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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간 생이별한 母子, 유전자 분석으로 극적 상봉



청주

    34년간 생이별한 母子, 유전자 분석으로 극적 상봉

    최범규 기자최범규 기자
    "우예 지냈노. 엄마가 미안타."
     
    마스크로 얼굴을 잔뜩 가렸지만, 어머니는 아들임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34년 만에 재회에서 할 말은 그저 "미안하다"는 게 전부였고, "엄마 생각하면서 지냈다"는 아들의 덤덤한 말에 눈물만 하염없이 흐를 뿐이었다.

    그들의 비극적 사연…길 잃고 미아가 된 A씨

    어릴 적 가족과 떨어져 경북 안동의 할머니 집에서 살던 A(42)씨.
     
    그가 미아가 된 건 8살이었던 1987년 길을 잃은 뒤부터였다.
     
    그러다 어떤 경유인지는 모르지만 충북 음성까지 오게 됐고, 음성과 청주의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게 됐다.
     
    A씨는 당시 자신의 이름도, 나이도 기억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름과 나이를 새로 등록해 다른 삶을 살게 됐다.
     
    A씨를 찾기 위한 가족들의 노력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됐다.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A씨의 행적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았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A씨가 이름까지 바꾼 터라 주민등록 정보를 통해 찾기란 더욱 어려웠다.

    그러다 경찰의 안내로 알게 된 '유전자 분석 제도'는 실낱같은 희망이었고, 그 희망은 현실이 됐다.
     

    '유전자 분석 제도'로 극적 상봉한 母子 "꿈만 같아"

    2004년 유전자 분석 제도가 도입될 당시 청주의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던 A씨는 일찌감치 유전자 등록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가족의 유전자 정보는 없었다.
     
    A씨의 어머니가 유전자 등록은 한 때는 17년이 더 흐른 올해 6월이었다.
     
    이들의 유전자 일치가 확인된 뒤부터 상봉이 이뤄지기까지는 일사천리였다.
     
    6일 청주상당경찰서에서 아들을 만난 A씨의 어머니는 "사는 게 워낙 힘들어 유전자 분석이란 게 있는 줄도 몰랐다"며 "이렇게 아들을 찾게 돼 그저 꿈만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실종 아동을 찾기 위한 유전자 분석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유전자 정보 활용과 관계기관과의 협업 등을 통해 더 많은 장기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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