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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오너경영시대 마감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33년전 친구 원혜영 의원 권유로 법인 설립

남승우(오른쪽) 풀무원 총괄 최고경영자와 이효율 대표이사. (사진=풀무원 제공)

 

풀무원이 창사 이래 33년간 이어오던 오너경영 시대를 마감하고, 새해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풀무원은 남승우(66) 풀무원 총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31일 자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효율 대표가 1일자로 후임 총괄 CEO에 선임됐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퇴임행사도 없이 남 전 총괄 CEO가 지난해 12월 28일 전자결제시스템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외 이사들이 감사패를 전달한 게 퇴임절차의 전부였다.

풀무원 사외이사들은 "스스로 정년을 정해 은퇴를 선언하고 실행한 건 국내 기업사에 남을 새로운 이정표"라며 "한결같은 정신과 맑은 미소를 잊지 않겠다"고 감사패에서 밝혔다.

남 전 총괄 CEO는 1984년 직원 10여명으로 시작한 풀무원을 직원 1만 여명에 연 매출 2조 2천억원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지난해 3월 열린 주주총회와 언론 인터뷰에서 "3년전부터 만 65세가 되는 2017년을 끝으로 자식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다"고 사전 공표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이효율 풀무원식품(주) 대표가 지난해 2월 ㈜풀무원의 각자대표로 선임됐고, 경영권 승계 프로세스에 따라 업무 인수인계를 받아왔다.

남 전 총괄 CEO는 "고령이 돼서도 잘할 수 있다고 하는 건 본인의 착각일 뿐이다. 경영자는 업무량이 과중해 그 나이를 넘기면 기업 경영을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의 평균 은퇴 나이가 65세인데 나이가 들면 열정과 기민성, 기억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지식과 경영노하우를 가진 경영인이 자율적으로 기업 경영을 하고 성과와 실적에 책임을 지는 선진 경영시스템이지만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경영권을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승계한 경우는 유한양행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사례가 별로 없다.

후임 이효율 총괄 CEO는 1983년 '사원 1호'로 입사해 34년만에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풀무원 기업성장사의 산증인이다.

입사 후 마케팅 팀장과 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장, 풀무원식품 최고운영책임자, 푸드머스 대표이사, 풀무원식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그는 풀무원 초창기인 1980년대 중후반, 국내 최초의 풀무원 포장 두부와 포장 콩나물을 전국 백화점과 슈퍼마켓에 입점시키며 풀무원 브랜드를 전국에 알려 풀무원이 식품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신임 총괄 CEO는 신년인사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맞아 로하스미션과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회사의 비전인 글로벌 DP5를 달성하기 위해 힘찬 도전에 나서자"고 밝혔다.

풀무원의 모태는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버지인 고 원경선씨가 만든 풀무원농장이다. 현대건설에서 일하던 남 전 총괄 CEO는 원 의원의 권유로 1984년 풀무원에 투자하며 경영에 나서 매출 2조2천억원 규모의 회사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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