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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캅스' 가상 글 본 수영의 소감 "재밌었다… 그런 이슈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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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캅스' 가상 글 본 수영의 소감 "재밌었다… 그런 이슈도 감사"

    [노컷 인터뷰] '걸캅스' 양장미 역 최수영 ②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최수영을 만났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07년 소녀시대 멤버로 데뷔한 최수영은 그해 KBS 시트콤 '못말리는 결혼'에서 엉뚱녀 역으로 코믹 연기를 먼저 경험했다. '오! 마이 레이디', '파라다이스 목장', '신사의 품격' 등에 특별출연하다가 '제3병원'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이후, '연애조작단: 시라노'와 '내 생애 봄날', '38사기동대', '밥상 차리는 남자' 등 케이블과 지상파를 오가며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퍼펙트 센스', '알 수도 있는 사람' 등 단막극에도 출연했다.

    밝고 건강한 웃음이 매력적이고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 '레전드'이라고 할 만한 장면을 자주 남기는 최수영. 그래서일까. 왠지 모르게 '코믹 연기'에 익숙할 것 같고 잘할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시트콤 '못말리는 결혼'을 제외하면 정통 코미디는 없었다. 상업영화에서 대놓고 웃기는 역할을 맡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최수영은 거칠 것 없는 입담과 뛰어난 컴퓨터 실력을 겸비한 주무관 양장미 역을 적격으로 소화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최수영을 만났다. 개봉 전부터 일부 네티즌이 '걸캅스 시나리오 유출', '걸캅스 감독 인터뷰 예상' 등 영화가 진부함을 답습하지 않을까 하고 비관적 예상을 내놓은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냐고 하니 "그 시나리오도 너무 재밌더라"라며 "그런 이슈도 감사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단 웃긴다"며 극장에서 영화를 봐줄 것을 부탁했다.

    일문일답 이어서.

    ▶ 디지털 성범죄를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평소에도 이런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나.

    뉴스에서만 봤지 체감할 기회가 잘 없었다. 제가 정말 운이 좋았고, 그렇게 노출이 잘 되지 않은 환경에 있었을 뿐이지 너무나 사회에 만연해 있는 범죄고, 정말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구나 생각했다. 저도 영화 통해서 많이 반성했다. 영화 보시고 여성분들 남성분들 모두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 최근 파문을 일으킨 버닝썬 게이트와 '걸캅스' 개봉 시기가 겹쳤다. 일부에서는 실제 사건 때문에 더 주목받지 않을까 하고 예상하기도 한다.

    지금 이슈가 되는 사건도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그런 피해자분들이 계신 상황에서 저희 영화가 잘 되는 여부를 따지는 것 자체가 죄송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다.

    ▶ 개봉 전 이른바 '걸캅스 가상 시나리오'라는 것이 온라인에 돌았다. 본 적이 있나.

    네, 재밌었다. (웃음) 관객분들이 시나리오 한 편 써도 될 만큼 그 시나리오도 너무 재밌더라. (웃음) 한 차례 이슈가 되었지만, 그걸(가상 글) 보신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니 실제론) 다르다고 생각할, 저희로서는 반전을 줄 기회를 가져가는 것 같다. 그런 이슈도 감사하다고 본다.

    ▶ '걸캅스'는 오락 영화의 공식을 잘 따라가지만, 왠지 이렇게 흘러갈 것 같다 싶을 때 살짝 비틀고 꺾는 게 인상적이더라. 시나리오에서도 그런 게 느껴졌는지.

    처음에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보지 않나. 클리셰다, 클리셰를 비껴갔다 이건 생각 못 하고 봤다. 그냥 너무 재밌었다. 그냥 너무 재밌고, 여자 캐릭터 남자 캐릭터 다 너무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제가 할 장미 캐릭터가 개성 넘치고 재미있는 친구여서 그런 점을 봤다.

    최수영은 '걸캅스'에서 해커 뺨치는 대단한 해킹 실력을 지닌 주무관 양장미 역을 맡았다. (사진=㈜필름모멘텀 제공)

     

    ▶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리더라.

    미란 언니, 성경 씨 두 분 다 워낙 (웃음) 쉴 때 계속 수다를 멈추지 않고 재밌는 얘기 하고 노래도 부르는 스타일이다. 장미가 제일 그럴 것 같은데 오히려 제가 제일 조용했던 것 같다. (웃음) 저는 평소에 매번 흥이 넘치는 건 아니고 되게 차분하고 그런 편이다. 근데 같이 노래방 가서 놀 때는 진짜 잘 논다. 성경 씨가 흥이 많더라. 안 친한 상태에서 갔다가 노래방을 계기로 친해졌다. (웃음)

    ▶ 정다원 감독은 현장에서 어떤 스타일이었나.

