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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섭외는 어떻게?" 카카오TV 개국 예능 제작기



문화 일반

    "이효리 섭외는 어떻게?" 카카오TV 개국 예능 제작기

    [노컷 인터뷰]카카오TV 개국 한달…주요 관계자들이 밝힌 예능 제작기
    오윤환 제작총괄 "시대 변해도 짜장면 맛 중요하듯 예능도 본질은 동일"
    이효리·이경규부터 마스코트까지…각종 섭외 뒷이야기까지 공개

    왼쪽부터 카카오M 신종수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과 카카오TV 오윤환 오리지널 스튜디오 제작총괄. (사진=카카오M 제공)

     

    카카오TV의 오윤환 오리지널 스튜디오 제작총괄은 언제나 트렌디한 콘텐츠 제작 중심에 있었다. MBC '나 혼자 산다',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비긴어게인' 등이 모두 오윤환 제작총괄이 연출한 프로그램들이다.

    MBC에서 PD생활을 시작해 JTBC를 거쳐 카카오M에 영입되기까지 오윤환 제작총괄의 선구적인 기획력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오윤환 제작총괄에게도 카카오TV는 새로운 도전인 동시에 그가 자주 쓰는 표현대로 '재미있는 지옥'이다.

    "두 번 이직은 모두 새로운 환경에서 신나고 빡세게(?)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카카오M에서 가장 크게 봤던 비전은 '디지털'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그 키워드 안에 트렌드와 예능 콘텐츠의 변화 등 모든 것들이 들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의 프로그램만 연출하는 걸 넘어서 좀 더 긴 호흡과 시각으로 예능 콘텐츠의 방향성을 고민할 수 있는 업무가 힘들 것 같으면서도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사실 오윤환 제작총괄은 플랫폼과 무관하게 콘텐츠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크다. 시대에 따라 형식은 달라지지만 그에 맞는 '재미'를 구성하는 요소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모바일 콘텐츠라고해서 예외는 될 수 없다.

    "시대가 바뀌어 플랫폼이 변하고 형태와 길이가 변하긴 하지만 콘텐츠의 생명력인 재미는 변하지 않는 요소입니다. 포장지와 유통이 바뀌어도 짜장면은 짜장면 맛이 중요한 것처럼요. 저희 PD들은 새로운 테크닉에 적응하면서도 경도되지 않게, '밀도'와 '새로운 관점'에 주안점을 두면서, 본질을 놓치지 않고 계속 제작을 해나갈 것입니다."

    가장 기대되는 콘텐츠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오윤환 제작총괄은 "진부한 대답이지만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며 카카오TV 예능 콘텐츠에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느 덧 개국 한달 차, 누구보다 카카오TV 예능을 아끼는 그와 신종수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에게 '개국공신'이 될 콘텐츠들의 제작기를 들어봤다.

    (사진=카카오M 제공)

     

    ◇ 스타의 일상 잠금해제 '페이스아이디(FACE ID)'

    신종수 본부장> 영화 '서치'가 보여준 스크린라이프 기법을 모바일 화면에 적용하면 독특한 포맷이 되겠다는 감이 와서 스튜디오82 제작진들과 기획을 시작하게 됐다. 포맷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를 잘 구현해줄 스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섭외에 공을 크게 들였다. 이효리씨가 누구보다 최적임자라 생각했다. 이효리씨는 스튜디오82를 설립한 최재윤 대표가 엠넷 시절 연출한 '오프더레코드 효리'에 출연한 인연이 있었고, 메인 연출자인 유일한 PD와 이효리씨 소속사와의 각별한 인연도 섭외에 도움이 됐다.

    대한민국 어떤 스타보다 많은 프로그램 기획안을 받아보고 있는 이효리씨이기에 기획 자체가 중요했고, 다행히도 페이스아이디의 기획을 참신하다고 생각해줬다. 첫 주자라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카카오TV의 론칭에 기꺼이 참여해줘서 너무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 이경규×모르모트 PD의 '찐경규'

    오윤환 제작총괄(이하 오)> '찐경규'는 지난해 이경규 형님과 구상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당시 '형님에게 당하는 캐릭터의 PD와 함께 티격태격할 수 있는 프로가 있으면 재밌겠다'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카카오M으로 옮기면서 숏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됐고, 유명세가 있는 권해봄 PD도 함께 하게 되면서 같이 기획하게 됐다.

    아무래도 카카오TV를 론칭하는 데 있어서 경규 형님처럼 예능을 대표하고 전국민이 모두 다 아는 스타가 필요했다. 그런 분이 디지털 예능에 모르모트 PD와 함께 첫 도전하는 과정이 재미를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2004년 MBC '일밤-대단한 도전'에서 경규 형님을 처음 뵀는데 형님은 여전히 너무 재미있고, 저는 '꼬꼬마'였는데 어느새…나름 감개무량하기도 하다. 현장 분위기도 좋다. 버럭과 웃음이 난무하는 촬영장이라고나 할까. (웃음)

    ◇ 본격 마스코트 예능 '내꿈은 라이언'

    오> MBC '진짜 사나이'를 만들었던 김민종 CP가 흙수저 마스코트들이 펼치는 세계관을 만들면 재밌겠다고 하더라. 펭수덕에 이런 마스코트 세계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점도 기획을 하는데 플러스가 됐다. 진행을 하면서 제작진이 여러 마스코트들을 미팅 했고, 그 과정에서 충분히 각 마스코트의 서사가 재밌게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코트가 일단 귀엽다보니 어린이들도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반전스러운 코미디 요소들이 많아서 성인시청자들도 낄낄대면서 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진=카카오M 제공)

