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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달래고, 인재 챙기고…'정의선 스타일' 먹힐까

무분규 임금합의‧품질 충당금 반발한 노조 만나 '달래기'
루크 동케볼케 '삼고초려' 끝 복귀…축구선구 이동국과 '스킨십'
기아차, 현대차와 대비…9년 연속 파업 돌입?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후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현대차 공영운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기아차 송호성 사장(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노조와 만나 회사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3일 뒤늦게 알려졌다.

정 회장은 노조와 머리를 맞댄 것 외에도 한때 회사를 그만뒀던 루크 동케볼케 부사장을 공을 들여 복귀시키는 등 사람과 인재를 중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의선 회장에게 사인볼 건낸 이동국(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엔 은퇴식이 있었던 축구선수 이동국(전북현대)을 직접 만나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이 자리에선 비가 옴에도 자리를 지킨 정 회장이 경기 뒤 감사패를 건네며 "자주 연락하자"는 친근한 멘트를 던지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을 마다않는 스타일이 드러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직후 이상수 현대차지부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면담했다. 하언태·이원희 사장, 장재훈 부사장 등 현대차 경영진도 배석했다.

이상수 지부장은 정 회장 등에게 감사인사를 전했으며, 1시간 반가량 이어진 오찬 자리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격의 없이 진행됐다고 현대 측은 전했다.

정의선 회장 설명 듣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노사관계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직원의 만족이 회사발전과 일치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자"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로 인한 신산업 시대에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 새롭게 해보자"며 "회장으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 현장 동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지부장은 "품질 문제에 있어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함께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그는 "현대차 발전의 원천인 울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4차 산업과 모빌리티 사업에 편성되는 신사업을 울산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전기차로 인한 파워트레인(PT) 부문 사업 재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전기차에 필요한 대체 산업을 외부 생산이 아닌 울산공장 안에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주력이 전기차로 이동될 경우 발생 가능한 작업량 축소, 감원 등의 우려는 현대차 노조로선 중대한 안건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필요한 부품의 숫자가 현저히 적고, 변속기와 같은 파워트레인의 핵심 요소가 사실상 필요 없어진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사진=연합뉴스)

 

정 회장의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진 이날 경영진과 노조 지부장간 면담은 노사가 적극 소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품질과 관련된 충당금을 비용 처리하자, 노조는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매년 임금 협상 과정에서 반복됐던 파업 없이 2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 냈다.

반면 기아차는 현대차와 달리 9년 연속 파업 수순을 밟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도 냈다.

이날 투표에서 조합원 절반 이상이 찬성하고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진다. 중노위 결정은 오는 4일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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