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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환자, 방치된 시신…홍콩 언론이 전한 우한 참상



아시아/호주

    넘치는 환자, 방치된 시신…홍콩 언론이 전한 우한 참상

    SCMP, 병원 찾아 헤매는 30대 여성 전화 인터뷰
    "병실 없다며 감기약만 손에 쥐여 집으로 돌려 보내"
    "의료비 없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도 많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한 우한 병원 실태 기사.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병원은 환자들로 넘쳐나고, 사망자들은 린넨천에 둘둘 말려 병원 복도에 방치돼 있다. '새해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절망적인 말들이 오간다.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휩싸인 중국 우한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을 폐렴 증상을 보이고 있는 남편을 따라 병원을 전전하고 있는 36세의 여성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25일 생생하게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샤오시라는 이름의 여성의 남편은 열흘 전부터 열이나고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남편을 데리고 4개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공간이 부족해서 검사를 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구급차를 불러도 거절 당했고 첫번째로 찾아간 병원은 사람이 많아서 추가 진단을 할 수 없다며 감기약을 주면서 집으로 돌려보냈다.

    샤오시는 그래도 남편의 열이 내리지 않아 이 병원 저 병원 찾아 다녔지만 항생제 갖고 집으로 가라는 얘기만 들어야 했다.

    샤오시는 현재 의료진이 자신의 남편의 상태를 인정해 주기 바라며 병원 밖까지 이어진 응급실 대기줄에 서 있다. 마침 비가 오고 있었다.

    그녀는 "나는 아무것도 없다. 방호복도 없고 비옷 뿐이다. 비옷 하나 입고 비를 맞으며 병원 밖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이 몇일인지 몇시인지도 모르겠다. 남편이랑 둘이 새해(음력)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절망적인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샤오시가 보여준 동영상 속 병원 열병동 홀은 의료진의 눈에 들기 위해 애처로운 눈길을 보내는 불안한 환자로 가득했다.

    복도에는 병원에서 사망해 린넨으로 싸인 채 방치된 환자들의 시신도 있었다.

    샤오시는 "간호사가 누군가를 불러 시신을 옮기려고 했지만 아무도 응하지 않자 눈물을 흘렸다"며 "내가 그녀에게 휴지를 건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우한폐렴 확진자에 대한 의료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밝혔지만 확진 이전의 단계까지는 환자들이 직접 내야 한다.

    우한 폐렴 전세계 통계. 1319은 확진자, 41은 사망자 숫자를 가리킨다.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샤오시는 자신도 그렇고 주변에 한 번에 수 백 위안에서 1천위안까지 드는 비용을 기꺼이 낼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병원이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벌어지는 아비규환의 다툼도 벌어지고 있다.

    샤오시는 "(환자가 너무 많아) 통제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환자 가족들이 의사나 간호사들과 싸우고 진단이나 침대를 얻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말 필사적이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샤오시는 현재 병원 근처에 있는 숙박 시설에 머물고 있는데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집에는 6살 딸과 시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그녀는 "딸하고 보모님한테 옮길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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