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건물 붕괴 사고 현장. 김한영 기자광주 건물 붕괴 사고의 원인은 수평 하중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실공사 탓이라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8일 광주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정비사업지 내 5층 건물 붕괴 참사 중간 수사 브리핑을 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공개했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 '철거를 위해 쌓은 성토물이 붕괴' 된 것과 '건물 1층 바닥 슬래브가 붕괴' 된 것이 결국 건물 붕괴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성토물과 1층 바닥 슬래브 가운데 어떤 것이 먼저 붕괴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철거업체가 적절한 구조 검토 없이 제멋대로 진행한 부실한 공사가 붕괴를 일으킨 것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수평 하중을 고려않은 부실 철거작업이 지난 5월부터 사고 당일까지 계속해서 이뤄졌다.
철거업체는 특히 비용을 아끼기 위해 해체계획서를 무시한 제멋대로 철거 방식을 선택했다.
철거가 진행되는 도중 계속해서 폐기물 등이 쌓이면서 '횡하중(가로로 미는 힘)'에 취약한 철거건물의 수평 하중이 앞쪽으로 쏠린 것도 하나의 붕괴 원인으로 지목됐다.
해체계획서를 어긴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고층부터 이뤄져야 하는 철거 순서도 어긴 데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고성능 굴삭기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수사본부는 책임자 규명 분야에서 이 같은 불법 철거로 인한 붕괴 참사의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9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이들 가운데 철거업체 2곳 관계자들, 불법 재하도급 철거업체 관계자, 시공사 현장소장, 일반철거 감리자 등 5명을 구속했다.
부정한 청탁을 받고 감리를 선정한 동구청 직원, 재하도급 금지규정을 위반한 하도급업체 대표, 원청업체 안전부장·공무부장 등 4명은 불구속 송치하기로 했다.
수사 과정에서 공사의 공동 수급자로 계약을 체결하고도 실제 공사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수익 지분만 챙기는 이른바 '지분 따먹기'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 문제점이 확인되어 관련 기관에 제도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와는 별도로 업체 선정·재개발 사업 비위 관련 분야 등 이날 현재까지 붕괴 사고와 관련해 모두 2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 이후에도 추가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로비 의혹 등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기 위해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9일 오후 4시 22분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5층 건물이 붕괴돼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