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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EN:터뷰]'방법: 재차의' 더 큰 꿈꾸는 연상호의 탐험

    영화 '방법: 재차의'(감독 김용완) 연상호 작가

    영화 '방법: 재차의' 각본을 맡은 연상호 작가. CJ ENM 제공영화 '방법: 재차의' 각본을 맡은 연상호 작가. CJ ENM 제공

    ※ 스포일러 주의
     
    강렬한 사회 비판 시각을 담아낸 '돼지의 왕', 인간과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한 '사이비', 전 세계에 K-좀비 열풍을 일으킨 '부산행', 한국형 오컬트물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드라마 '방법' 등 감독이자 작가 연상호의 세계관은 독특하고 새로운 지점들이 존재했다. 소재는 물론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 역시 '연상호'만의 색깔이 강하게 드러났다.
     
    샤머니즘과 주술을 통해 그려낸 영적 세계의 싸움을 그린 드라마 '방법' 역시 연상호 작가의 도전 정신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한국형 오컬트에 대한 시도는 플랫폼을 넘어 영화 '방법: 재차의'(이하 '재차의')로 이어졌다. '재차의'는 이른바 '방법 유니버스'의 디딤돌 같은 지점에 선 영화다. 이를 바탕으로 연상호 작가는 더 넓고 깊은 '방법' 세계관으로 나아가길 꿈꾸고 있다.
     
    지난 7월, 연상호 작가로부터 연상호 세계의 확장이자 '방법' 세계관의 확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은 '재차의'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컷. CJ ENM 제공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 재차의라는 되살아난 시체는 '용재총화'라는 문화 전반을 다룬 잡록에서 가져온 설정이다. 어떻게 보면 좀비보다는 어릴 적 보았던 '귀타귀' '강시선생' 등에 나오는 강시에 가깝다. 재차의를 찾아내 영화의 소재로 쓰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연상호 작가(이하 연상호) : 친한 장르 소설 작가와 이야기하다 알게 됐는데, 소재 자체가 재밌더라. 오히려 더 강시하고 비슷하더라. 나도 어릴 때 강시를 좋아했다. 어릴 때는 그냥 재밌게 봤던 게 영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강시 선생'을 다시 보니 대단한 영화더라. 당시 유행했던 쿵푸와 오컬트를 결합해서 영화를 만든다는 창의성에 감탄했다. 그래서 영화를 구상하게 된다면 '강시선생'처럼 액션 중심에 오컬트 요소를 가진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관절이 안 움직이고 손을 뻗고 뛰어 다니는 강시의 모습은 몇십 년이 지나도 '강시'하면 떠오르는 독창적인 움직임이다. 안무가나 감독님에게도 이야기했던 게 마치 우리가 강시를 최초로 만들 때만큼 모험적이고 독창적인 걸 만들 생각을 갖고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니크한 것과 유치한 것의 차이는 사실 한 끗 차이라 생각한다. 모험심이 없으면 새로운 게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강시 디자인을 처음 할 만큼은 안 될지라도 두려움은 갖지 말자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최종적으로 나온 결과물은 '부산행' 좀비와는 다른, 마치 인형사가 움직이는 인형 같은 기괴한 움직임이 나온 것 같다.

     
    ▷ 그리고 '용재총화' 속 재차의 설명에 더해 영화적인 구현을 위해서 어떤 식으로 추가하고 변형을 줬는지도 궁금하다.
     
    연상호 : '용재총화'를 보면서 재밌었던 건, 재차의가 있다고 하는데 내가 가서 '가짜'라고 들려줬다고 쓰여 있었다. 재차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시체를 되살려서 조종한다고 하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부두교 등 외국에도 많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네크로맨서(강령술사)에 의해 조종당하는 시체를 한국에서는 굳이 없다고 기술해놨을까 의문을 갖던 도중, '용재총화' 지은이가 외국 주술사가 와서 조종하는 외국 요괴를 물러나게 하려고 이렇게 한 건 아닌가 상상하게 됐다.
     
    그렇다면 외국이면 어디 이야기일까? 흑마술을 쓰는 아이티 부두교 주술사가 왔나? 이런 생각을 하다가 찾은 곳이 흑마술을 쓰는 종교가 혼재된 인도네시아였다. '두꾼'이라는 주술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용재총화'에 쓰인 재차의도 사실 인도네시아 주술사가 고려에 오게 돼서 무언가 한 것은 아닌가 상상하게 됐다. 거기에서 시작해 현대적인 이야기로 가져와서 만들어냈다.

