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KBS 2TV 용의자 공개 수배 프로그램 ''특명 공개 수배''가 매주 용의자를 잡아들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5월 3일 첫 방송된 ''특명 공개 수배''는 그간 살인, 강도, 절도, 사기 등 강력범죄와 관련된 사건을 중심으로 총 32명의 용의자를 수배했다. 이 가운데 12명의 용의자를 검거, 38%의 검거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청자들의 결정적인 제보로 검거된 것이 10건, 자수가 2건이다.
방송 4주만에 첫 검거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들어 성적이 부쩍 좋아졌다. 이 프로그램 정재학 책임 프로듀서는 "최근 검거에 탄력을 받았다"며 "용의자 검거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특명 공개 수배'', 검거율 향상의 비결은 검거율 향상의 이유는 무엇일까. 제작진은 "다양한 방법으로 제보를 받는 게 검거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전화와 인터넷 뿐 아니라 모바일 제보도 받으면서 사소한 단서까지도 모두 제작진에게 전해진다는 것. 또 인터넷 다시보기 등이 활성화 돼 방송 후 용의자의 얼굴을 다시 확인하고 제보를 하는 사람도 상당수다.
1회 방송 후 전해지는 시청자 제보는 300여 건 정도. 제작진은 "이 가운데 80~90%의 제보는 사실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16일 방송된 ''영주 꽃뱀 공갈 사건''의 용의자들은 주거지의 주소까지 정확히 확인한 시청자의 제보로 방송 3일만인 지난 19일 대구시 대명동의 한 빌라에서 검거됐다.
방송 직전 용의자 검거돼 불방되기도 방송에 출연하는 용의자는 보통 경찰서의 의뢰로 선정된다. 대대적인 수배를 통해 빠른 검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용의자가 방송 전파를 타는 것. 피해자 가족이 공개 수배를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경찰서의 수사 과정을 거쳐 용의자의 윤곽이 확실해야 한다. 또 제작진이 직접 기사 등을 보고 해당 경찰서와 상의해 선정하는 경우도 있다.
용의자를 선정한 후에는 사건 재연 화면을 만들고 현장 모습 등을 담는 등 화면 제작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제작 PD들은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사건의 수사 상황이 매시간 달라지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제작 중간에 용의자가 잡혀 버리면 제작된 화면은 모두 불방된다.
6명의 제작 PD 가운데 유일한 여성 PD인 송현경 PD는 "용의자 검거 소식으로 방송 직전 프로그램이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돼 부랴부랴 다른 사건을 취재해 방송한 적이 있다"며 "그 때 선정된 사건이 보성 대형마트 절도단 사건이었는데, 방송 하루만에 범인이 검거됐다"고 전했다.
이창진 아나운서는 노타이로 형사 느낌, 고민정 아나운서는 여검사 콘셉트
공개 수배 프로그램이지만 시청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방송 제작물인만큼 제작진은 프로그램 형식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 가운데 남녀 더블 MC 형식을 취한게 특징적이다. [BestNocut_L]
진행자인 이창진 아나운서의 노타이 패션은 활동성 있는 형사의 느낌을 주기 위해 설정한 것. 여자 진행자인 고민정 아나운서의 검은색 정장과 뿔태 안경 패션은 여검사의 느낌을 살린 것이다.
방송 전 부드러운 느낌의 고민정 아나운서가 공개 수배 프로그램에 어울릴지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고민정 아나운서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지 않은 똑부러지는 말투로 공개수배 프로그램 진행자 역할에 연착륙했다.
공개 수배 프로그램에는 항상 모방범죄의 우려, 재연 화면의 폭력성, 초상권 침해 논란 등이 뒤따라 온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한국 여성민우회 등 여러 단체가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그간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다"며 "범죄 용의자 검거라는 순기능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