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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사업가 김경재씨, 매년 후배 20여명 미국 초청

김경재

 

동국대학교 재학생 25명은 지난 8일부터 미국을 무료로 여행중이다.

이들은 2주간의 미국 동부와 서부 주요 대학을 탐방하고 LA, 뉴욕, 워싱턴 DC 일대를 누비며 여러 가지 체험을 하게 된다.

또 그랜드캐년과 나이아가라 폭포 등 유적지도 둘러 볼 예정이다.

이들의 여행에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들의 대학 선배인 김경재씨(61세)다.

북미 한인사회에서 성공한 이민자로 손꼽히고 있는 김씨가 바로 여행의 후원자다.

東大 후배들에게 2주간 미국 여행 선물

물론 이들 후배들과는 일면식조차 없는 생면부지의 동문관계일 뿐이다.

김씨는 2004년부터 매년 후배들에게 이 같은 여행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2004년 20명, 2005년 21명이 김씨의 초청으로 값진 미국 방문의 기회를 얻었다.

한번 할 때마다 1억원이 드는 사업인 만큼 대학측은 장학''''사업''''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김씨가 이 같은 특이한 장학사업을 펼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후배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남은 인생을 훌륭하게 개척하라는 취지에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들하지 않나. 그랜드캐년 같은 것을 학생들이 자기 눈으로 직접 보면서 느끼는 것이 없지 않겠냐"는 게 김씨의 바람이다.

더 큰 세상을 경험해야한다는 그의 생각은 그의 28년 이민생활에서 몸소 체득한 것이다.

농촌 출신인 김씨는 이 대학 농학과를 68년 졸업한 후 81년 ''''좀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보자''''는 아내의 권유로 미국 이민길에 올랐다.

이민자는 대개 공항에 환영나온 사람의 직업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말대로 그 역시 공항에서 만난 사람을 따라 바느질로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생전 처음해보는 바느질이었다.

넓은 세상에서의 출발지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늘귀''처럼 아주 작은 곳이었다.

전라도에서 미국 이민, 30년 바느질로 500억대 재산가로 변신

오직 부지런함 하나로 버티던 어느 해 그는 기회가 닿아 의류도매업에 손을 댔다.

이어 30년 만에 그 ''바늘귀''에서 시작된 봉제회사는 오늘날 매출 500억원대의 ''KJ''라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LA 일대의 7개의 빌딩과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한 골프장도 그의 소유다.

빈손으로 ''큰 세상''에 나와 오직 도전정신으로 일궈낸 삶의 궤적이었다.

7년전 ''''이제는 확실한 기반을 잡았다''''는 생각이 들자 그는 고국에 관심을 돌렸다.

자신을 큰 세상으로 인도한 조국, 특히 자신이 졸업한 학교 발전을 위해 매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그는 "기반을 잡은 뒤 모교발전과 국가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심 끝에 가장 쉬운 후배교육을 택했을 뿐이다"고 겸손해 했다.

지난번 여행처럼 이번에도 그는 2주 여행 처음부터 끝까지 후배들과 함께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후배들의 귀에 하나라도 직접 더 채워 넣기 위해서다.

그는 앞으로 이 같은 장학 사업을 더 확대할 생각이다.

여행지에서 후배들이 감동하는 모습은 그에게 또 하나의 보람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후배들이 기행문도 써오고, 편지도 보내올 때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행을 마감하며 후배들과 워싱턴 DC에서 작별할 때마다 이 프로그램을 앞으로 더 활성화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후배들, ''넓은 세상'' 체험하고 도전적으로 살았으면"

동국대는 김 씨의 장학사업에 일조하기 위해 학업성적은 물론 가정환경과 효행심 등의 심사 절차를 통해 대상 학생들을 엄선하고 있다.

2주간의 값진 경험 때문인지 지난해 미국 투어를 다녀온 학생들은 올해 전원 취업을 했다는 것이 대학측의 전언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입에 남은 전라도 사투리로 "매스컴에 알려지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쑥스러워 하던 김씨.

"돈은 (죽어서) 가지고 갈 수 없는 것 아니냐"는 퉁명스런 물음과 함께 전화선 속으로 들려오던 그의 ''너털웃음''은 최근 37조원을 자선단체에 기부해 지구촌을 들썩이게 했던 워런 버펫의 ''미소''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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