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브람스' 김민재 "청춘은 어지러운 것 같아요"

뉴스듣기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밴드공유하기



방송

    스페셜 노컷 인터뷰

    '브람스' 김민재 "청춘은 어지러운 것 같아요"

    뉴스듣기

    [노컷 인터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박준영 역 김민재 ②
    "준영이가 느꼈던 감정, 저도 분명히 있었다…감정 쏟아내는 게 너무 좋아"
    "드라마 팬들이 많다는 게 체감상으로 느껴지는 작품, 같이하는 느낌"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중 김민재에게 중요한 건 '하고 싶은 것'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 가장 커

    지난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박준영 역 배우 김민재를 만났다.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민재는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쇼팽 콩쿠르의 '1등 없는 2등'을 한 후 지칠 때까지 피아노만 친 월드클래스 피아니스트 박준영 역을 연기했다. 극 초반 박준영은 자기가 얻은 기회가 누군가의 불행으로 생긴 것이라는 것에 부채감과 죄책감을 느끼고, 갚아야 할 빚이 그득해 쉴 새 없이 콩쿠르에 나가야 하며, 오랫동안 간직해 온 마음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첩첩산중' 상태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난, 바이올린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전공생 채송아(박은빈 분)를 만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감정이 착 가라앉았을 때 문득 채송아를 떠올리다가 '송아 씨를 만나야겠다, 송아 씨를 만나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라고 생각한다. 채송아 앞에서는 "사실은 웃고 싶었던 거였네요. 같이 있으면 즐겁고 자꾸 웃게 되니까. 송아 씨가 보고 싶었던 거였네요, 나"라고 마음을 솔직히 터놓는다.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내느라 뭘 좋아하고 뭘 원하고 어떤 때 기분이 좋아지는지 헤아리지 않았고, 그러려는 노력도 딱히 하지 않았던 박준영은 어색함 속에서도 마음을 열어 채송아와의 거리를 좁혀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 도무지 뭐였는지 확신하지 못했던 혼란스러운 감정은 스스로 정리하고 안전선을 긋는다. '행복하지 않아서' 피아노를 그만두겠다는 생각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인 채송아의 감정을 존중해 잠시 이별하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자신만의 걸음을 이어나간다. 그러곤 '사랑하는 송아'와 환하게 웃는다.

    드라마 종영 다음 날이었던 지난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민재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해피엔딩이어서 "너무너무 다행"이며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웃었다. 극중 인물이 저마다 자신의 행복을 향해 나아갔던 것처럼, 김민재도 요즘 들어 더 행복에 관심이 생겼다. 행복을 방해하는 건 과감히 없애도 된다고도 생각한단다.

    ◇ "음악이 없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음악을 사랑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재능을 갖추지 못한 사람, 뛰어난 재능이 있어도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잃어버린 사람, 신동 소리를 들었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다소 평범해진 사람, 뭘 해도 중간쯤이어서 더 불안해하는 사람 등 다양한 인물이 나왔다. 재능에 관해 자주 질문하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재능 없는 사람의 마음을 알기나 해요?"라고 반문하는 채송아와 달리, 김민재가 맡은 박준영은 "나한테도 재능이 없었더라면 모든 게 더 나아졌을 것"이라고 말하는 캐릭터였고.

    "준영이 캐릭터를 하다 보니까 (그때 준영의 마음이) 정확히 이해가 가요. 사실 재능이 싫은 게 아니라 그냥 자기의 그때 상황이 싫었던 거죠. 피아노를 쳐도 항상 힘드니까. 재능이 있어도 힘들다는 얘기를 한 거였지만, 사실 김민재라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송아에 더 공감이 가요. 저도 막 재능이 뛰어나서 일을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그냥 하고 싶은 일이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계속 극복해나가는 중이어서 송아한테 사실 더 공감이 가죠. 그렇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후반부에는 김민재가 연기한 박준영을 비롯해 등장인물의 시련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사진=SBS 제공)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중에서는 '하고 싶은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김민재는 "하고 싶은 게 연기여서 잘하고 싶다. 잘하는 건 예체능 쪽인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춤추고 노래하다 보니까… 그 두 개 다 이쪽 일이고. 아무튼 연기를 좋아하고 잘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음대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클래식 업계의 민감한 이야기도 피하지 않고 다룬 작품이었다. 간접 경험해 보니 어땠냐는 질문에 김민재는 "클래식 업계라고 해서 크게 다른 건 없는 거 같다. 모든 직업이 다 사실 비슷한 거 같다"라며 "치열하게 그 순간을 잘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꼭 그렇게 살아야만 하나? 내가 행복한 게 중요하지' 그런 생각을 했다"라고 답했다.