    감독님이 아무래도 젊으시지 않나. 그래서 요즘 말투(로 된 대사)에 대해서 되게 열려 있었다. 시나리오 속 장미 말투도 감독님이 설정하신 거고, 발상 자체가 진짜 요즘 사람들이라서 할 수 있는 것들? (웃음) 처음 미팅을 하는데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계셨다. 보고 '아, 시나리오처럼 힙하다'고 생각했다. (웃음) 본인이 배우를 하셨던 게 있다 보니까, 터득한 노하루를 주시기도 했다. 실제로 말끝마다 욕을 붙여서 대사를 해 보라고 하시더라. 좀 자기 성격이 되어야 대사를 할 수 있다고 하셔서. 또, 감독님의 유머 코드가 있어서 (첫 코미디 도전인데도)좀 안심하고 갈 수 있었다.

    ▶ 코믹 연기를 그동안 많이 해 본 줄 아닌데 아니더라. 정통 코미디는 처음인가.

    데뷔 초에 했던 시트콤 말고는 이런 건 처음이다. 너무 어렵다. 너무 어렵다. (연기하는) 제가 너무 웃겨서 막 웃고 재미있어야 보는 사람도 재밌을 것 같은데, 제가 연기하면서는 제 연기가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보고 좋아해주셔서 저는 그게 되게 의외였다. (웃음) 내가 재밌고 관객도 재밌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또 이 호흡이라는 게 정말 간발의 차로 오버 연기가 될 수 있고 아닐 수 있어서, 적정선 유지해야 하는데 그것도 정말 어렵구나 싶더라. 라미란 선배님만큼 그걸(적정선 유지) 잘하는 분은 없다. (웃음) 제가 첫 코미디 연기에서 이렇게 배우면서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 양장미 캐릭터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줬다는 반응이 많은데 혹시 자신만의 코믹 연기 비법이 있다면.

    다들 없다고 하지 않을까? 자기가 해오던 방식이 있긴 하지만. 미란 선배님이 '수영아, 호흡을 이렇게 써 보면 어떨까? 수영아, 이건 어때? 저건 어때?' 하고 알려주신 부분이 도움이 진짜 많이 되긴 했다. 그런데 저한테 장미의 비법을 물어보시면 대답할 수 없는 것처럼, 답은 없는 것 같다. (웃음)

    장미처럼 실제로 살다가 와야 (대사의) 욕도 입에 붙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되는데, (그렇지 않아서) 저는 긴장을 되게 많이 했던 것 같다. (웃음) 저도 완성본을 보고 나서야 '장미가 이런 색깔이구나'라는 거를 좀 확실히 잡은 것 같아서 속편을 기대하고 있다. (웃음) 한 번 더 기회가 있다면 진짜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싶다.

    ▶ 속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라미란은 '걸캅스'가 15편까지 나왔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했다. 혹시 속편이 나온다면 펼치고 싶은 장미 이야기가 있나.

    제가 들을 땐 12편이었는데 언제 그만큼 또 늘어난 건가. (일동 폭소) 저야 감독님이 뭘 써 주신다면 할 수는 있겠지만, 장미는 장미의 행동반경과 역할이 있다고 본다. (다음엔) 비틀어서 액션을 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긴 하다. 또 다른 범죄를 소탕하는 그런 영화가 또 한 번 시도되었으면 좋겠다. (웃음)

    최수영은 개봉 전 온라인상에서 돌았던 '걸캅스 가상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봤다며 그런 이슈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오늘(9일)이 개봉 날인데 관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오락성이 있는 영화다. 오락성이 있어야 해서 필요한 인물도 있었다. 다 보고나서는 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일단 웃기다. (웃음) 너무 웃기다. 연기자들 간의 합도 많이 보러 와 주셨으면 좋겠다.

    ▶ 최근에 소속사를 사람엔터테인먼트로 옮겼다. 여성 대표가 있는 점을 언급했는데, 배우 행보를 본격화하기 위해서인가.

    사실 어디에 있든지 저한테 들어올 작품은 인연이라면 다 하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도 회사 뜻과는 관계없이, 하고 싶었거나 해야만 했던 작품은 다 기회가 닿았다. 여자 대표님과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생각도 너무 잘 맞았던 것 같다. 어떤 목표나 길 같은 걸 생각하고 움직이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냥 저는 좀 사람 따라 움직이는 스타일 같다.

    ▶ 그동안 장르물, 따뜻함이 강조된 작품, 로맨틱코미디, 대가족이 나오는 주말극 등 다양한 작품을 했다. 작품을 볼 때 어떤 걸 중시하나.

