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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에 매몰돼 떠난 아빠, 도와주세요"…유족들 억울함 호소



영동

    "광산에 매몰돼 떠난 아빠, 도와주세요"…유족들 억울함 호소

    삼척 석회석 광산서 40대 매몰돼 숨져
    유족 지난 5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
    안전관리 부실 의혹 제기하며 "도와 달라"

    삼척 석회석 광산 매몰 사고 현장.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지난 달 강원 삼척지역의 한 석회석 광산에서 40대 근로자가 숨진 가운데, 유족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업장 안전관리 부실 의혹 등을 제기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광산매몰사고]추운 겨울 광산에 매몰돼 우리 곁을 떠난 아빠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평범하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40대 가장. 한 여자의 남편이자 대학생 두 딸의 아버지인 우리 아빠의 참혹한 죽음을 알립니다. 도와주세요"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이어 "저희 아빠는 굴삭기 기사다. 광산에서 석회석을 발파하고 채굴을 하면 트럭에 싣고 남은 석회석 잔여물을 굴삭기로 정리하는 일을 하셨다"며 "사고 당일 점심 식사 후 오후 1시에 작업 현장인 석회굴 속으로 들어가셨고, 10분 후인 1시 10분쯤 광산이 붕괴됐다. 그리고 현장에서 매몰된 채 굴삭기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장소에서 9시간 35분 만인 밤 10시 35분쯤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인 밝힌 사고는 지난 달 16일 오후 1시 10분쯤 삼척시 근덕면의 한 석회석 광산에서 발생했다. 당시 굴삭기 기사 A(47)씨는 광산 갱도 입구 400여m 지점에서 굴착기 작업 중 상부에서 토사가 유출돼 매몰됐으며, 9시간 30여 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청원인은 "굴삭기랑 좀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된 점을 미뤄 볼 때 광산이 붕괴하기 시작하자 이상함을 감지하시고 굴삭기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무너진 토사에 목숨을 잃으신 것 같다"며 "그 차갑고 숨 막히는 토사에 깔려서 고통받았을 우리 아빠를 생각하니 지금도 하염없이 눈물만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아빠는 퇴근 후 저녁에 치킨집에 와 일을 했고, 굴착기 일이 없을 때는 낮부터 가게에서 배달도 하고 엄마 장사를 도왔다"며 "열심히 살아온 가족과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빠를 도와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청원인은 특히 사업장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억울함을 전했다.

    그는 "아빠는 광산 채굴현장에서 안전요원 한명없이 어두컴컴한 굴속에서 홀로 작업을 해왔고, 신호수 배치도 없이 혼자 일을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만약 작업 시 안전요원이 한명이라도 있어 주변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었다면 아까운 생명이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청업체는 장비 종합 보험이 가입되지 않은 차량임을 알았음에도 위험하고 험한 굴속으로 투입시켰다"며 "석회석 광산이 항상 붕괴 사고에 취약한 상태인 것을 누구보다 채굴업자는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이번 일의 원청은 B시멘트사지만 현재 이 일에 관해서는 나몰라라하고 있고, 하청업체인 채굴업자 역시 얼토당토하지 않은 금액을 합의금으로 제시하며 빨리 마무리하려 한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제공 관계 실질이 사업장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적 관계가 있다면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부디 아빠가 편안한 게 하늘나라로 갈 수 있도록, 이 땅의 모든 근로자들이 합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11일 오전 기준 해당 청원에 1만 5천여 명이 동의했으며, 청원은 다음 달 4일 마감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원청인 B시멘트 관계자는 "안전관리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유족 측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여서 하청업체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려고 한다. 이번 주내로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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