     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컷. CJ ENM 제공

    매체는 발전하고, 연상호의 세계도 진화한다


    ▷ 드라마에서는 한국적인 샤머니즘과 '방법(謗法)'이라는 주술에 중점을 뒀다면, 영화는 재차의와 액션에 중점을 뒀다. 이렇게 장르의 중심이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연상호 : 개인적으로 한국 미디어가 까다로운 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좋아하지만 드라마는 안 보는 분이 있고, 드라마만 보는 분도 있다. 또 웹툰은 인기인데 전혀 알지 못하는 것도 있고,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리는 게임이지만 처음 들어보는 게임도 존재한다. 매체만의 허들이 견고하게 존재하는데, 앞으로는 이것들이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재차의'는 완전한 옴니버스 식이 아니라 같은 주인공이 이어지는 내용이다. 드라마에서 영화로 넘어왔지만, 어느 정도 드라마와 이어지면서 독자적인 오리지널을 적당히 섞어야 했다. 매체간의 허들은 존재하지만, 각 매체에 접근하는 방식은 쉽다. 영화가 이해가 안 돼서 찾아보고 싶다면 드라마를 찾아보기 쉽다. 아니면 드라마 요약도 많다. 어느 지점으로 들어와도 이 세계관에서 놀 수 있는 형식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체가 진화해 간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내가 즐겼던 여러 가지 콘텐츠도 이러한 경우가 있었다. '드래곤볼'도 처음은 '닥터 슬럼프'로 시작해 회를 거듭해 갈수록 히어로물로 갔다. 큰 세계관을 가진 작품의 장점은 유연성이다. 대중과의 호흡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 그런 게 재밌는 거 같다. '재차의'가 어떤 지점에서 관객들과 어떻게 호흡하느냐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컷. CJ ENM 제공
    ▷ 백소진이라는 캐릭터가 영화로 넘어와 능력도, 액션도 강화되면서 마치 오컬트 히어로처럼 보인다. '방법' 세계관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백소진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내고자 했나?
     
    연상호 : 사실 나는 더 히어로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대본을 처음 쓸 때는 소진과 두꾼의 대결에서 주술을 거는 손동작에 대해서도 썼다. 그러나 감독이 거기까지는 관객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다른 걸로 대체했다. 나는 세계관이 더 깊어지면 그런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라마 '방법'은 어떻게 보면 '재차의'보다 정통적인 오컬트물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런 것이 쌓이다 보면 해볼 수 있는 게 더 많지 않을까? '나루토' '주술회전'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 지점까지 가려면 우리가 '방법' 세계관 안에 대중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선택해야 할 계단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계단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세계관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며 작업하고 있다.

     
    ▷ 영화 후반,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며 선과 악이란 무엇이며 과연 어느 하나로 재단할 수 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 빌런과 선악 구도의 설정에 담긴 의도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연상호 : 드라마 '방법' 때 제일 고민했던 지점이다. 드라마는 백소진과 임진희가 구현하려는 정의가 사적 복수로 이뤄지게 된다. 그것에 대한 질문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방법: 재차의'에서는 임진희와 백소진의 거울 같은 존재로 두꾼이 존재한다. 원한을 가진 두꾼이 사적 복수를 행하려 하는 걸 오히려 백소진과 임진희가 막으려는 입장에 놓인다.
     
    영화 엔딩에서 '우리는 이러고 싶지 않은데'라며 협박 비슷하게 하는 말이 나온다. 자신들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로 인해 임진희와 백소진에게 또다시 위기가 오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아마도 '방법'의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면, 메인 테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컷. CJ ENM 제공 

    연상호 세계관을 관통하는 '무언가'에 관해 이야기하다


    ▷ 영화 '부산행' '반도' 등이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관심이 커지는 만큼, 소재 발굴 등 창작 과정에 이러한 점이 영향을 주기도 하나?
     
    연상호 : 예를 들어 넷플릭스에서 작업하는 '지옥'은 전 세계에 동시에 선보이는 거다 보니 굉장히 미묘한 부분들이 있다. 문화적 전조라는 표현을 쓰는데,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게 했던 것들이 다른 문화를 훔쳐 와서 사용하는 걸로 느낄 수 있기에 굉장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예전 작업보다 훨씬 더 많은 방식으로 확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재밌는 건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외국과의 협업 폭도 훨씬 넓어진 것 같다.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이라는 게 꼭 국내 한정이나 영화나 드라마뿐 아니라 게임, 외국과의 협업 시도나 제안도 많아졌다. 오히려 재밌는 작품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가 있다. 뉴욕에서 무당이 굿하는 내용을 만들면 어떨까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그게 실제로 만들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직 공개하긴 이르지만, 그런 이미지의 영화를 해외와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에는 정말 글로벌하게 기획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 영화 속에 사회적 메시지를 잘 녹이는데, 이번 '재차의'에도 거대 기업의 횡포와 노숙자, 불법체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다.
     
    연상호 : 위계사회라고 하면 착취의 논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사실 주된 이야기라고 하긴 힘들겠지만, 오락 영화에서 이런 이야기가 들어가면 휘발적인 콘텐츠로서만이 아니라 다른 의미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방법: 재차의' 스틸컷. CJ ENM 제공
    ▷ 연상호의 작품 세계관을 관통하는 특징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
     
    연상호 :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할 게 무엇인가 기본적인 고민이 있다. 보편적 정의라는 것 자체가 사실 악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해 질문하는 과정과 그것을 얼마나 정교하게 질문으로 만드느냐는 각 매체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런 것에 대한 내 개인적인 농담 같은 것들이 영화에 조금씩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 '재차의'를 재밌게 볼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연상호 : 드라마를 안 보고 '재차의'로 '방법' 세계관에 입문해도 무리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10대부터 시작해서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다. 이렇게 말하면 올드해 보이는데, 옛날 온 가족이 강시 영화를 보러 갔듯이 '재차의'를 영화관에 가서 보면 재밌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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