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연맹이 조사한 수입완구들. (사진=장규석 기자)
어린 자녀를 둔 집안에서 완구나 교구에 지출하는 비용은 1년에 평균 8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완구를 함께 놀아주는 도구라기보다는 사교육의 한 방편으로 접근하고 있어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수입완구 구입비용은 상당수가 해외 판매가격이 국내 판매가격보다 저렴했다. 그러나 레고 등 일부 수입완구는 국내가격이 더 싼 경우도 있어 해외직접구매(직구)를 할 때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완구구입에 연 82만원 지출…고가 패키지 완구 선호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12월 수도권과 광역시 지역에서 8세 미만 자녀가 있고, 최근 3년 이내에 수입완구 구입경험이 있는 주부 28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가구가 1년에 완구나 교구를 사는데 지출하는 비용은 평균 82만 4,771원이었다.
1년에 100만원을 지출한다는 응답이 20.4%로 가장 많았고, 엄마가 전업주부이면서 학력이 높을수록, 그리고 첫 아이의 연령대가 3살 미만인 경우 완구 구입에 쓰는 지출이 많았다.
완구 소비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특이하게 발견되는 행태는 부모들이 완구를 자녀와 함께 놀아주는 도구라기보다는 창의력 개발이나 놀이학습 등 사교육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은 "우리나라는 운동 완구에 대한 선호도가 적고, 부모가 교구나 완구를 가지고 함께 활용하기보다는 또 하나의 사교육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방문교사가 딸린 고가의 패키지 완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조기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영유아기 창의성 교육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유명 해외브랜드의 수입완구나 교구가 유행처럼 선호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국내가격 더 싼 경우도 있어…해외 직구 불리할 수도
해외구매대행과 국내온라인몰 가격비교. 구매대행의 가격이 더 높은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자료=한국소비자연맹 제공)
한편, 소비자연맹이 수입완구 6개 브랜드 18개 품목의 가격을 미국과 독일, 캐나다, 영국 등과 비교한 결과, 15개 품목 중 12개가 국내가격이 더 비쌌다.
특히 리틀타익스의 코지 30주년 지붕차의 경우, 4개 국가의 온라인 평균가격이 7만 1,082원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평균가격이 14만 538원으로 국내가격이 두 배 가량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라이노 브랜드의 오볼 래틀도 국내가격이 60% 정도 더 높았다.
반면, 레고시리즈의 경우는 조사대상 6개 품목 중 3개 품목이 국내 가격이 해외 평균가격보다 4~10% 가량 더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반적으로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해외구매대행 채널이 국내 온라인몰의 평균가격보다 더 높은 경우가 많았다.
레고의 '키마70000'의 경우 국내 온라인 몰에서는 1만 3,206원에 판매되는 것이 해외구매대행 채널에서는 그 두 배가 넘는 2만 6,800원에 팔리고 있었다. 키마 70014(레고), 키마70007(레고), 코지 30주년 지붕차(리틀타익스)도 해외구매대행이 13~38%까지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연맹은 "국내보다 싼 가격으로 구입하기 위해 해외 직구를 선호하고 있지만, 유아용 완구나 교구의 경우 오히려 해외가격이 더 비싸거나, 구매대행을 할 경우 가격이 더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구입 전 가격조사를 충분히 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