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동창생 고문·감금 살인' 20대 2명 징역 30년…"반성 없어"



사건/사고

    '동창생 고문·감금 살인' 20대 2명 징역 30년…"반성 없어"

    최초 '노트북 파손' 빌미로 동창생 협박·폭행
    피해자가 고소하자 '보복' 위해 서울로 유인
    잠 안 재우고 음식물 안 줘…나체로 화장실 감금도
    法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피고인들 반성 없어"

    '마포 오피스텔 감금사건' 피고인 김모(왼쪽), 안모씨. 연합뉴스'마포 오피스텔 감금사건' 피고인 김모(왼쪽), 안모씨. 연합뉴스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감금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 2명이 1심에서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보복감금, 공동상해·공동공갈·공동강요, 영리약취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21), 안모(21)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두 사람에게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했다.

    지난 3월 두 사람에게 대구에 머물던 피해자가 외출하는 시간을 알려줘 이들이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갈 수 있도록 도운 혐의(영리약취방조)로 함께 기소된 차모(21)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호흡이 거칠어지는 등 위급 상황을 인식하고도 결박을 풀거나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지능력이 떨어져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피해자의 특성을 이용해 지속해서 가학적인 범행을 하는 등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피해자는 20대 청년이었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가혹행위를 당하며 정신적·육체적으로 심한 고통과 좌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피해자는 인간이 아니니까 죽은 걸로 처벌받으면 억울하겠다'는 말도 했고, 자신의 잘못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며 행동을 합리화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연합뉴스서울서부지방법원. 연합뉴스앞서 김씨와 안씨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노트북 파손' 등을 이유로 피해자 A씨를 협박해 4차례에 걸쳐 '허위 채무변제 계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또 청소기와 휴대전화 등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A씨의 가족으로부터 상해죄로 고소를 당해 올해 1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러자 이에 대한 보복과 금품 갈취 등을 목적으로 올해 3월 31일 대구에서 지내던 A씨를 서울로 유인해 오피스텔에 감금했다.

    이들은 감금된 A씨에게 '고소 취하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고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경찰에 보내도록 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5월 27일 안씨와 김씨의 혐의(상해죄)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A씨를 폭행하고 케이블 타이로 결박하는 등 감금했다. 또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을 하는가 하면,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A씨에게 휴대전화 개통과 판매를 강요하고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하는 방식 등으로 약 578만 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들은 영양실조로 쓰러지는 등 허약한 상태의 A씨를 알몸 상태로 화장실에 가두고 물을 뿌리는 등 가혹행위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A씨는 지난 6월 13일 새벽 나체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의 몸무게는 34kg에 불과했으며, 몸 곳곳에는 폭행 흔적이 남아 있었다.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폐렴과 영양실조였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씨와 안씨가 피해자를 과연 같은 인간으로 대했는지 의심스럽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서로의 책임을 미뤘다"며 각각 무기징역을, 이들을 도운 차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