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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가 '슬의생' 채송화에게 본받고 싶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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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미도가 '슬의생' 채송화에게 본받고 싶은 점

    [노컷 인터뷰] '슬기로운 의사생활' 채송화 역 전미도 ①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채송화 역을 연기한 배우 전미도 (사진=비스터스 제공)

     

    언제 먹고 자는지 의문일 만큼 부지런하면서도 실력 있고, 무엇보다 조용한 카리스마로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신경외과 부교수. 현재 신경외과에 하나뿐인 여성 교수인 그는, 적어도 후배들에겐 '유일한 여성 교수'라는 꼬리표를 물려주고 싶지 않아 일에만 파고들었다. 병원, 환자, 논문 3가지면 완벽하다고 믿는 의사가 바로 채송화였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나오는 채송화를 요약하면 이런 캐릭터다. 무수히 많은 의학 드라마가 나왔지만,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는 큰 틀 안에서 의사로 활약하는 모습은 남성 의사에게 훨씬 더 자주 할애됐다. 그러나 채송화는 달랐다. 실력과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은 기본이었다. 불필요하게 권위적이지 않으면서도 필요할 때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선배, 동기들과의 관계도 원만했다.

    그 '채송화'를 연기한 배우 전미도를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배우앤배움 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어떤 때 가장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말에 전미도는 "이렇게 기자분들 만났을 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 전 점심 먹으러 갔다가 "채송화 선생님 아니세요?"라는 말을 들었다는 일화를 전해 다시 한번 웃음이 터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첫 주연 드라마에서 엄청난 반응을 얻었는데 소감이 어떤지.

    저 포함해서 드라마가 사랑받고 종영하게 돼서 제 입장에선 너무나도 다행이고 너무나도 감사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중간에 촬영하는데 지장이 좀 있었지만, 문제없이 사고 없이 잘 끝나게 된 것 같아서 너무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어떤 때 가장 인기를 실감하나.

    이렇게 기자분들 만났을 때! (웃음) (반응을) 찾아보는 편이 아니라서 크게 잘 몰랐다가 지인분들이 흥분해서 댓글도 그렇고 '너 1위야!' 하고 보내주시는 걸 보고 느꼈다. 확실히 밖에 나가면 (저를) 알아보는 분들 수가 달라졌다. 아까도 점심 먹는데 "채송화 선생님 아니세요?" 하셨다. (웃음)

    전미도는 율제병원 붙박이로,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신경외과 조교수 채송화 역을 맡았다. (사진=tvN 제공)

     

    ▶ 이번에 채송화 역으로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신인상 후보에도 올랐는데, 소감은.

    어려진 거 같고 너무 좋다. (일동 웃음) 서른아홉에 누가 신인상 후보에 올라보겠나. 빈말이 아니고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후보 봤을 때 '와!' 했다. 오래 드라마 보면서 너무 좋아했던 그분들 사이에 제가 껴 있다는 게 진짜 신기하더라. 그분들은 저한테 되게 연예인처럼 느껴져서, 일반인 한 명이 괜히 껴 있는 거 같더라. (웃음) 여기에 속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나쁘지 않았구나 하는 이상한 성취감이 있었다. 저는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저는 욕심 안 난다. 안 받아도 배부르다. (웃음)

    ▶ 사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반응을 알고 있었나.

    캐스팅이 (작년) 여름에 됐는데 그때 발표 직후에는 반응을 보지 않아서 사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잘 몰랐다.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는 걸 후에 알았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웃음) 그걸 알았다면 연기하는 데 힘이 들어가거나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안 좋은 연기가 나올 수도 있었는데 그 순간에 포털을 보지 않았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웃음) 잘 모르는 상태에서 들어가서 부담은 미리 좀 털어냈던 것 같다. 혹여 부담을 가지게 되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영상 매체) 경험은 처음이지만 10년 동안 무대 경험이 있다 보니, 부담감을 가지면 연기하는 데 얼마나 안 좋은 영향 미치는지 경험한 적이 있다. 같이 하는 배우들하고 어떻게 호흡 맞출지에 집중하자, 하고 편하게 생각했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을 보게 된 계기는.

