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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염따 "티셔츠 매출 6천만원, 전혀 예상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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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염따 "티셔츠 매출 6천만원, 전혀 예상 못했죠"

     

    래퍼 염따(YUMDDA)는 올해 한국 힙합씬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2006년 데뷔 싱글을 낸 염따는 정식 활동을 시작한지 13년 만에 '성공시대'를 활짝 열며 힙합씬에서 가장 '핫'한 래퍼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염따는 지난 5월 힙합 컬쳐 채널 딩고과 협업한 곡 '돈 Call Me'로 처음으로 주요 음원차트에서 '차트 인'에 성공했다. 이 곡은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차트 순위권에 머물며 인기를 얻고 있다.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어느새 22만 명. 딩고와 손잡고 제작한 영상의 총 조회수는 1천만 건이 훌쩍 넘었으며, 염따가 큰돈을 쓰면서 입버릇처럼 말하는 '플렉스(Flex) 해버렸지 뭐야~'는 온라인상에서 유행어가 되었을 정도다. "요즘 핸드폰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여전히 매니저가 따로 없거든요. 길에서 알아보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동네 꼬마들까지 따라다닐 정도죠. 유명해지긴 했지만 바뀐 건 없어요. 바뀐 건 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에요. 같이 일하면서 돈 벌어보자는 사기꾼이 많아졌거든요. (미소)"

    '예 저는 랩과 돈을 좋아하는 30대 아저씨입니다 좋아요 댓글 부탁드립니다'. '돈 Call Me' 도입부에서 염따는 이렇게 외친다. 실제로 염따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 채널을 통해 '랩과 돈을 좋아하는 30대 아저씨'의 일상과 일탈을 가감 없이, 유쾌하게 다룬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여 '요즘 힙합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사람들의 반응이 재밌어서 계속 하는 거예요. 이것저것 해보다가 하나 터지면 그걸로 계속 가는 거고요. 사실 사람들이 제가 아니라 팬들이 쓴 댓글을 보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해요. 다른 사람의 콘텐츠에 제가 나오면 거기에 댓글 달았다가 '아, 여기가 아니네?' 하기도 하면서 재밌게 놀더라고요. 저 역시 하루에 2~3시간 정도 모니터링을 하는 데 쓸 정도로 댓글을 열심히 봐요. 팬들이 캐치해 준 걸 제가 하면 그게 또 제 것이 되는 거니까. 가끔 어린 동생들에게 조종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그래도 팬들에게 고마워요. 푸하하하"

     

    지난 3월 온라인에서 굿즈 티셔츠를 판매해 4일 만에 6천만 원의 매출을 올린 사건(?)은 상승세의 기폭제가 됐다. "첫날에만 매출이 1천만 원이 넘었어요. 전혀 예상 못했던 일이죠.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전 정말 돈 욕심이 없거든요. 팬들한테 분명히 그만 사라고 했는데 저를 고생시키려고 일부러 더 많이 사더라고요. 저를 힘들게 하려고 그런 거예요. 택배 상자 더 많이 쌓게 하려고요. (웃음). 그래서 결국에는 매출이 6천만 원이 넘었는데 수수료 떼고 뭐 떼고 그러니까 반 정도 남더라고요. 사실 티셔츠 판매는 진짜 힘든 이벤트였어요. 그걸 위해서 사무실을 하나 빌리기도 하고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대출을 1천만 원 정도 받기도 했죠"

    '성공한 남자답게 살아야지~' 염따는 티셔츠를 팔아 번 돈 등으로 외제차를 사고, 고급시계를 샀고, 그러한 과정을 담은 콘텐츠로 기쁨의 순간을 팬들과 함께 나눴다. '돈 자랑'과 '허세'는 자칫 반감을 사기 쉬울 뿐더러 힙합씬에서는 흔하디 흔한 소재인데, 염따의 '돈 자랑'과 '허세'는 확실히 결이 조금 달랐다. 고급시계를 차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는 엉뚱한(?) 모습을 보여준 게 대표적인 예다. 마치 10년 넘게 음악 한다면서 고생만 하던 철없는 '동네형'이 드디어 꿈을 이루는 모습을 지켜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마일리지가 이제 열리고 터진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제 고집대로, 스타일대로 저 진짜 열심히 살아왔거든요. 어떻게 보면 작은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제 콘텐츠를 보며 대리만족하는 것 같기도 해요. 다들 언젠가 잘 되겠지 하면서 사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되기 어렵잖아요"

     

    실제로 염따는 오래 전부터 조금 독특한 구석이 있었다. 과거 MBC '무한도전'에서 진행한 '돌아이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했었고, (당시 본명인 염현수로 출연했다.) 그 이후 음악 채널에서 VJ로 활약하는 등 방송계에서 나름 열심히 활동한 이력이 있다. 염따는 그 당시를 "연예인을 해보려다가 실패한 시기"라고 돌아봤다. "가짜로 웃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뭘까 하면서 지내던 시절이에요. 실제 모습과 방송에서의 모습 간에 갭이 있으면 불행하다는 걸 알게 된 때이기도 하고요. 그때와 달리 지금은 그냥 억지로 콘셉트를 잡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 담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억지로, 거짓으로 겸손한 모습을 보일 생각도 없고요. 개인적으로는 겸손을 강요하는것도 폭력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열심히 이뤄낸 결과를 손가락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염따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갈 생각이다. 그는 "'전국노래자랑'에 도전하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두 시간을 기다려 강동구 편 예심을 봤는데 탈락했다. 예심은 '땡'도 안 쳐주더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염따는 지금과 같은 행보를 계속 이어나가되 본업인 음악을 놓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활동의 중심에는 항상 음악이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렇게 하고 다닐 수 있는 이유는 스스로 제가 하는 음악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에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를 알게 된 사람 중 5%만이라도 제 음악을 듣는다면 성공이라고 느껴요. 그 5%를 제 음악을 좋아하는 팬으로 만들 자신이 충분히 있고요. 만약 음악이 없다면, 지금 만들어놓은 콘텐츠가 하루아침에 다 지워져도 상관 없어요"

    염따는 올해 중 새 정규 앨범을 낼 계획이다. 다양한 프로듀서들과 작업한 트랙들을 엮은 앨범을 선보이려고 하는데 이미 절반 정도 작업을 끝낸 상태다. 또, 8월에는 첫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라고 했다. "새로운 음악을 듣는 걸 본능적으로 좋아해요. 그래서 새로운 뮤지션 만나서 같이 작업하는 일이 즐겁고요. 전 음악을 여전히 사랑하고, 또 탐구하면서 즐기고 있어요. 그래서 아직까지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나이가 많으면 음악을 못한다'가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지 않으면 음악을 못한다'가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요즘 들어 제 음악을 듣고 힘과 에너지를 느꼈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는데, 앞으로도 많은 분들과 성공과 기쁨을 나누고 싶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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