    저는 진짜 막 대본을 보고 설레야지 할 수 있는 것 같다. 빨리 이 대사도 하고 싶고, 요건 찍을 때 얼마나 재밌을까 하면서. 이제는 재미와 설렘을 좇아서 작품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 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이런 것도 해 봐야 돼', '이런 거 필요한 거야'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결국 내가 즐거웠던 작품이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행복한 기억이었더라. 이제는 내가 연기할 캐릭터에선, 내가 재밌고 내가 설레는 부분을 따라가고 싶다.

    ▶ 그럼 해 보고 싶은 연기가 있나.

    제 연기를 본 분이 많지 않다. '이런 건 너무 많이 했어' 하고 그런 것들을 피해가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제 연기 많이 안 보신 분들이 많아서. 이제는 그냥 할 수 있는 것, 재미있는 걸 찾아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도전해 보고 싶은 건 너무 많지만 그동안 해 왔던 역할 다 포함해서 지금은 재정비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 지금을 재정비하는 시간으로 판단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런 역할은 해 본 거니까 피해가야지' 하는 생각 또한 (시청자가 제 연기를) 많이 보셨을 거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지 않나. 그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 아닌가 한다. 이야기가 다르고 캐릭터가 다른데 그걸 가리는 것 자체가. 내가 작품 몇 개 했다고 벌써 이런 생각을 하나 싶고. 장미 캐릭터를 보시고 '수영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어?' 하고 좋아해주는 분들도 있어서, 더 도전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덕분에 저도 좀 더 열리게 된 것 같다. 그치만 잘해야겠지? (웃음)

    ▶ 소녀시대에도 연기를 하는 멤버들이 적지 않다. 서로 연기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나.

    연기에 대해서는 사실 서로 얘기는 많이 안 한다.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 더 많이 얘기한다. 너무 자기 영역에서 잘하고 있어서… 일 고민을 같이 나눈다. 또 겪었던 게 똑같으니까 그때의 경험을 얘기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런 상대가 이렇게 일곱 명이나 있다는 게 저한테 너무 큰 행운이다.

    9일 개봉한 영화 '걸캅스'의 배우들과 정다원 감독. 두 번째 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최수영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무대에 오른 지 시간이 좀 흘렀는데, 노래하고 싶은 생각은 안 드는지 궁금하다.

    있다. 저 작년에 싱글을 냈는데 제가 사실 가수로서 어떤 커리어를 추구하고 싶어서 했다기보다, 팬들한테 제 목소리를, 오롯이 제 목소리로만 된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서 만든 거였다. 그게 '솔로 데뷔' 이렇게 기사가 나서 그런 시선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웃음) 워낙 팀으로 오래 활동했고, 무대를 해서 퍼포머 성향이 강하다 보니까 노래를 부르는 걸 추구한다기보다, 오히려 퍼포먼스를 또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 무대 위 퍼포먼스라면 뮤지컬도 포함하는 건가.

    그것도 포함되지 않을까? 뮤지컬도 해 보고 싶다. 몸 안 쓴 지 2년이 되니까… (웃음) 이제 몸을 써야겠다! 이렇게 되더라. (언니가 뮤지컬 배우라) 어떻게 임하는지 너무 봐서 제가 엄두가 안 나는 거다. 전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제가 물론 뮤지컬로도 하고 싶은 역할 진짜 많지만, 시간과 에너지 충분히 주어졌을 때 도전하고 싶은 영역인 것 같다.

    ▶ 최근에 본 뮤지컬은.

    '그날들' 봤다. 온주완 오빠랑 유준상 선배님 나온 것. 내일은 '킹아더' 보러 간다. 저희 언니(최수진)가 모르간 역할을 해서. ('걸캅스'에 나온) 강홍석 오빠도 나온다. (웃음)

    ▶ 평소에 여러 가지 작품을 많이 보는 편인 것으로 안다. 어떤 배우들은 작품을 연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너무 분석하게 돼서 어려워한다고 하기도 하던데.

    전 그래서 너무 재밌던데! (웃음) 이렇게 했네? 이렇게도 찍었네? 하고 보는 게 전 너무 재밌던데? 저는 보러 가기 전에 막 설렌다. 감탄과 동경이 앞서서.

    ▶ 예능감이 뛰어나서 그동안 예능에서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남겼다. 예능 출연 계획은 특별히 없는지.

    왜 섭외가 안 들어올까? (웃음) 제가 (예능) 안 할 거라고 생각하시나 보다. 옛날처럼 나가서 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좋은 예능이고 제가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저도 하고 싶다. <끝>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최수영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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