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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공사 끝내 중단…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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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둔촌주공 공사 끝내 중단…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나

    핵심요약

    시공사업단, 공사 현장서 모든 인력.장비 철수하고 유치권 행사
    "조합이 공사 근거되는 변경 계약 자체 부정…공사 지속할 계약적·법률적 근거無"
    조합 "총회서 공사비 증액 계약 취소.시공단 사업비 중단 따른 사업비 마련 방안 안건 처리"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국내 최대 정비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가 15일 0시부로 전면 중단됐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던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시공단은 사실상 현 조합 집행부 교체에 준하는 결단 없이는 공사 재개가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조합은 공사 중단기간이 10일 이상 계속되면 계약 해지를 추진하겠다며 맞불을 놓은 상태여서 양측이 소송을 통한 공사비 정산을 통해 결국 갈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시공단은 이날 공사 현장에서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시켰다. 이와 함께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공사장 곳곳에 내걸며 공사장 전체에 대한 전면 출입 통제에 돌입했다.

    조합과 시공단 갈등의 배경에는 2020년 6월 시공단과 전임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집행부가 체결한 5600억 원 가량의 공사비 증액 계약이 있다.

    둔촌주공 전(前) 조합장은 시공단과 설계 변경 등의 이유로 공사비를 2조 6708억 원에서 3조 2294억 원으로 늘린다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새 조합 집행부는 해당 증액 계약이 조합원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채 이뤄졌고 절차도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고분양가 심사기준으로 2900만 원대 밖에 안 나오는 일반분양가를 3550만 원이 나오는 것처럼 조합원들에게 오인하게 하고 '조합원 부담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지 않는다'며 조합원 기망한 채로 (공사비 증액) 의결을 편취했다"며 "이후 한국감정원(현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결과를 총회에서 조합원들에게 공지하고 추인 받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전임 조합장이 갑자기 (추인을 받기 위해 예정됐던) 총회를 취소하고 본인은 해임되는 등 (해당 계약이)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아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공단은 당시 공사 계약이 조합 총회 의결을 거쳤고 관할 구청의 인가까지 받은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단은 입장문을 통해 "2020년 2월 15일 착공 이후 약 1조 7천억 원의 외상 공사를 진행해왔고, 공사비와는 별개로 시공단의 신용공여(연대보증)로 조합 사업비 대출 약 7천억 원을 조달하고 있다"면서 "조합은 공사의 근거가 되는 공사 도급 변경 계약 자체를 부정하고 있어 더는 공사를 지속할 계약적·법률적 근거가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초유의 공사 중단 사태에도 조합의 입장은 강경하다. 조합은 하루 뒤인 16일 총회를 열어 문제의 공사비 증액 관련 의결(의결 시점은 2019년 12월 7일)을 취소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보류지 추가 확보 △조합 자체 사업비 조달 위한 자금의 차입방법 △조합이 대납했던 이주비 이자 선납 등 시공단의 사업비 중단에 따른 사업비 마련 방안 관련 안건도 총회에 상정한다. 이와는 별도로 조합은 지난달 21일 서울동부지법에 공사비 증액 변경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도 제기했다.

    조합은 특히 시공단의 공사 중단 기간이 10일 이상 계속되면 계약 해지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조합은 지난 13일 대의원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조건부 계약 해지 안건 총회 상정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120명의 대의원 중 116명이 참석해 111명이 찬성표를 냈다.

    시공단은 현 조합 집행부 교체 없이는 공사 중단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단은 입장문에서 "조합원들이 정확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정보를 조합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조합 집행부와 자문위원단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어 현재의 상황이 장기화될 것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사 현장 모습. 박종민 기자공사 현장 모습. 박종민 기자
    양측이 한 발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사태는 소송전 등 장기화될 전망이 제기된다. 시공단은 조합이 계약 해지를 추진할 경우 지출한 공사비만 정산되면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5600억의 공사비 증액을 두고도 양측이 신경전을 벌여온 상황을 감안하면 2조 원에 육박하는 공사비 정산을 두고 양측이 법적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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