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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박2일 도보행진 유가족 "아무리 외치고 호소해도 답이 없어…"



사회 일반

    세월호 1박2일 도보행진 유가족 "아무리 외치고 호소해도 답이 없어…"

    유가족 "이렇게 영정을 품에 안고 걸으니 좋네요"

    지난 4일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출발해 1박 2일 도보행진을 시작한 가족협의회 세월호 유가족이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은 전날부터 5일까지 안산세월호 합동 분향소를 시작으로 광화문 광장까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선체 인양 등을 요구하며 1박 2일의 도보행진을 했다.

    전날부터 내린 비가 이날까지 이어지는 등 궂은 날씨가 계속되고, 오랜 행진으로 손목에 파스를 붙이고, 다리에 붕대를 휘 감고서도 유가족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을 찾을 수 없었다.

    "쓰레기 세월호 시행령 즉각 폐기하라. 세월호를 즉각 인양하라. 실종자를 가족 품에"라는 구호를 거듭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촉구했다.

    삭발을 강행한 유가족 80여명은 하얀 상복 위에 우비를 걸쳐 입은 채 영정 사진을 가슴에 안고 한 걸음씩 발걸음을 내디뎠다.

    고(故) 방현수 씨의 아버지 방기삼(51)씨는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20일 동안 걷고, 또 걸었다. 걸었는데 하지만 매번 똑같다. 아무리 외치고 소리 지르고 몸으로 이렇게 호소를 해도 답이 없다"며 허탈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방씨는 "어제 오늘 (영정사진을)이렇게 꼭 안고… 품에 안고 가니까 좋다"고 말했다.

    나병만(47)씨는 "아직도 1년이 다 돼가는데 정부는 손 놓고 있다. 지금도 국회나 정부에서나 빨리 세월호를 인양해서 해결해야 하는데 인양은 안하고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다"며 언성을 높였다.

    안타깝게 행진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다시는 세월호 참사 같은 아픔이 재발돼서는 안된다며 가족들을 응원했다. 또 800여명에 가까운 시민들도 중간중간 행진에 합류하면서 유가족과 함께 했다.

    신림동에 사는 회사원 박정수(45)씨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모로서 조금이라도 유가족들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서 나왔다"며 "힘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9살 난 자녀와 함께 도보행진에 참여한 최진엽(39)씨는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니까 같이 나왔다"고 말하며 응원했다.

    용산구에 사는 김모(47)씨는 "정부의 보상금 정책을 보면서 돈으로 숫자놀음 하는 것도 너무 가슴이 많이 아플것 같다. 같이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앞으로는 참사가 없도록 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같이 해야겠다"고 밝혔다.

    도보행진이 목적지인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을때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이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자 굳은 표정의 유가족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도보행진이 끝난 뒤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40여분 동안 진행된 촛불 문화제에는 경찰추산 2200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진상규명과 시행령 폐지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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