     

    ◇ 아침 신선배송 예능 '카카오TV모닝'

    오> '카카오TV모닝'은 아침에 하루에 하나씩, 일주일에 총 5개의 코너가 있다. 어찌보면 예전 '일밤'이란 커다란 타이틀 안에 코너 여러개가 함께 있는 듯한 형태다. 이런 편성이 저희 플랫폼에 맞다고 생각했다. 아침에도 볼 수 있고, 아카이브가 좀 쌓인 뒤엔 골라 볼 수도 있다. 원래는 박진경 CP와 제작진들이 두 개 정도의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중이었는데, 박진경 CP가 론칭할 때 '카카오TV모닝'이라는 큰 프로 안에 다섯개의 코너를 만들어서 판을 키워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박진경 CP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만든 문상돈 PD, '가시나들'을 만든 권성민 PD 셋이 의기투합해 다섯개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고생의 길을 활짝 열어제쳤다.

    ▷ 시사+예능+아이돌 '뉴팡'

    오> 요즘 시사이슈들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퀴즈의 형식으로 쉽게 뉴스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한 코너다. 박진경 CP가 가진 젊은 감각과 빠른 속도감으로 재미를 좀 더 강조하려고 했다. '썰전'을 오래 해서 시사상식에 있어 강점을 가진 김구라씨가 딱 적격이라 생각했다. 개그맨 이진호와 골든차일드 장준의 호흡이 정신없으면서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장준은 예능계의 다크호스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매주 아이돌 게스트도 초대되니까 팬분들께 또 새로운 선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감성 카톡 인터뷰 '톡이나 할까?'

    오> 카카오 플랫폼으로 왔으니 카톡(카카오툭)을 제대로 활용해보고 싶은 의도가 있었다. 카톡으로만 인터뷰한다는 기획안 한 줄이 주는 의아함, 하지만 그 의아함과 함께 동시에 드는 궁금함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카톡창을 살짝 훔쳐보는 듯한 짜릿함, 멘트없이 진행되지만 그 여백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찰나의 표정과 감정들. 그리고 호스트인 김이나씨가 아무래도 작사가이다 보니 표현이 굉장히 탁월하시더라. 이런 요소들이 어우러져서 굉장히 감성적인 컨텐츠가 나올 수 있었다. TV에서 1대1 토크쇼가 거의 사라진 지금, 디지털에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 리얼 주식투자 예능 '개미는 오늘도 뚠뚠'

    오> TV에서 하기 힘든 아이템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주식을 진짜 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와 시작됐다. '무한도전'에서 방송된 덕에 주식투자 스토리를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 주인공, 노홍철씨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박진경 CP와 함께 노홍철씨를 찾아가서 이 얘기를 하니 본인도 너무 재밌어하더라. 소재와 사람이 살아 숨쉬니까, 리얼한 재미가 나올 수 있겠다고 봤다.

    주식에 푹 빠져있는 딘딘, 주식 초보인 김가영 기상캐스터를 통해 실제 우리가 주식투자를 어떻게 시작하고 임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보도 주고 싶었다. 유튜브·팟캐스트에서 유명한 김동환 프로님과 슈카님도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투기나 한방이 아닌 진지한 투자로 인식시키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실제로 계속 시청하시게 되면 정신없이 웃으시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거다.

    ▷ 래퍼들의 영어교육 'YO! 너두'

    오> '힙합 래퍼들은 과연 영어를 잘 할까?' 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기획이다. 힙합 가사에 보면 영어가 많이 등장하지 않나. 영어교육과 '숏폼' 예능을 결합하면 어떨까, 이 역시 후에 새로운 영역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도해보는 것이기도 했다. 80분 길이의 예능이라고 생각하면 버거운 기획이었을텐데, 러닝타임이 15분 내외이다보니 시도할 만 하겠더라. 섭외는 문상돈 PD가 고민하다가, '쇼미더머니' 우승자이자 바른 이미지의 래퍼 비와이와 힙합을 잘 이해하는 개그맨 이용진씨, 이렇게 두 사람과 함께 하게 됐다. 재미뿐만 아니라 실제로 유익한 영어 팁을 얻을 수 있을 거다.

    ▷ 친구와의 밤마실 '밤을 걷는 밤'

    오> '톡이나 할까'와 함께 저희 오리지널 콘텐츠의 감성을 책임져주고 있는 한 축이다. 두 프로그램은 비슷한 점이 있다. 기획안을 보면 의아하고 동시에 궁금하다는 것. '밤마실 나간다' 이거 한 문장이다. 처음엔 너무 심플한가 하고 좀 긴가민가했는데 유희열씨 같은 사람이 하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문상돈 PD도 유희열씨가 섭외되면 좋겠다는 거다. 동시에 같은 사람을 머릿속에 그렸다면 진짜 그 사람에게 잘 붙는 프로그램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바로 소속사에 찾아가서 잡담을 하다가 기획안을 보여줬는데 '너무 좋은데?'라며 한 번에 섭외가 됐다. 요즘 코로나19로 답답하실텐데 감성적인 친구와 함께 밤마실 나가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한다. 또 사운드 디자인에 굉장히 공을 들여서 꼭 이어폰을 꽂고 한 번 들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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