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정말로 떴다"
28일 오후 서울 잠실선착장에서 국산 봉지과자를 이어붙인 보트가 한강에 띄워지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대학생 유성호(26) 씨와 장성택(25) 씨 등이 봉지과자 150개를 테이프로 돌돌 말아 붙이기 시작한지 1시간 30여 분만이었다.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따라왔다'는 농담으로 대변되는 국내 과자 업체들의 과대포장을 비꼬기 위해 봉지과자 보트로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였다.
유 씨는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는데, 과대포장에 대한 해학적 비판도 있지만 과자 업체들이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미숙한 노질 때문에 휘청거리거나 보트로 밀려들어오는 물을 손으로 퍼내길 여러 차례.
하지만 봉지과자 보트는 이내 안정을 되찾으며 30여 분만에 1km가량 떨어진 한강 맞은편에 무사히 도착했다.
유 씨는 "솔직히 안될 줄 알았는데 성공해서 기분이 좋다"면서 "국내 과자 업체가 조금은 소비자가 바라는대로 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광경을 보려고 몰려든 200여명의 시민들 가운데는 보트를 만드는데 쓰라며 직접 과자를 건네며 응원하는 이들도 보였다.
'질소과자' 뗏목 퍼포먼스 벌이는 유성호 씨와 장성택 씨 (사진=최인수 기자)
이동열(29) 씨는 "과자를 열어보면 질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잘못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퍼포먼스를 돕고 싶었다"면서 봉지과자를 이들에게 건넸다.
초등학교 4학년인 최성우 군은 "신기했고, '얼마나 질소가 많으면 한강을 건널 수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면서 "과자양이 이제는 좀 늘었으면 좋겠다"로 말했다.
유 씨 등 이번 행사를 한 대학생들은 보트를 만드는데 쓴 과자를 모두 고아원 등에 기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