    혹사에 가까운 연주 일정을 소화하며 음악이 주는 위로의 힘을 회의했던 박준영. 하지만 채송아는 "그래도 믿어야 하지 않을까요.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다고요. 왜냐하면 우린 음악을 하기로 선택했으니까요"라고 해 박준영에게 자극을 준다.

    음악이 위로가 된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김민재는 "저는 완전히 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음악이 없으면 사실 살 수 없을 것 같다. 모든 순간 음악을 듣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최근 위로받았던 음악은 선우정아의 '도망가자'였다. 김민재는 "약간 준영이의 감정이랑 비슷하다. 선우정아님 노래를 원래 좋아하기도 했고"라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위로받았던 장면은 없었을까. 김민재는 "지금 딱 한 장면이 떠오르진 않는 것 같다"면서도 "이 작품을 하면서 어떤 포인트인지 모르겠는데 자꾸만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저희 감독님, 작가님 두 분 다 너무 좋으신 분들이었어요. '아, 이런 사람들과 계속 같이 일하고 싶다',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할 만큼 너무너무 좋으신 분들이었어요. 그래서 더 위로를 받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이 쓴 글과 연출을 통해서 이 안에서 내가 사는 순간이 너무 많이 위로가 되었던 것 같고요."

    그러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해피엔딩이었다. (사진=SBS 제공)
    ◇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더 만족한 해피엔딩

    후반부에 등장인물의 시련이 두드러졌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행복한 결말이었다. 김민재는 "마음에 든다.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너무너무 다행이다.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잘 지내라고, 잘 지내 달라고 그렇게 끝났으니까.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이 작품을 하면서 감정을 쏟아내는 게 너무 좋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준영이가 느꼈던 감정이 제게도 사실 분명하게 있어서요. 생각해보면 이 작품이 사랑받은 게… 11~14부는 막 힘들고 이렇잖아요. 그러니까 청춘이 너무 재미있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힘들기도 한 거 같아요. 뭔가 계속 잘해야 할 거 같고, 뭔가 나아가야 할 거 같고, 뭔가 해야 할 거 같은 시기가 아닌가 생각했어요. 어지럽죠. 청춘은 어지러운 것 같아요.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하는 이야기는, 어렵고 힘들었지만 또 그만큼 좋은 사랑이라든지 행복한 감정이 오고, 결국엔 다 나아가게 되고 우리 모두 다 잘 지내자는 것 아니었을까요. 어렵지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이건 저한테 하는 얘기인 것 같아요."

    "어지럽지만 잘 지내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 같아요, 청춘이라는 거. 사실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딥(deep)해지는 것 같거든요. 너무 어렵고 뭔가 해야 할 것 같고 나아가야 할 것 같고. 이런 얘기 하면 뭔가 답이 없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람스처럼 사랑하고,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로 인해 또 행복해지고 또 한층 나아가고… 그래서 어지럽지만 잘 지내자고 한 것 같아요. 그게 청춘이어서 그런 건지, 사실 너무 궁금하기도 해요. 청춘이어서 이런 건가 아니면 영원히 죽을 때까지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김민재는 스물두 살과 스물세 살쯤 작품이 끝나고 나서 거의 한 달 동안 방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뭘 하고 지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혼돈의 시간"이었다. 동료 배우들과 이야기하면서 누구나 그런 시기가 온다는 걸 알았다. 당시 왜 힘들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김민재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순간이다. 물론 그걸 잘 지나와서 더 좋은 성장을 했을진 모르겠지만, 공허함에 초반에 왔었다"라고 말했다.

