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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못 열었는데…" 옹진군수, 고향 출장에 임시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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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월간 못 열었는데…" 옹진군수, 고향 출장에 임시회 취소

    옹진군의회 226회 임시회 개의 취소…군수·관계공무원 불참 이유
    옹진군의회, 군수 사전선거 운동 목적 출장 추정
    보건·방역업무 무관한 과장급 공무원도 출장…'의회 회피 출장' 평가도

    옹진군의회 모습. 사진 옹진군의회 제공옹진군의회 모습. 사진 옹진군의회 제공
    인천 옹진군의회가 군수의 출장으로 의회 임시회를 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옹진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장 점검을 이유로 댔지만 사실상 의회를 회피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옹진군의회 226회 임시회 개의 취소…군수·관계공무원 불참 이유


    8일 옹진군과 옹진군의회 사무처 등에 따르면 옹진군의회는 지난 6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예정됐던 제226회 임시회 개의를 취소했다. 취소 이유는 군수와 관계공무원 불참으로 인한 의사진행 불가다.
     
    옹진군의회는 이번 임시회에서 조례 10건과 공유재산 심의 2건, 동의안 2건 등을 다룰 예정이었다. 또 주요 지역 현안인 영종~신도 평화도로 건설사업, 덕적도 산림병해충 방제사업, 해상풍력발전 허가 오류문제, 옹진군 자체매립지 조성사업, 인천~백령 대체여객선 도입, 백령공항 개발 등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군의회는 담당 부서로부터 주요업무 추진현황을 보고받기 위해 지난 6~8일 군수와 관계공무원 8명의 출석을 지난달 31일 요구했다. 그러나 옹진군은 지난 3일 장정민 옹진군수를 비롯해 행정자치과장·경제교통과장·서해5도지원담당관·보건소장 등 5명의 군의회 불참을 통보했다. 불참 이유는 백령도 백신접종 현장점검이다. 출장 기간은 9월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 간이다.
     
    군의회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출장을 이유로 의회 일정을 일방적으로 회피한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옹진군의회 역사상 군수의 출장을 이유로 이미 개최 공고까지 난 임시회를 취소한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타 지역 사례를 찾아봐도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미 공고한 임시회를 취소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최근 사례로는 지난 7월 서울동대문구의회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임시회를 취소한 사례가 있다.
     
    이번 임시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에 열릴 예정이었다. 장기간 의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해결해야 할 현안이 평소보다 많은 상황이었다.

    옹진군의회, 군수 사전선거 운동 목적 출장 추정


    군의회는 장 군수가 사전 선거운동과 의회 회피 목적으로 출장을 갔다고 보고 있다. 백신 접종 시찰을 이유로 장기간 출장을 가면서 방역·보건업무와 관계없는 간부급 공무원까지 데리고 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옹진군선거관리위원회는 장 군수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장 군수가 어버이날인 올해 5월8일 지역내 만 65세 이상 노인 5천838명에게 1인당 2장의 수건과 함께 자신의 직명이 담긴 서한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 서한문에는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옹진군수입니다. (중략) 어버이날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아쉽게 보내지만 빠른 시일 내에 어르신들과 직접 만나 두 손을 꼭 잡을 수 있는 날을 간절히 소망하며 다시 한 번 존경과 감사 그리고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옹진군선관위는 이를 기부행위로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등과 관련해 지자체의 법령이나 조례에 따른 표창이나 포상을 제외하고는 지자체장의 직명이나 이름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옹진군은 보건복지부 지침상 수건은 노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물품이고, 지자체장 직명을 적은 것은 선관위에 온라인으로 질의해 위반 사항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옹진군의회는 장 군수가 선관위의 고발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진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권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행사를 계획하기 어려워지자 이같은 꼼수를 쓰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옹진군은 전국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코로나19 안전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9명으로 한자릿수에 불과하다.
     
    특히 장 군수가 출장을 간 백령도에서는 지난달 6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후 같은 달 11일 두 번째 확진자가 나왔지만 이후 한 달째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일주일은 너무 과한 일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백령도는 장 군수의 출생지로 부모가 백령도에 살고 있는 등 정치적 고향이다.
     
    옹진군의회 신영희 부의장은 "장 군수가 주민들의 백신접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해하지만 군의회 일정까지 무시하면서 백신접종 현장만 몰두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보건·방역업무 무관한 과장급 공무원도 출장…'의회 회피 출장' 평가도


    장 군수가 보건·방역업무와 관계없는 과장급 공무원들을 대동한 것을 두고 의회 회피용 출장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옹진군의회는 자체 쓰레기 자체매립지 선정과 관련한 영흥도 주민들의 민원과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행정자치과장을, 내년에 사용기한이 만료되는 인천~백령 간 여객선을 대체할 신규 여객선 선정 사업이 난항을 겪는 것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경제교통과장과 서해5도 지원담당관의 의회 출석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영종~신도 평화도로 건설사업, 덕적도 산림병해충 방제사업, 해상풍력발전 허가 오류문제 등 민원이 제기된 현안에 대한 논의도 계획했다. 모두 옹진군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한 주제들이다. 해당 의제들은 장 군수와 함께 출장을 간 과장들이 담당하고 있다.
     
    결국 군의회는 장 군수의 불출석했지만 긴급한 조례안들을 신속히 처리하고 주민들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일정대로 임시회를 진행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부의 안건들이 중요 현안인 만큼 담당 부서장이 직접 의회에 출석해 설명하고 자신의 답변을 책임지게 해야 한다는 판단에 임시회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의회 일정을 일부러 무시한 건 아니다"라며 "백령도는 옹진군에서 인구가 가장 많아 일정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 군수 일행은 이날 청사에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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