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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범죄집단' 첫 적용…'박사방' 처벌 선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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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 '범죄집단' 첫 적용…'박사방' 처벌 선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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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솔체계 갖추지 못해도 범죄조직성 띈다면 가능"
    박사방 조주빈 일당, 지난 6월 범죄집단죄로 기소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사진=이한형 기자)

     

    '범죄단체' 정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명백히 조직범죄의 성격을 띈 '범죄집단' 법리를 적용한 첫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현재 해당 죄목으로 기소된 텔레그램 성착취방 운영자들에 대한 처벌 선례가 생긴 셈이어서 주목된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0일 '인천 중고차 사기조직'에 대한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 상고심에서 "피고인이 조직한 외부 사무실이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범죄집단'에는 해당한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앞서 검찰은 사기조직을 범죄단체 조직 혐의로 기소하면서 예비적으로 '범죄집단'에 해당할 수 있다는 공소사실도 추가했다. 그러나 1·2심 법원은 "범죄단체는 물론이고 범죄집단 수준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해당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범죄집단' 법리를 설시한 첫 사례다. 2013년 형법 제114조 개정으로 '범죄단체'에 이르지 못한 조직도 포섭할 수 있도록 '범죄집단'이 조문에 들어갔지만 이 개념에 대한 판단이 나온 적은 없었다. (관련기사: [단독]대법원 첫 '범죄집단' 판단, 'n번방' 영향 받을까")

    검찰 역시 이번 인천 중고차 사기조직 사건에서 범죄집단 법리를 첫 적용했다. 인천에 사무실을 두고 35명이 중고차 사기를 벌이며 수십억원을 번 사건이다.

    이들 조직은 대표·팀장·팀원 등으로 직책이나 역할이 분담돼 있었다. 그러나 각 구성원은 상호간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팀별로 수익을 내기 위해 활동했을 뿐 수직적 복종체계가 없었다는 점에서 1·2심 법원은 조직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팀별 수익이 대표에게 집결된 후 재분배되는 구조가 아니었고, 대표의 지휘·관리감독을 받아 업무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도 범죄집단이 되기 어려운 근거가 됐다. 집단적 활동보다는 개인들의 누적적 범행에 가깝다고 본 것이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그러나 이를 두고 '범죄집단'에 대해서도 '범죄단체' 수준의 엄격한 구성요건을 요구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n번방'과 '박사방' 등 텔레그램 성착취방이나 다크웹의 마약·도박 범죄 등 진화하는 조직범죄들을 잡기 위해 '범죄집단' 유형을 도입했음에도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범죄집단은 범죄단체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통솔 체계'를 갖출 필요는 없다"며 "범죄의 계획과 실행을 용이하게 할 정도의 조직적 구조를 갖추면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부터 상고심 법리검토를 진행한 끝에 나온 판단이다.

    이어 "이 사건 외부사무실은 특정 다수인이 사기범행을 수행한다는 공동 목적 아래 대표·팀장·출동조·전화상담원 등 정해진 역할 분담에 따라 행동했고 사기 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라며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단은 현재 범죄집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등 일당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6월 "박사방 조직은 수괴 조주빈을 중심으로 38명의 조직원들이 유기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며 범죄집단으로 명시해 기소했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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