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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D가 뭐길래…"연장하라" 반발과 "첫 삽에 배부르랴" 조절론



경제 일반

    GTX-D가 뭐길래…"연장하라" 반발과 "첫 삽에 배부르랴" 조절론

    지역 반발 민원 빗발치는 가운데…"한정된 예산 속 철도 구상 '단초' 제시한 것"

    수도권 서부 광역급행철도인 GTX-D 노선을 두고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공청회를 통해 해당 노선의 기점과 종점이 공개되면서 경기 김포와 하남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 반발이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존 GTX-A·B·C 노선이 아직 공사 중이거나 사업자 선정도 못 마친 상황인 데다 지방과의 균형을 고려한 선택이란 점에서 이번에 발표된 GTX-D 노선은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닌 그야말로 '첫 삽'을 뜬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게 내놓고 있다.

    GTX-D노선 강남 연결 촉구하는 시민들.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제공

     

    ◇ "'Y자' 기대했건만"…기존 노선에 닿고 끝?

    2019년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광역교통 2030'에서 처음 거론된 서부권 GTX는 앞서 진행된 A(운정~동탄)·B(송도~마석)·C(덕정~동탄) 노선에 이은 네 번째 사업이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따르면, GTX-D의 기·종점역은 김포 장기와 부천종합운동장으로 설정됐다. 수도권 서부에서 출발해 역시 서부권 지점에서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기존 A·B·C 노선이 서울을 가로지르면서 수도권 남북 방향으로 뻗어가는 모양새인 것과는 사뭇 다르다.

    서울 동쪽의 하남에서부터 서울을 지나 한쪽은 검단신도시를 거쳐 김포 통진으로, 다른 한쪽은 청라국제도시를 거쳐 인천공항 방향으로 이어지는 왼쪽으로 누운 'Y자' 형태를 기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이유다.

    한마디로 이번에 발표된 GTX-D 노선은 서울을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노선 인근 주민들의 교통 편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 "GTX는 계속될 사업"…확정·고시 후에도 구체적 근거는 공개 않는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를 두고 △대안노선별 사업 타당성 △수도권-지방 간 투자 균형 △기존 노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상반기 확정‧고시를 목표로 이달 말까지 지자체 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된다.

    하지만 국토부와 교통연구원은 "고시 후에도 구체적인 세부 검토 내역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보공개법에 따라, 이는 '내부 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즉 '진행 중'인 사안으로서, 공개될 경우 공정한 업무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노선을 따라 부동산시장이 영향을 받고,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추후 특정 지역의 철도 수익성에 대한 추정이 남발될 우려 역시 암묵적인 부담 요인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경기도 화성시 동탄여울공원에서 시민들이 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 철도차량 내부의 실물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이한형 기자

     

    ◇ "GTX '2기'가 이제 막 첫 삽 뜬 것…국가 균형 발전도 고려한 결과"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판단에 손을 들어준다.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유정훈 교수는 "아직 사업자 선정도 못 한 B·C 노선을 비롯한 '1기' GTX를 두고 '2기'에 해당하는 D 노선을 성급하게 발표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본다"라며 "당초 D 노선이 A·B·C 노선보다 더 오랫동안 논의돼온 건 사실이지만, 아직 관통하는 서울의 지점이 어느 곳이 돼야 하는 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D 노선 구상 가운데서도 지역적 합의가 이뤄진 서부를 중심으로 우선 발표하되 추후 연장의 여지를 남겨둔, 그야말로 '첫 삽 뜨기'란 설명이다.

    유 교수는 "당장 불편을 겪는 지역민들의 입장에서 보기엔 반발이 나올 수 있지만, 현재의 계획안은 앞으로의 교통망 구상에 대한 단서의 의미로, 이제 막 시작된 것"이라며 "한정된 예산에서 열악한 지방의 교통망을 개선하는 '국토 균형'도 고려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교통대 건설환경도시교통공학부 권일 교수는 "지난 1·2·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는 국가 균형 발전에 대한 고민이 없다시피 했지만, 이번 계획에는 지방 투자의 필요성이 반영됐다"며 "비용적인 측면에서 그간 미뤄뒀지만, 연결만 한다면 교통 흐름을 크게 개선할 지방의 단절 구간들을 연결하는 사업이 다수 포함된 게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서부지역은 택지개발로 인해 인구가 폭증하고 출퇴근시간대 교통 혼잡도가 285%에 달하는 등 주민들의 해묵은 불편이 D 노선에 대한 희망에서 분노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당국으로서도 무거운 과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노선이 김포에서 끝나는 바람에 서부지역에서 상당한 민심의 이반이 있다"며 "한 6명의 의원들이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이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과 재검토하겠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수정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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