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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열전]밥 먹듯 훈련하는데, 그 박격포는 왜 1km나 빗나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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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스페셜 안보열전

    [안보열전]밥 먹듯 훈련하는데, 그 박격포는 왜 1km나 빗나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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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격포탄 쏠 때 수학과 물리학 동원해 사격제원 정밀 계산
    포탄에 '장약' 많이 붙을수록 멀리 날아가…장약 양으로 발사 거리 조절
    컴퓨터가 제시한 장약 양 조절없이 발사…타격지점 크게 벗어나는 아찔한 사고

    ※튼튼한 안보가 평화를 뒷받침합니다. 밤낮없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치열한 현장(熱戰)의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列傳) 보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사진=자료사진)
    지난 14일 경기도의 한 육군 부대에서 박격포 실탄사격 훈련을 하던 도중 포탄이 빗나가 야산에 떨어져 폭발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목표 타격 지점이 발사장에서 2.2km 떨어져 있었는데, 이보다 1km 정도를 더 날아가 사격 훈련장을 크게 벗어난 것이죠.

    사격 훈련을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닐텐데, 1km라면 꽤 큰 오차입니다.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어디로', '얼마나 힘 줘서' 발사하는지 미리 계산…수학·물리학 등 총동원

    이번 사건을 이해하려면 일단 박격포의 원리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전쟁영화를 보면 길쭉한 원통 모양의 무기 하나가 다리 두세개에 의지한 채 비스듬히 세워져 있고, 그 앞쪽으로 병사들이 포탄을 넣은 뒤 귀를 막고 몸을 숙이면 발사가 되는 장면을 보셨을 겁니다. 이 무기가 박격포입니다. 앞으로 포탄을 넣으면 바로 발사되는 게 특징입니다.

    타격할 목표가 산 같은 장애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경우에도 포물선을 그리며 높은 각도로 포탄을 발사하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우리 육군의 박격포는 KM30 4.2인치(107㎜) 박격포입니다.

    이 박격포의 경우 10kg이 넘는 포탄을 쏘는데 타깃이 장애물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멀리까지, 정확히 날려보내는 것일까요? 이는 수학과 물리학 등의 힘을 빌린 덕분인데 어떤 '방향'으로, 얼마만큼의 '힘'을 써야 하는지를 정밀하게 계산해서 쏘기 때문입니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포를 쏠 때는 사격지휘소(FDC)에서 컴퓨터로 이런 변수들을 계산합니다. 표적이 얼마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지와 우리 포탄의 무게는 얼마인지, 그 무게의 포탄을 곡선을 그리며 날려보내려면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한지를 모두 계산해서 박격포를 어디로 조준해야 하는지, 그리고 '장약'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산출하죠.

    장약이란 포탄 뒤쪽에 붙는 추진체를 뜻합니다. 종류에 따라 형태는 조금씩 다른데 보통은 화약을 담은 자루처럼 생겼습니다. 적게 붙을수록 짧게 날아가고 많이 붙을수록 멀리 날아가게 되는데, 철저한 계산을 거쳐 필요한 만큼만 붙여서 사용해야 합니다.

    장약을 적게 쓰면 포탄이 표적까지 못 가고 중간에 떨어지고, 너무 많이 쓰면 표적보다 더 멀리 날아가 버리는 거죠.

    ◇"필요한 것보다 장약을 많이 썼다"…부사관의 어이없는 실수

    그런데 이번에 바로 그런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사고 당일 훈련장에서는 발사 직전에 평소와 다름없이 복잡한 계산을 거쳐 박격포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조정한 뒤, 장약을 얼마나 넣고 발사를 해야 하는지 세세하게 '사격제원'이 나왔습니다.

    보통 박격포탄에는 다양한 발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장약이 여유 있게 붙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훈련의 경우 목표 지점까지의 거리인 2.2㎞만 날아가도록 장약의 양을 줄여 줘야 합니다.

    그런데 박격포 사격 담당 부사관이 이를 생략해 버리는 바람에 포탄이 무려 1㎞나 더 날아가 버린 겁니다.

    전하규 육군 공보과장(대령)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간부가 사격 제원은 정확히 산정했는데, 장약 확인 과정에서 일부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켜야 하는 절차와 매뉴얼에 소홀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박격포의 살상 반경은 30~40m 정도입니다. 만약 민가에 맞기라도 했다면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기에 부사관의 실수는 너무 뼈아팠습니다.

    육군 GP(사진=연합뉴스)
    ◇GP 기관총 고장 이어 박격포 황당 사고…군 대비태세 철저 점검 목소리 높아져

    이 사고는 지난 3일 강원도 철원의 우리 군 GP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우리 군은 해당 총격이 북한군의 GP에서 날아온 것이라고 판단하고 총격 19분 만인 8시 정각에 지휘관이 사격 명령을 내렸지만, KR-6(원격으로 사격이 가능한 K6) 기관총이 불발되는 일이 벌어져 대응사격이 10분 가량 더 늦어졌습니다.

    추후 해당 기관총을 분해해서 점검해 본 결과, 탄의 밑부분을 때리면서 격발되게 하는 공이가 부러져 발사가 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다만 공이를 점검하려면 일반적인 분해가 아닌 특수분해를 해야 하는데, 현장의 기관총 사수는 특수분해를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누가 이를 점검해야 할까요? 부대에서 총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비대가 점검해야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그러지 못했다고 합니다. 원인은 눈과 코로나19 때문이었는데요, 1월 말에 기관총을 점검할 때는 이상이 없었는데 이후 눈이 내리고 코로나19로 부대 이동을 하기 힘들어지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일단 점검 결과 다른 GP의 기관총은 문제가 없었다고 하는데, 하필이면 공이에 문제가 생긴 기관총이 배치돼 있던 GP에 북한군 총격사건이 벌어지면서 일이 커진 셈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군은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을 지켜야 하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정황상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기는 힘들어 보이는 공이 파손에 대해서도 최전방 대비태세에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부사관의 어이없는 실수로 참사가 발생할 뻔한 이번 사고는 하물며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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