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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시철도 연장 공사…주변 건물은 금이 '쩍쩍'

건설사 "소송통해 배상"...부산교통공사 "우린 책임없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연장 공사 현장 주변 건물에서 수많은 균열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연장 공사 현장 주변 건물에서 천장이 내려앉거나 수많은 균열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도시철도 1호선 다대구간 연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하구 신평동의 한 자동차 정비업소.

지난 2012년 굴착공사가 시작된 이후부터 붙어 있어야 할 건물 내 모서리가 벌어지고, 천장이 내려앉는가 하면 바닥에는 새끼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균열이 발생했다.

건물 곳곳에는 수천 곳이 넘게 실금이 가있어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빗물이 샌다.

도시철도 굴착공사가 시작된 이후부터 붙어 있어야 할 건물 내 모서리가 벌어지고(왼), 바닥에는 새끼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균열(오른)이 발생했다.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정비소 사장 양모(42)씨는 "도시철도 공사로 인한 지반 침하로 건물 한 쪽이 내려 앉으면서 금이 쩍쩍 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비소 출입구 바로 앞에서 진행된 굴착 공사 탓에 비싼 외제차가 정비소로 들어오다가 사고가 나기도 해 무료로 수리해준 것도 여러 건이었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공사 분진으로 인해 만성기관지염을 앓게 된 사장 양씨는 급기야 입원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38억 원짜리 신축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고통까지 겪게 됐지만,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이 내놓은 배상금은 고작 1000만 원 남짓.

도시철도 공사 이후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금 사이로 빗물이 새기도 한다.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양씨는 "공사 끝날 때 그 동안 피해입은 것을 모두 해결해주겠다는 건설사 말만 믿고 '좋은 게 좋다'고 얼굴 붉히지 않고 몇 년을 참아왔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피해를 증명해라'며, 소음과 분진·영업방해는 배상해줄 수 없고 눈에 보이는 금이 간 곳만 수리해주겠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주변 건물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사하구 일대 1800m 구간에 걸쳐 진행되는 공사 주변 37곳의 상가와 주택에서 균열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고, 8곳은 아직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다.

문제를 책임져야 하는 건설사 측은 간단한 보수만 해줄 뿐 '불만이면 소송해라'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현대건설사 관계자는 "손해배상을 해준 곳 중에서 소음이나 분진·영업방해를 배상해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며 "무리한 배상금을 요구하는 곳과는 협의가 힘들 것 같아 소송을 통해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도시철도 다대구간 연장 공사 주변 주민들이 분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이에 대해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은 지금까지 공사로 인한 고통을 견디기도 힘들었는데, 소송까지 치러야 하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토로하고 있다.

공사를 발주한 부산교통공사는 시공사가 책임져야 한다며 민원 해결에 한발 물러나 관망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소송으로 가면 민원인들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다"며 "공사로 인한 피해 발생에 대해서 공사가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공사와 건설사 모두 적극적으로 책임지겠다고 나서지 않으면서 건물은 물론 주민들 마음에도 금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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