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미국에 온 유학생들과 이민자, 상사 주재원들은 미국의 각 공항에 도착해 가장 먼저 목격하게 되는 것이 정말로 많은 각양각색의 차량과 주유소들일 것이다.
세금 철저한 나라의 상술
그런데 주유소에서 파는 보통에서 최고급까지 세 종류의 휘발유 가격의 끝자리가 99센트로 끝나는 데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휘발유뿐만 아니다. 상점의 물건과 식당의 음식가격, 호텔비용도 모두 99센트로 끝난다.
워싱턴 D.C 부근과 뉴욕 시 등의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가격은 좀 차이가 있긴 하지만 메뉴판에 9.99달러로 적혀 있다. 왜 꼭 99센트로 끝나느냐고 한인 식당 주인에게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 있는 고급스러운 양식당 주인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 "일종의 관행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BestNocut_L]
워싱턴 근교의 유명한 쇼핑몰이 있는 타이슨스 코너 백화점 옷 가게 점원은 "물건을 싸게 보이게 하려는 이유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1센트 차이로 1달러 싸게 보이는 효과를 노린 상술 때문에 미국의 물건 가격은 0.99달러 또는 00.99달러, 000.99달러로 적혀 있다.
탈세 꿈도 못 꾼다미국의 모든 물건값에는 세금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물건 가격에 따라 세금을 따로 내야 한다. 버지니아 주는 보통 5%의 세금이 붙는다.
또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유명한 해안 관광지인 ''아우터 뱅크'' 지역은 세금이 물건값과 호텔비의 10%나 된다. 그러니까 100달러짜리 호텔에 하룻밤을 묶었다면 세금을 포함해 110달러를 납부해야 한다.
음식점과 미용실 등에서는 음식값에 세금+팁까지 내야 한다. 음식값의 세금이 5%라고 할 때 팁(15%에서 20%)까지 계산하면 음식값의 20%에서 25%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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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세금을 내고 자영업자나 기업가는 자영업과 기업 운영에 따른 세금을 따로 낸다. 상속세는 말할 것도 없고 주택보유자들도 보유세를 내야 한다.
세계에서 세금이 가장 철저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한국의 세제가 어떻게 잘못됐고 세제 개혁이 어떤 지향점을 갖고 추진돼야 하는지를 미국의 식당에만 가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또 탈세를 하다가 적발되면 영원히 그 어떤 영업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엄한 처벌을 받는다. 한 교민은 "한국에서 탈세를 일삼던 사람들도 미국에 오면 탈세를 꿈에도 꾸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