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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좋아졌다고?"…웃지 못 하는 알바들



경인

    "경기 좋아졌다고?"…웃지 못 하는 알바들

    취업 약자 알바, 회복세 더뎌 '구직난' 여전
    영업주 경영난·임대료 '이중고', 직원 감축
    방역 완화에도 매출 저조, 구인·비정규직↓ 
    "코로나 장기화, 재취업 지원 체계 강화해야"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혼자 알바하며 다섯 살 아들을 키우고 있어요. 잘 나가던 음식점이었는데 올 초부터 손님이 끊겼죠. 사장님이 그러더군요. 좀 쉬면 어떻겠냐고…"

    인천의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미혼모 박모(37)씨. 처음에는 코로나19로 가게 매출이 급감하면서 '한 달'의 무급휴가를 권유받았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박씨는 "나중에 사장이 당분간 사람 쓰기 힘들 것 같다고 울더라"며 "금방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석 달째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로 취업취약계층은 '더 힘들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경기도 의왕의 한 예술계 대학교에 다니는 권모(23·여)씨는 경주에서 올라와 아르바이트로 50만원 정도의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해 왔지만, 지금은 6개월째 돈벌이가 없는 처지다.

    권씨는 "창고 관리든 배달이든 닥치는 대로 일주일에 4~5군데씩 원서를 내고 있지만 알바를 구하기 너무 힘들다"라며 "예전에는 쉽게 구했던 편의점도 지원자가 20~30명씩 몰려 경쟁이 치열하다"고 토로했다.

    지금까지는 지난 학기 학자금 대출로 받은 150만원을 쪼개 쓰며 버티고 있지만, 당장 졸업 작품을 만들 비용을 어떻게 충당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넉 달 전부터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 김모(26)씨는 두 달 전부터 월 급여가 반 토막이 났다. 일주일에 3~4일씩 하던 근무일이 이틀로 줄었기 때문이다. 매출이 감소하면서 점주가 알바생들에게 맡겼던 근무 시간을 줄이고 본인이 직접 업무를 보게 된 것이다.

    김씨는 "다른 편의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며 "다른 알바를 구해서 부족한 수입을 메우고 싶지만 요즘은 원서를 낼 곳도, 뽑아주는 데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매출↓ 원가 부담↑‥알바 대신 '1인 가게'로 전환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각종 경제 지표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 등 주요 지표들은 경기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행 전망치를 기준으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대로 비교적 선방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영세 소상공인들의 체감 경기는 좀처럼 나아지질 않고 있고, 더불어 파트타임 알바생들 이른바 취업취약계층들의 구직 사정은 최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출 감소와 임대료 부담으로 그나마 인건비라도 줄여볼 심산으로 사장들은 직원들의 일을 대신하며 '1인 가게'로 전환하고 있다.

    수원 인계동 한 식당 사장은 "장사가 안 돼 있던 직원도 보낼 판에 무슨 아르바이트냐"고 푸념했다. 또 다른 식당의 한 직원은 "바쁠 땐 수시로 알바를 썼는데 이젠 사장이 직접 하지 사람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급감‥"코로나 대응 취업 지원 체계 필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지난달 27일 발표된 통계청의 '2020년 8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비정규직 인원은 '근로 기간을 정하지 않은 비기간제'를 기준으로 전년보다 31만명이 감소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1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에서 가장 많은 7만 1천여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후 알바생 고용을 축소·중단한 업주는 40%를 넘어섰고, 이 중 20%는 방역 완화에도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많은 알바생들이 일자리를 잃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데다, 앞으로도 일자리가 쉽게 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가능한 조사 결과들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일회성 지원책이 아닌, 취업약자들이 계속해서 자립할 수 있는 방식의 맞춤형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경제학 박사)는 "비대면 사회에서 배달업 등의 일자리가 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자영업이 위축되면서 취업 취약 계층이 크게 늘었다"며 "수당처럼 용돈 주는 방식은 실업 대책으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단순 노무 형태의 아르바이트 보다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뉴딜 정책 관련 취업이나 창업을 연계해 잡(JOB) 트레이닝 지원 시스템 등을 만드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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