    어떤 기자분이 말씀해주셔서 알았는데 제가 (올해로) 공연한 지 한 15년 되었다고 하더라. 15년 하다 보니까 처음에 가졌던 감사함을 잊어버리는 것 같고 연기적으로도 정형화된다거나 멈춰 있는 느낌이 들었다. 연기에 대한 갈증, 답답함이 있었다. 약간 새로운 데에 도전해 보고 싶다, 뭔가 좀 낯선 곳에 가서 부딪혀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다. 마침 그 시점에 '마더'라는 드라마에서 연락이 왔고, 거기서 잠깐 경험을 하고 '변신'이라는 영화를 찍게 되면서 조금 재밌다고 느꼈다. 조금 더해 보고 싶다, 조금 더하면 감각을 약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던 차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설사 캐스팅 못돼서 떨어지더라도 신원호-이우정 두 분 만나게 되는 것만으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 알고 보니 조정석(이익준 역), 유연석(안정원 역)도 추천한 일화가 널리 알려졌더라.

    본인들이 얘기하더라. (웃음) 저희 처음 리딩하는 자리에서 감독님이 그 얘기 해 주셔서 너무 신기했다. 왜냐하면 정석 오빠는 제가 오디션 봤다는 것조차도 몰랐다. 저를 송화라는 인물에 추천한 것도 아니고 '좋은 배우가 있는데 우리 드라마에서 기회가 되면 같이 했으면 좋겠다' 하신 거라서. 감독님은 (제가) 송화로서 괜찮을까 고민하던 시점이었고. 그때 오빠가 추천해주니 놀라셨던 거고 연석이도 덧붙여서 그렇게 얘기한 거였다.

    왼쪽부터 '슬기로운 의사생활' 안정원 역 유연석, 김준완 역 정경호, 채송화 역 전미도, 이익준 역 조정석, 양석형 역 김대명 (사진=tvN 제공)

     

    ▶ 신원호 PD가 오디션 때 보자마자 '아, 송화다!'라고 했다던데, 채송화 역을 연기하며 본인과 비슷한 점을 많이 느꼈는지 궁금하다.

    첫 오디션 장면이 첫 장면 대사였다. (제가 맡을 배역이) 여자 주인공이다, 이런 설명이 아예 없었다. 그냥 송화라는 사람이고 의사인데 약간 차분한 성격이다, 미도씨가 저랑 대화한 톤 그대로 부담 없이 읽어보세요, 하셔서 정말 담백하게 읽기만 했다. 그게 감독님이 원하셨던 송화의 톤이었던 것 같다. 이름은 송화라고 돼 있지만 저는 송화인지 사실 잘 모르고 했다. (웃음)

    ▶ 의사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준비한 부분이 있는지.

    네, 저를 비롯해서 저희 다섯 명(조정석·유연석·정경호·김대명·전미도) 다 각 과 담당 교수님이 계셨다. 실제 외래 진료 보는 걸 같이 들어가서 참관하기도 하고, 회진을 같이 돌기도 하고, 수술실도 들어가서 봤다. 어떻게 환자를 대하시는지, 의사로서 어떤 고충이 있는지 아주 잠깐이지만 보게 된 것 같다. 거기서 봤던 것 중 특징적인 걸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

    ▶ 배역을 준비하고, 또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의사'라는 직업에 관해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어떤 기술을 가지고 하는 직업이지만 감정노동 하는 직업이기도 하더라. 거기에 되게 놀랐다. 교수님들이랑 얘기하다가 들으니 신경외과가 상대적으로 힘든 과여서 못 버티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뭐가 가장 힘드냐고 했더니 잠을 못 잔다고 한다. 항상 커피를 달고 사시고. 교수님쯤 되어야 점심 먹는 것도 여유 있고, 그 밑으로는 전부 다 용석민(문태유 분)인 거다. (일동 폭소)

    돈을 떠나서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겠더라. 환자들 입장에서는 사무적이고 냉정해 보일 수 있지만, 선생님들 본인도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게 됐다. 진짜 존경하게 됐다. 저희 드라마 하던 중(방영 중) 코로나19로 많은 의료진이 대구로 내려간 일이 있었다. 저희 드라마 보면서 '저런 의사가 어딨어?'라고 많이들 얘기한 것 같은데, 전 대구로 내려가시는 걸 보면서 저런 행동에서 드러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의사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 건 확실한 것 같다.

    ▶ 채송화를 주인공으로 한 위인전이 나와야 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직업적 소명 의식이 강하고 환자든 동료든 대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이런 송화에게서 배우거나 본받고 싶은 점은.

