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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꿈을 위해 맞아서는…" 체육계 폭행 피해자의 호소



부산

    "더이상, 꿈을 위해 맞아서는…" 체육계 폭행 피해자의 호소

    2011년 고교 유도부 코치에게 맞아 고막 파열
    2018년 피해 고소..."부산유도회 차원의 압력으로 재직하고 있던 학교 그만 둬"
    올해 초 가해 코치 법원서 유죄 판결...부산시유도회·부산시체육회 징계 '머뭇'
    가해 코치는 그 사이 다른 학교 기간체 체육교사 취업
    피해자 기자회견 통해 "부산시체육회, 부산교육청 엄중 대처 해야" 촉구

    고교 유도부 시절 코치로부터 폭행 피해를 입은 A씨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조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중석 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국내 체육계에 만연한 폭력 문제가 수면 위에 떠 오른 가운데 부산에서 한 폭행 피해자가 가해자를 감싸고 도는 체육계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자를 폭행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고교 유도부 코치에 대해 체육계가 징계를 머뭇거리는 사이 해당 코치가 다른 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채용된 것이다.

    폭행 피해자는 피해 고소 이후 부산시유도회 차원의 직·간접적인 압력에 못 이겨 코치직마저 그만둬야 했다며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엄중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대표의 꿈을 안고 부산체고 유도부에 입학한 A씨. 하지만, 학교에서 만난 코치 B씨는 훈련을 핑계로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

    2011년 4월 폭행으로 인해 귀 고막이 파열된 이후 수술과 재수술을 받으면서도 A씨는 올림픽 메달이라는 목표에 숨죽일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수술 후유증과 폭행에 대한 기억 등은 A씨를 고통스럽게 했고, 2018년 같은 피해를 입은 친구 등과 함께 B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고소 직후 B씨가 사무국장으로 있던 부산시유도회는 A씨가 코치로 있던 학교에 A씨의 자격을 의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무언의 압력을 가했다.

    학교는 물론 제자들에게까지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한 A씨는 결국 해당 학교 코치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그 사이 A씨 등이 고소한 사건의 재판은 진행됐다.

    그 결과 올해 초 법원은 B씨에게 A씨 등에 대한 폭행과 진학을 미끼로 학부모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부산유도회는 물론 부산시체육회는 B씨에 대한 이렇다 할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부산유도회 사무국장직도 그대로 유지됐다.

    B씨가 항소를 제기해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부산시체육회 관계자는 "징계안이 접수돼 있는 상태"라면서도 "항소 결과를 보고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B씨는 최근 다른 고등학교에 기간제 체육교사로 채용됐다. 부산시교육청과 학교 측은 제자 폭행 등과 관련한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15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체육회와 부산시교육청이 지금이라도 엄중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씨는 "군사독재 시대처럼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체육계는 반성하고 각성해야 한다"며 "정말 부산의 체육계가 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될 수 없도록 지금 당장 엄중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며 "저의 작은 외침으로 부산 체육계가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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