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장대범 후보
4·13 총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불꽃튀는 선거전이 시작된 가운데 그 흔한 유세차량 한 대 없이 기타 하나 달랑 메고 유세전에 나선 후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 광양·구례·곡성 선거구에 무소속 '8'번으로 출마한 장대범 후보(39)가 그 주인공.
장대범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광양시 중마동 컨테이너부두에서 퇴근길 유세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바로 옆에는 상대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우윤근 후보의 유세차량이 대형 LED스크린과 '빵빵'한 음량을 자랑하는 스피커를 탑재한 채 주차했고, 유세차량 앞에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선거로고송에 맞춰 율동하는 10여 명의 선거운동원들이 있다. 선거에 나온 후보들의 일반적인 유세 모습이다.
그러나 장 후보는 유세차량은 물론이고 선거운동원도 한 명없이 혼자 유세에 나섰다.
거리에도, 선거사무실에도 선거운동원도 사무원도 한 명 고용하지 않았다.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면 의례껏 마련하는 후보 점퍼나 모자도 없다. 그냥 노란색을 좋아해서 7천 원 짜리 노란 모자와 3만여 원을 준 노란색 점퍼를 구입해 입고 다닐 뿐이다.
플래카드도 선거사무실에 건 것 말고는 거리에 하나도 걸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후보번호인 '8'자를 닮은 통키타 하나 달랑 들고 후보띠를 두른 채 나홀로 유세에 나선 것이다.
기타와 연결해 소리를 키울 수 있는 엠프도 없다. 기타 소리는 차량 통행 소리에 뭍혀 들리지도 않는다.
그래도 장 후보는 후보 등록비 천 5백만 원을 선관위에 낸 당당한 총선 후보다. 그의 직업은 '피아노조율사'다.
장 후보에게 출마한 이유를 물었다. 장 후보는 "어머니가 8살에 돌아가시고 2달간 홍역으로 죽을 뻔한 저를 말 못하는 누나가 엄마 역할을 하며 키웠다. 34살에는 형이 암으로 숨졌고, 일주일 간격으로 할머니 사망과 아버지 뇌출혈이 겹쳤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이어 "이같은 형편때문에 대학 졸업까지 20년이 걸렸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손잡아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의 모습이 있다. 나라가 비상사태고 국민의 절망과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이때에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손잡아주기' 위해 출마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장 후보는 독실한 크리스찬으로서 '정치도 선교의 연장선상'이라고 말했다. 장 후보는 "주변에서 '후보 등록비 천 5백만 원을 차라리 선교비나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는 게 어떻냐'며 만류하기도 했으나, 기도 끝에 하나님의 응답은 출마였다"고 말했다.
장 후보의 공약은 어린이 놀이공원 유치와 스포츠 레저 산업 유치, 예체능 교육산업 활성화, 토종씨앗 산업 육성과 수출극대화, GMO(유전자조작) 농산물 차단, 동성애 예방, 치과 의료보험 연령 확대, 산부인과 산후조리원과 대체의학병원 유치 등이다.
장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공약을 만든다면 그 공약은 결국 서민에게 고통과 눈물 한숨의 도구가 될 것"이라며 "비상 시국인 이때에, 서민의 눈물과 한숨이 가득하고 절망의 소식들로 가득한 이때에 함께 울고 함께 웃고 함께 손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나라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