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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약 뿌린다고 문 '벌컥'…기숙사 '사생활 침해 방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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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소독약 뿌린다고 문 '벌컥'…기숙사 '사생활 침해 방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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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독업체서 동의 없이 문 열고 들어와 학생들 사생활 침해 호소

    대학교 기숙사에서 코로나19 방역 등을 명목으로 소독업체 직원이 학생들 방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기숙사 내부에서 방역수칙이 과도하게 적용된다며 불만을 표했습니다. 학교 측은 "공동생활 영역에서 집단감염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조치"라고 하지만,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정에 민형사상 책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건국대·고려대 등 기숙사 호실 소독 위해 마스터키로 방문 열어
    낮잠 자고 있거나 씻고 있던 학생들 '사생활 침해' 주장
    '위드 코로나'인데 공용 공간 못쓰는 문제도…학생들 불만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똑똑똑"
     
    지난 9월 평일 학교 기숙사에서 낮잠을 자던 건국대 1학년 A씨는 방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소독하니 문을 열어 달라"고 말한 소독업체 직원은 A씨가 답하기도 전에 마스터키로 잠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직원은 A씨가 방에 있는 모습을 보고 따로 소독약은 뿌리지 않고 돌아갔다.
     
    A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사건이 있기 이틀 전 주말에 기숙사 전체 방송으로 방역 소독이 있을 예정이라고 들었지만, 정확히 언제, 얼마나 실시하는지나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공지 받지 못했다"며 "당연히 문을 열 수 있다는 사실은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1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대학교 기숙사에 방역수칙이 새로 적용되고 호실 소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강제적 조치로 인해 사생활을 침해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행하고 있으나 기숙사에는 여전히 엄격한 수칙이 적용된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건국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A씨를 비롯한 기숙사생들이 호실 방역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3월부터 올라왔다. 글을 쓴 학생들은 "속옷을 입고 있었는데 노크하자마자 (문을) 열고 소독약을 뿌리고 갔다", "씻고 있었는데 밖에서 문을 두드리고 열었다 갔다"며 매학기 언급되는 문제임에도 바뀌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건국대 관계자는 "기숙사 호실 소독은 홀수 달에 월 1회 이뤄지고 있는데 공식적으로 (관련 내용에 대해) 신고 들어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 관생에게는 문자 발송 및 방송 송출,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소독 일정을) 알린다"며 "조교 및 소독업체 직원 교육을 철저하게 해 가능하면 불편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고려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고려대 2학년 이모(20)씨는 지난해 11월 기숙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 소독업체 여성 직원이 남학생 방을 포함한 전체 호실 문을 '꽝꽝' 두드리고 바로 연 뒤 흰색 소독약을 뿌리고 갔다고 말했다.
     
    이씨는 "개인 공간이니까 속옷만 입고 있거나,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시험을 보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사전에 공지도 없이 왔다"며 "기숙사 측에 공식적으로 항의할 수 있는 수단은 없는 걸로 알아 사생회 쪽으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방역 때문이니 이해해달라'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려대 기숙사 측은 "관련해서 접수된 사실이 없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확진자가 머물던 호실, 복도 등 공용공간에 한정해 소독하고 확진자의 룸메이트들은 따로 격리호실에 배정되기 때문에 빈 방만 소독할 뿐 거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소독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연세대 기숙사 내부 '휴게실 사용 금지' 안내문. 독자 제공연세대 기숙사 내부 '휴게실 사용 금지' 안내문. 독자 제공 
    연세대에서는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기숙사의 엄격한 방역수칙 적용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학생들의 호소도 나왔다. 이번 학기부터 기숙사에 거주한 김모(23)씨는 "휴게실 탁자와 의자를 치워 방에서 음식을 먹느라 불편하고 냄새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숙사생 B씨도 "백신 접종자 8명이 (공용 공간에) 모여 있었는데 당시 정부 방역지침 상 가능한 때였음에도 근로생이 벌점을 부과하고 한번 더 걸리면 퇴사라고 으름장을 놨다"고 전했다. 또 "마스크를 안 쓰고 방문을 잠깐 열었다가 근로생과 눈이 마주치면 벌점이 부과된다"며 "살떨리고 무서워 강압행정이 사라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연세대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 7월경부터 방역지침을 강화했고, 교육부의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 철저 협조 요청' 공문에 따랐다"며 "기숙사 내부는 집단 공동생활 영역이고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생겨나,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집단감염을 최대한 사전에 방지하고자 방역지침을 완화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 기숙사 내부 사용이 금지된 휴게실 모습. 독자 제공연세대 기숙사 내부 사용이 금지된 휴게실 모습. 독자 제공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대학교 기숙사에서 방역 등 명목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고려대 기숙사에 거주했던 김모(22)씨는 "엄연한 성인들이 사는 공간에서 '사관'이나 '기숙사 수칙'이라는 이유로 사생활 침해가 정당화되고 있는 상황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는 제가 기숙사를 떠나 자취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털어놨다.
     
    서채완 변호사는 "대학교나 기숙사에서 개별적으로 취해지는 조치는 국가의 법령에 의한 게 아니라 사인이 사인의 인권을 명백하게 침해한 사안이라 민형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개인이 주거하는 기숙사에 당사자 동의 없이 코로나19 방역 명목으로 침입하면 형사상으로는 주거 침입의 문제가 있고, 프라이버시권의 영역에서 법원이 민사적으로 인격권이나 사생활의 권리 침해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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