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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이가 보낸 '몽돌 2개'와 사과 편지의 사연

거제 학동몽돌 해변서 가져간 몽돌 소중함 알고 돌려 보내 "죄송합니다"

아이린이 쓴 손편지(사진=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제공)

 

"몽돌을 가져와서 죄송합니다"

미국에 사는 10대 여자아이가 경남 거제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에서 가져갔던 몽돌을 사과 편지와 함께 돌려보내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고 있다.

27일 국립공원관리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동부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편지 2통과 함께 몽돌 2개가 담긴 상자를 택배로 받았다.

삐뚤삐뚤 손편지를 쓴 주인공은 미국 뉴저지에서 사는 아이린(13.여)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부산 외할머니댁을 찾았던 아이린은 "가족과 함께 '학동 몽돌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너무 아름다워서 몽돌 2개를 기념품으로 가져왔다"고 적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엄마가 자연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 아름다운 돌을 만드는지 가르쳐 주셨다"며 "그래서 몽돌을 돌려주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이린이 보낸 몽돌 2개(사진=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제공)

 

아이린은 "외국인이어서 영어로 쓴다"고 하면서도 한글로 또박또박 적은 '몽돌을 가져와서 죄송합니다'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나머지 한 통은 아이린의 외할머니가 보낸 것으로, "아이린이 몽돌을 가져갔다가 엄마로부터 얘기를 듣고 울었다. 몽돌을 돌려주라는 편지와 함께 한국에 두고 가서 대신 보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에 위치한 학동 몽돌해변은 폭 30~50m, 길이 2km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대 자갈 해변 중에 하나다.

파도에 의해 자갈이 굴러가는 소리는 환경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흑진주 같은 몽돌로 형성된 이색적인 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매년 100만 명 이상 찾고 있다.

하지만 파도에 휩쓸리거나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등 해마다 몽돌이 줄어들고 있어 관계 기관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동몽돌해변(사진=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제공)

 

한려해상국립공원동부사무소 이재성 해양자원과장은 "학동 몽돌은 자연적, 인위적 요인으로 해마다 줄고 있어 마을 주민들과 공단이 보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어린이의 간절한 마음이 공원 관리자들에게 몽돌 자원의 소중함과 보호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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