    후배들을 대할 때? 참 쉽지 않은 행동 아닌가. 미리 앞서서 배려하고 일 처리까지 다 해내는 게! 진짜 그런 선배가 있다면… (웃음) 사회 생활하다 보면 (그런 선배를 만나기) 참 쉽지 않은데 그건 진짜 멋있었던 것 같다.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전 대학 때 정말 FM(정석)이었다. 밖에 나오면서 유해지긴 했는데… 드라마 찍고 나서는 (채송화 역을 하다 보니) 두말없이 잘해줘야 하는 선배가 됐다. (웃음)

    조정석, 김대명, 정경호, 유연석, 전미도는 극중 '99즈'로 불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다섯 명이 밴드로 활동하는 이야기도 그려졌다. 전미도가 연기한 채송화는 베이스 담당이었다. (사진=tvN 제공)

     

    ▶ 만약 극중 전공 수련의를 자기 팀으로 데려온다면 누굴 데려오고 싶은가.

    초지일관 민하(안은진 분). (웃음) 되게 밝은 에너지가 있어서 약간 차분한 신경외과에 새바람을 불러올 거 같다. (웃음)

    ▶ 도재학(정문성 분) 선생을 데려올 생각은 없나.

    거기까지도 된다고 했으면 도재학을 데려왔을 것 같다. (웃음)

    ▶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의료진, 환자들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고루 나왔는데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꼭 제 환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면… 남편에게 간 이식받았는데 남편이 바람났던 그분. 그 신에서 익준이의 이혼에 대한 속마음이 나왔다. 그 신이 되게 인상적이었다. 뭔가 육체적인 병만 고치는 게 아니라, 심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까지도 고쳐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거기서 익준이라는 인물이 더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환자분 연기하셨던 이지현 선배님도 너무 잘해주셨다. 그 사연이야말로 드라마틱한 사건이지 않았나. 바람피운 남편에게서 간 이식받았고, 그걸 용서하면서 해소되는 감정이 잘 나타난 것 같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율제병원을 배경으로 의료진과 환자 이야기를 다루면서, '99즈'의 밴드 생활도 함께 나온다. 다섯 명 중 송화는 유일한 여성인데, 이런 비슷한 경험이 있나.

    실제 대학 때도 사실 남자친구 무리가 더 많았다. 1년 휴학하면서 동기들이랑 따로 학교 다니니까 (여자는) 후배들이 더 많았다. (동기들은) 군대 빨리 갔다 오고 복학해서 학교 다니는 시기가 비슷했고. 무대 작업도 (남자 동기들과) 어울려서 하는 게 많아서 남자친구들이 많았는데 다른 게 있다면 저를 다 여자로 보지 않았다는 거다. 진짜 친구, 술친구였다. (일동 웃음)

    ▶ 밴드 '미도와 파라솔'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다. 원래 칠 줄 알았나.

    아니다. (지난해) 여름에 배웠다. 많이 늘었죠? (웃음) 악기 연습은 각각 다 여름부터 시작했다. 먼저 나와 있는 곡들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연습하다가 어느 정도 실력이 됐다고 했을 때 다 같이 모여서 합주 시작했다.

    지난달 22일 발매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11번째 OST 두 번째 트랙인 전미도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는 주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사진=스튜디오 마음C 제공)

     

    ▶ 여우주연상을 3번이나 탄 배우인데, 극중에서 음치 연기를 하느라 힘들진 않았는지 궁금하다.

    노래 못하는 척 막 '에에~' 목에 뭐가 걸린 것 같은 그런 장난을 치면서 놀았었다. 왜 그런 장난을 쳤는지는 모르지만. (웃음) 작가님이 그거에 대한 아이디어 주셨을 때 그렇게 하면 재밌겠다, 너무 매력적이겠다 하고 생각했다.

    ▶ 예전 수상소감에서 '노래를 못 해서 배우를 못 하면 어떡하지'라고 한 게 있더라.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진짜 뮤지컬계에 가창력 있는 분들이 많다. (저는) 노래 위주의 뮤지컬이라기보다 드라마 위주의 뮤지컬을 많이 해서 어디 나가서 '노래해 주세요' 하면 그렇게~ 부담스럽다. (웃음) 저는 대사 연장선으로 멜로디를 얹어서 하는 거지, 고음을 잘 내지르지 않아서 그런 의미로 말씀드렸는데, 너무 많은 분이 망언하냐고 하셔서… (웃음) 제 목표치가 높아서 그런 것 같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로 발표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원곡 신효범)가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했다. 기분이 어떤가.

    온 우주가 절 도와주고 있다! (일동 웃음) 아, 제 노래는 관심 못 받을 줄 알았는데 진짜 깜짝 놀랐다. 거기(음원 차트 1위)서 우리 드라마가 이렇게 사랑받는구나 했다. 이건 뭔가 시청률 조사가 잘못된 거 아닌가 했다. (웃음) <계속>

    배우 전미도 (사진=비스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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