퇴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검소한 파이어족이라고 지칭하는데요. 이들은 극도로 절약하여 검소한 생활을 추구하고, 절제된 소비를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검소한 파이어족은 돈보다는 자신만의 시간에 더 가치를 두어 살아갑니다. 둘째, 풍족한 파이어족입니다. 미국 기준으로 은퇴 이후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비용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풍족한 파이어족이라고 지칭합니다. 이들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 은퇴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은퇴 이후에도 풍요롭고 화려하게 사는 것을 추구합니다. 검소한 파이어족과는 상반된 유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셋째, 사이드 파이어족입니다. 이들은 본업에서는 은퇴했지만, 은퇴 이후 부수입을 통해 생활비를 충당합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유튜브, 재테크 강의 등을 통해 부수입을 얻는 이들이 사이드 파이어족에 해당됩니다. 넷째, 바리스타 파이어족입니다. 이들은 은퇴 후에도 은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것을 염두에 두는데요. 아르바이트를 통해 수입을 벌고, 그 안에서 저축과 소비를 병행합니다. 바리스타 파이어족은 고정적인 부수입이 있는 사이드 파이어족과는 조금 다른 유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유정> 생각보다 파이어족의 유형이 다양하군요. 우리나라의 파이어족, 이른바 'K-파이어족'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허윤> 네, 'K-파이어족'의 특징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들이 있는데요. 최근 증권사,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K-파이어족'의 출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융기관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K-파이어족'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한 증권사가 MZ세대인 만 25~39세의 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무척 흥미로웠는데요. MZ세대는 풍족한 파이어족(43%)과 사이드 파이어족(42%)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MZ세대는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 저축과 같은 안정형 상품보다는 주식, 펀드 등 투자형 상품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투자했습니다. 정리하자면, 파이어족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MZ세대 중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투자자'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MZ세대가 선호하는 파이어족 유형. NH투자증권 설문조사 캡처지난 5일 한 은행에서 발간한 보고서의 내용도 흥미로운데요. 20·30세대에서 30~40대에 은퇴하겠다는 응답은 6.4%로 40대(1.4%)보다 6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20·30 파이어족이 생각하는 은퇴 예상 평균 연령은 41살이었는데요. 이는 현재 정년 이후 은퇴를 계획하는 이들의 은퇴 예상 시기인 68살보다 무려 27년이나 빨랐습니다. 이들은 마찬가지로 예·적금보다는 주식, 펀드, 암호화폐 등 고위험·고수익 금융 상품 투자를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대별 파이어족 은퇴 예상 연령. 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캡처다시 말해서, 'K-파이어족'은 풍족한 파이어족과 사이드 파이어족이 되기를 선호하고, 은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도 병행하지만 투자형 상품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 김유정> 현실적으로 은퇴 이후에 적정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려면, 상당히 돈을 많이 모아야 할 것 같은데요. 파이어족에 관련된 법칙 같은 것도 존재한다구요?◆ 허윤> 네, 그렇습니다. 파이어족이 되기 전 알아둬야 할 법칙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25배의 법칙'인데요. 스콧 리킨스의 저서 <파이어족이 온다>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이 법칙은 미국 트리니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들의 논문을 근거로 합니다. 1년에 지출하는 생활비 총합의 25배를 저축하면 일하지 않아도 경제적 자립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직장인 A의 연간 지출 생활비가 4,000만원이라면 A는 10억을 모아야 합니다. 단, 25배의 법칙에도 조건이 있는데요. 여기에서 '4% 룰'이라는 또 다른 규칙이 나옵니다. 25배의 법칙대로 A가 10억을 모았다면, A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해 연간 수익률 4%를 달성할 경우 완전한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는데요. 즉, 투자를 통해 연간 지출 생활비에 해당되는 '4%'의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파이어족이 되기 전 알아둬야 할 법칙 가운데 가장 유명한 '25배의 법칙' 개념이 나오는 책 '파이어족이 온다'. YES24 캡처◇ 김유정> 그렇군요. 파이어족이 되려면 저축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투자를 할 수밖에 없겠네요. 투자에는 위험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요.◆ 허윤>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파이어족을 바라보는 이들 중에는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우선 일찍 은퇴를 하면 잠재소득이 사라지기 때문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투자 수익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생활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고소득 직종이 아니면 절약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기도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 김유정> 그렇군요. 파이어족의 긍정적인 면도 있을 것 같은데요.◆ 허윤> 네, 맞습니다. 파이어족에는 긍정적인 면도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파이어족은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해 저축과 투자를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소비가 지양될 수 있습니다. 저축과 장기 투자에 대한 관심도 환기됩니다. 근래 MZ세대 사이에서 주식 투자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파이어족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미래를 대비한 건전한 투자로 이어진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은퇴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은퇴 이후 자신이 계획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김유정> 그러고 보니 요즘 '욜로', '탕진잼'과 같은 말들이 이전보다 잘 안 보이는 것 같아요. 이것도 파이어족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 허윤> 네, 그렇습니다. '욜로'와 '탕진잼'은 소비에 집중하던 MZ세대의 문화를 보여준다면, '파이어족'은 저축과 장기 투자에 집중하는 MZ세대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유정> 지금까지 파이어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허윤 학생은 파이어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허윤> 이번 주제를 준비하며 파이어족에 대해 신문기사, 금융기관 보고서 등 다양한 자료를 조사해봤습니다. 이전에는 파이어족을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요. 조사하면서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는 점을 새로 알게 됐습니다. 특히 소비에 치중된 문화가 저축과 투자 등에 집중하는 쪽으로 변화된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굳이 파이어족이 되지는 않더라도, 소비와 절약의 균형을 잘 맞추며 건전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올바른 경제관념을 확립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유정> 오늘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은 '조기 은퇴 꿈꾸는 MZ세대, 'K-파이어족'의 등장'을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한동대학교 허윤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허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