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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시장방임 환율 정책에 본전도 못찾는다

  • 2004-11-16 08:06

16일 오전 현재 원-달러 환율 ''1092원'', 기업 손익분기점 환율 ''1127원''

(이미지=야후 환율정보)

 


원-달러 환율이 1천원선으로 급락한 가운데 최근 외환당국의 시장방임적인 정책방향이 환율하락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환율 7년만에 1천원대…달러 약세, 원-엔화 동반강세 보여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092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주말보다 무려 12.5원이 떨어진 수치.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997년 11월 이후 7년만이다. 또 전일 종가대비 환율이 10원 이상 떨어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환율 급락은 지난주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잠시 하락세가 멈췄지만 엄청난 달러 물량이 쌓여있어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출대금 물량 유입으로 공급이 늘면서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

외환당국이 1100원선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당국이 환율방어에 적극적이지 않고 용인하고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달러약세가 가장 큰 원인이다. 최근 원화가 엔화와 동조화 현상으로 보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05.26엔으로 떨어지며 엔화강세가 이어져 원화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하는 한 원-달러 환율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당국, "국제적 대세 수용"…개입 여력 적어 당분간 하락세 지속될 듯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 쌍둥이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달러 약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환율이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외환 당국의 개입여력이 크지 않아 당분간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의 환율하락이 환투기 등에 따른 시장왜곡이 아니라 외화 수요보다는 공급이 넘쳐나는 데 있어 당국이 개입할 명분도 별로 없다.

박승총재는 최근 "수요와 공급이 정상에서 일탈할 경우 바로잡아주는 것이 정책당국이 할 일이지만 국제적인 대세는 마땅히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리하게 환율방어에 나서기 보다는 시장에 맡기겠다는 뜻이다.

그만큼 당국의 시장개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당국의 지나친 시장 개입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됐던 환율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인지 아니면 당국의 시장방임적인 대응이 환율하락의 한 원인이 되고 있는지 외환당국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수출기업 70%, ''적극적인 환율방어'' 원해

한국무역협회가 수출기업 392개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손익분기점이 되는 환율 수준은 1127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환율과 35원이나 차이가 난다. 수출기업의 90%가 출혈수출을 하고 있거나 곧 하게 될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내년 사업 계획을 1100원 수준으로 잡은 기업이 10개 가운데 9개나 된다. 이에따라 수출기업들은 정부의 환율방어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무역협회가 수출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적극적인 환율방어를 요구하는 수출기업이 70%가 넘고 있다.

CBS경제부 구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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