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
우리 국민들은 지난 보름 동안 갈수록 수준 높은 응원문화를 보이며 2006독일 월드컵을 한바탕 축제로 일궈냈다는 평이다.
지난 13일 토고와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치루기 전경기 결과에 못지않게 궁금증을 자아낸 부분이 있었다. 과연 거리응원에 나서는 시민들이 2002년의 자발적 응원문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그러나 토고전이 끝난 뒤 길거리는 넘쳐나는 쓰레기로 밤새 몸살을 앓았고 바닥에 떨어진 시민의식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토고전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한 시민은 "쓰레기가 정말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우리의 응원 문화가 이것밖에 안 된다는 게 정말 실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난 19일 열린 프랑스전에서는 빠르게는 1시간 만에 거리가 산뜻해지는 등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여 시민의식이 부활할 것이란 희망을 갖게 했다.
프랑스전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청소에 참여해 청소 시간이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마침내 어제 치뤄진 스위스전에서는 월드컵 거리응원의 모범이 완성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민들의 응원문화는 무르익었으며 거리응원은 축제 그 자체였다.
거리응원전에 참가한 시민들은 이같은 평가에 "이제 우리의 축제로 자리잡은 것 같다"며 "다음 4년이 기다려져요. 다시 한번 감동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폭력과 성추행 등의 크고 작은 사건과 특정 업체가 거리응원 장소를 독점하는 등 상업성이 개입된 부분은 2010년 새로운 월드컵을 준비해야 할 우리에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