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사태가 ''굴뚝 고공농성'' 한달만에 극적으로 타결된 것은, 현대미포조선측이 용인기업과 노동계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최대쟁점은 투신한 조합원 이홍우씨와 용인기업 근로자 30여명의 정규직 채용 여부였다.
이씨를 비롯한 용인기업 근로자의 경우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판결했다.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명령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현대미포조선측은 ''고등법원 파기환송심 결정에 따른다''며 용인기업과 민주노총 등 울산지역 노동단체의 요구를 묵살하며 버텨왔다.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면서 민주노총과 근로자들이 현대미포조선 입구에서 농성에 돌입하는 등 사태는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악화일로를 걸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24일에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전 수석부본부장 이영도씨(48)와 현대미포조선 현장의 소리 의장 김순진(37)씨 등 2명이 ''굴뚝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굴뚝 고공농성''이 진행되면서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요청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 ''굴뚝 고공농성''이 한달에 가까워 지면서 울산지역에서는 농성자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진보신당 노회찬, 심상정대표가 지난 14일 울산에서 농성에 가담하고,민주노동당 강기갑대표도 지지발언을 하는 등정치권도 가세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등은 경찰청과 현대미포조선을 방문해 진상조사를 벌이는 등 노동탄압을 하고 있다며 압박을 가했다.
또 이런 과정에서 지난 17일 밤에는 농성자들에게 들어가는 생필품 전달을 놓고 현대중공업 경비원들이 진보신당과 노동계 인사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둘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BestNocut_R]
특히 울산지역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의 최대주주인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에게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시위와 성명이 잇따랐다.
사태가 이렇게 꼬이자,현대미포조선측은 지난주부터 민주노총,용인기업과 대화 제스처를 보이며 ''대화를 통한 해결''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23일 울산CBS 대담프로인 ''울산투데이''에 출연해 "설 전에는 해결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결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협상이 진행되면서 현대미포조선측은 그동안 한번도 제시한 적이 없는 ''용인기업근로자 정규직화''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고 노동계가 이를 수용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대미포조선측이 이런 협상안을 들고 나온것은 결국 백기를 든 것이지만 최대주주인 정종준최고위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