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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노인연령 상향? 연금 없어지면 저 죽어요"

    • 2015-10-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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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의 날 ②]

    서울시 은평구 한 고시원에 홀로 살고 있는 김병국(82)씨. (사진=조혜령 기자)

     

    서울시 은평구의 한 고시원 3층. 창문도 없는 한평 남짓 고시원에서 수년째 혼자 살고 있는 김병국(82)씨의 한달 수입은 노령 연금과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받는 35만원이 전부다.

    방세 25만 원을 내고 나면 수중에 떨어지는 돈은 10만원 안팎이지만 김씨에게는 한 달을 살아가는 버팀목이다.

    "이 돈 10만 원으로 휴대전화비 내고, 밥도 먹고 이렇게 살고 있어요."

    청소 일을 하다 지난해 퇴직한 변모(66,여)씨는 최근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더 높이자는 대한노인회의 주장을 접하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난해 관절 수술을 받으며 모은 돈을 모두 쓴 가운데, 변변한 수입이 없는 변씨에게 매달 들어오는 노령 연금 20만원은 큰 돈이기 때문이다.

    "저 같은 사람은 죽으라는 건지…기준 나이를 올리면 절대 안 돼요. 노인 소리를 듣더라도 혜택 받고 싶어요."

    ◇ 노인 빈곤율 50%…'대책없는 연령상향 안돼'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령 연금을 받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은 6월 기준 모두 443만명.

    나이 기준을 70세로 올린다고 가정하면, 65~69세 인구 215만 명이 연금 수령 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65세 이상 대부분이 정년퇴직하거나 비정규직 일사리에 종사하고 있어 연금 소득이 끊길 경우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은 "노인 빈곤율이 49.6%로 2명 중 1명이 가난한 상황"이라며 "노인들의 기본적인 생계구조는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인 연령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령화 상황에 맞게 고용 정책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선임연구원은 "노인 연령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년 퇴직을 늦추는 걸 전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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