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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월호 유족 최초 실태조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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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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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세월호 유족 최초 실태조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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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2명 실태조사, 20명 심층인터뷰 결과… 유족들도 침몰중

    다음주면 세월호 1주기다. 세월호 가족들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잘못 만들어졌다며 지난주부터 다시 거리로 나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만 좀 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우리는 세월호 가족들의 처지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CBS노컷뉴스는 3월 2일부터 지난주까지 안산에 체류하며 20명의 세월호 유족을 어렵게 심층 인터뷰했다. 또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유족 152명을 대상으로 건강 및 생활실태를 조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월호 가족들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2주간에 걸쳐 독자들에게 충실히 전달해 드릴 예정이다. 세월호 유족들이 아직까지 저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더 헤아리기 위해서다. [편집자주]

    세월호 참사 1년, 유가족들도 침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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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족 김정숙(46)씨는 사춘기를 넘겼던 아들이 죽은 뒤 남편이 '오춘기'를 겪고 있다고 한다.

    애써 농담처럼 지어낸 말이지만 서글픈 현실이다.

    그녀는 "(남편이) 사소한 거에 화내고 분노하고 상대방이 어떤 말을 했는데 그 말이 평상시에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말이었는데 그 말에 막 흥분하고 격앙되는 일이 잦습니다"고 말했다.

    평소 죽은 아들에 대해 남편은 냉정한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그동안 하지 않던 말을 해서 놀랐다고 한다.

    "그런 표현을 잘 안하시는 분인데 지난주에는 우리 정수(아들)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서…(눈물) 제가 그냥 단호하게 잘라서 얘기했어요. 못 온다고, 오고 싶은데 못 온다고… 아빠가 자리에서 잘 지켜줘야 된다고 그랬더니 자기도 (아들) 따라 가고 싶다고…(울음)"

    죽은 가족을 따라 가고 싶다는 이런 심리상태는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단원고생 고(故) 김인호 군의 아버지 김만진(54)씨는 그동안 두 번이나 자살을 기도했다고 기자에게 털어놨다.

    "저도 이런 상황을 처음 겪어보는 거라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게 있어요. 세상에서 나만 딱 떨어져 가는 느낌. 그래서 제가 이런 말씀 드리기 그런데 자살을 두 번 시도 했습니다. 이렇게 살면 뭐하나 하고. 그런데 그것도 안되데요. 제가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3일 지나니까 (부모님을) 잊어버리겠더라구요. 근데 우리애가 죽고 난 다음부터는 잊어버려지는 게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생각이 더 나는 겁니다."

    이런 극단적인 감정을 다른 유족들은 과연 얼마나 느끼고 있을까?

    ◇ 세월호 유족 자살충동률 55%… 일반인보다 10배 높아

    CBS와 국가기관인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온마음센터)는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유족들을 상대로 정신건강·심리상태에 대한 실태를 조사해봤다.

    세월호 유족들의 건강상태에 대한 최초의 실태조사였다.

    세월호 참사로 304명을 잃은 유가족들 가운데 152명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 55.3%가 '죽고 싶은 생각'을 갖는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1.2%가 40대 였는데, 우리나라 40대 일반인의 자살충동률인 6.1%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이에 대해 온마음센터 김수진 정신과 전문의는 "애도반응(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이 계속 지연되고 아직도 잘 회복이 안 되면서 점점 여러 가지 반응들이 섞여 나온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살충동 외에 세월호 유족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 갖는 심리상태는 분노 88.2%, 죄책감 76.3%, 우울 75%, 무기력 71.1%, 절망 69.1% 짜증 69.1% 불안 59.2% 순이었다.

    이런 심리적 폐허 상태에도 불구하고 응답자 가운데 84.2%는 ‘도움을 받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 심리적 폐허상태 불구, 84.2% "도움 받지 않아"

    도움을 받지 않고 있는 이유들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도움을 받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중복 체크해 보라는 질문에 '고인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 때문' 항목에 표시한 응답이 유효 응답(206개)의 27.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치료가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라고 답한 응답이 25.2%로 뒤를 이었고 '치료를 받을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24.8%였다.

    이 부분에 대해 김수진 전문의는 "이분들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굉장한 고통에 압도가 돼 이정도의 강한 고통은 아마 보통사람들이 그냥 상상만으로는 공감해주지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며 "지금 내 마음을 누군가한테 얘기한다고 해도 100% 공감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감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현재 심리적으로 얼마나 회복돼 있을까?

    ◇ 77.7% "사고 전과 비교해 전혀 또는 대부분 회복되지 않아"

    이번 조사에서는 사고 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의 심리적 회복 정도도 조사해 봤다.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는 1점에서 완전히 회복됐다는 10점까지 한 지점에 체크하게 한 결과 1점에 표시한 사람이 전체의 42.8%나 됐다.

    뒤 이은 2점과 3점에 표시한 비율까지 더하면 모두 77.6%에 이른다.

    즉, 세월호 유족 10명 가운데 7~8명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수진 전문의는 "이들이 다른 재난 피해 집단들보다도 더 회복이 더딘 것은 2차적인 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세월호 사고 이후 세상의 반응이나 사고가 점점 잊혀져 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계속적인 트라우마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는 CBS와 온마음센터가 4.16가족협의회 도움으로 지난 3월 19일부터 3월 29일까지 11일간 공동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서면 및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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