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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아도 월세는 '꼬박꼬박'…"왜 자영업자만 부담하나"



기업/산업

    문닫아도 월세는 '꼬박꼬박'…"왜 자영업자만 부담하나"

    소상공인업계 "건물주도 함께 책임져야" 목소리 확산

    (사진=연합뉴스)

     

    집합금지명령은 공익을 위해 시행하는데, 왜 이 공익을 위한 일을 세입자에게만 모두 전가하는건가요? 자영업자는 (집합금지명령으로) 영업정지 당하고 건물주는 계속해서 영업정지 받은 사람에게 임대료를 받는게 상식에 맞는건가요?"

    자영업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이 최근 SNS을 통해 공감대를 넓혀 가고 있다. 이달 들어 월세 부담을 줄여달라는 국민청원이 이어지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임대료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요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집합금지명령으로 영업을 중단한 고위험업종에서 잇따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고위험시설 가운데 대표적인 노래연습장의 경우 임대료의 절반씩을 정부와 건물주가 각각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도권의 한 노래연습장 업주는 "고정 지출 비용 가운데 월세 부담이 제일 큰데, 매달 300만원씩 나간다"며 "정부 명령으로 문을 닫고 있어 수입도 없는데 월세는 꼬박꼬박 내야 하니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하필수 수도권노래연습장비상대책위원장은 "나도 지난달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에서 제했다"면서 "생계가 막막해진 업주들이 낮에는 막노동,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월세를 벌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노래방과 함께 영업을 중단했다가 이번주부터 재개한 PC방업계도 월세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PC방특별대책위원회는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으로 운영이 중단된 기간 동안 발생한 어떠한 고정비용도 법적으로 지불해야 할 의무가 상실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200만원으로 발표한 '맞춤형 지원금' 규모도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자회견 중인 PC방특별대책위원회(사진=연합뉴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관계자는 "국가가 영업을 못하게 했기 때문에 보상해 주는 게 맞다"며 "PC방 월 평균 임대료가 300만원 정도인만큼 정부 지원금도 이 정도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은 열었지만 손님 발길이 줄어든 음식점들도 월세 부담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음식점 업주는 "대출을 받아 월세를 근근히 내고 있다"며 "월세를 석달만 밀려도 쫒겨난다"고 말했다.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상 월세를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건물주는 임대차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소상공인업계는 '감염병 등으로 영업을 못하게 되는 경우 강제퇴거를 하지 못하도록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월세 부담 때문에 폐업을 할 수도 없는게 현실이다. 한 음식점 업주는 "지금 같은 시기에 폐업을 하면 권리금도 건지지 못할뿐더러 철거 비용까지 든다"며 "은행도 영업을 할 때는 대출만기를 연장해주다가 폐업을 하면 당장 갚으라고 난리여서 폐업도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 결과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경영비용 가운데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임대료'라는 응답이 6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월세 부담 호소에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등이 가세하고 나섰다. 청년진보당은 임대료를 최대 70% 감액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은 "영업중단 업종에 대해 정부는 '지원'이 아니라 '보상'을 해주는 것이 맞다"며 "감염병 창궐이나 사회적 재난 시에도 임차료를 감액할 수 있도록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처럼 월세를 못내도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거나 강제퇴거하지 못하도록 한시적인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난감한 입장이다. 임대차 문제는 개인간의 계약인만큼 국가가 개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건물주들의 '재산권' 권리의식도 정부가 나서는데 부담이다.

    이같은 부담 때문에 정부는 임대료 문제는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건물주들의 '선의'에 의존하는 정책을 펴왔다. 대표적인 것이 '착한임대인운동'이다.

    하지만 코로나 19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착한임대인운동'도 시들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집계에 따르면 7월말 현재 건물주가 임대료를 자발적으로 감액해준 상가는 3만 2천여곳으로, 4월말 이후 정체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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