    '행복해지고 싶다', 김민재가 가장 자주 하는 생각이다. 문득 '어렸을 때는 정말 자주 웃었는데 어느 순간 왜 웃을 일이 없지?'라고 생각했고, 웃음꽃을 피웠던 그 시절의 행복함을 되찾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김민재는 "그냥 행복해지고 싶다. 행복을 방해하는 것들은 과감히 없애자, 좀 없애도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민재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함께 만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SBS 제공)
    감정적으로 가라앉는 시간이 찾아와도, 김민재는 부정적인 생각을 잘 안 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뭔가 저한테 입력되면 딥해진다.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까지 딥해지면 앞으로 나아갈 힘마저 잃어버리는 순간이 있다. 지금은 그러고 싶지가 않다"라고 말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그에게 때마침 도착한 선물 같은 드라마였다. 김민재는 전작 '낭만닥터 김사부 2'와 이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하면서 위로를 많이 받고 용기와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작품을 두고 "정말 진심으로 임하고 열심히 한 작품이다 보니까 끝나서 아쉽기도 하다. 연기적인 부분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제가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포인트가 많았고, 저도 되게 많이 얻어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팬들이 되게 많은 느낌"이라며 "뭔가 같이하는 느낌도 있고 너무 좋았다. 이 작품 하면서 (팬들이) 글을 나누는 공간을 많이 보기도 했다. 너무 응원해 주시고 사랑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기분 좋게 촬영했던 것 같다"라고 웃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팬들은 스스로를 '단원'이라 부르며 드라마를 응원하고 풍성한 해석을 시도한 바 있다. 기억에 남는 반응으로는 "초반에 '이게(송아-준영) 친구면 난 친구 없다'는 거나 제 별명 '준폭스'(극중 준영이 여우 같다는 의미로 지어진 애칭) 그런 게 재밌더라"라고 답했다.

    김민재는 "제 일을 더 사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감독님이랑 작가님이 진짜 좋으신 분이다. 현장에서 날뛸 수 있게 연기하게 해 주셨다. 작가님은 계속 글로 서포트해주시고 너무 재밌었다. 11부부터 14부까지 준영이가 힘들었지만 그 힘든 순간도 좋았다, 전. 저한테 뭔가 이렇게 위로를 해 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그런 작품이어서 제 일을 더 사랑하게 되고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일이 저를 좀 행복하게 한다"라고 전했다.

    ◇ 2020년은 '내 일'을 더 사랑하게 된 해

    2015년 엠넷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로 데뷔한 김민재는 올해로 데뷔 5주년을 맞았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 달라진 것도 물론 있으나 늘 누군가에게 '선택받아야 한다'는 건 바뀌지 않았다. 김민재는 "시청자분들이나 작가님이나 감독님이나 무언가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제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만들어가는 시간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몇 년 전에는 사실 좀 어렵고, 내가 지금 하는 이 일이 정확히 어떤 일인지 잘 파악하지 못했다. 그때보다는 조금 더 성장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나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걸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김민재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두 작품을 잘 마무리한 김민재. 그동안은 촬영하느라 차기작을 살펴볼 틈이 없었다며 앞으로 조금씩 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별히 맡고 싶은 캐릭터가 있을까. 특정한 캐릭터가 있다기보다는, 이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처럼 연기와 무언가를 '같이하는' 배역에 마음이 간다고 전했다. 김민재는 "무언가를 하면서 연기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 것 같다. 셰프라든지, 미술이나 댄서라든지, 여러 가지 다른 걸 하면서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2015년 데뷔한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온 김민재. 일부러 공백을 만들려고 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냐고 묻자, 그는 "그것도 아예 없진 않다"라며 "그래도 꼭 하고 싶은 작품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제 두 달 조금 남은 한 해를 돌아봐달라고 요청했더니 참 행복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올해는) 제 일을 더 사랑하게 되었던 그런 해인 거 같아요. 너무 감사하고 진짜! 너무 행복해요. 일을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진짜 행복한 감정인 것 같아요. (웃음)" <끝>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이 시각 주요뉴스

    김현정의 뉴스쇼

    정관용의 시사자키

    에디터가 추천하는 꼭 알아야할 뉴스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