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파이터''로 알려진 여자 이종격투기 선수 임수정(26)이 일본의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불공정한 성 대결을 펼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임수정은 지난 3일 전파를 탄 일본 지상파 방송 TBS 예능프로그램 ''''불꽃체육회TV 2001''에 출연해 일본 남자 코미디언 3명과 총 3라운드의 대결을 벌였다.
이 프로그램은 여자 스포츠 스타와 남자 코미디언들의 ''리얼 성 대결''을 다루는쇼다.
상대가 코미디언이라는 사실에서 짐작되듯이 ''재미''에 초점이 맞춰진 쇼였지만, 정작 대결이 시작되자 이들 일본 남자 코미디언들은 임수정을 맹렬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프로그램은 대학 때 럭비 선수로 활동했고 2007년에는 이종격투기 대회인 ''K1'' 출전 경력에 있는 가스카 도시아키를 첫 번째 대결 상대로 내보냈다.
첫 라운드에 나선 가스카는 임수정보다 30㎏이나 더 나가는 육중한 몸을 앞세워 달려들었다. 임수정은 경기 시작 8초 만에 카스가의 무릎 공격과 로우킥을 연달아 맞아 쓰러지고 말았다.
나머지 출전자인 시나가와 히로시, 이마다 코지 역시 이번 대결을 앞두고 ''특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남자 출연자들은 보호장비를 전혀 착용하지 않은 임수정을 구타에 가까울 정도로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이에 대해 임수정 소속사 관계자는 "방송사와 처음에 회의했을 때는 그냥 쇼일 뿐이라며 안면 타격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약속과는 달리 1라운드부터 경기가 실전처럼 전개되는 바람에 깜짝 놀라 촬영을 중단시키고 방송사 측에 항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방송사 측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프로선수로서 경기를 그만둘 수는 없다고 임수정이 고집해 경기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결국 섭외 요청 당시부터 다리 부상이 있었던 임수정은 부상이 악화돼 두 달간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방송사 측에서 선수 이미지에 해가 가지 않도록 좋은 방향으로 편집해 주겠다고 했고 독일에서 다쳤다는 사실도 시청자들에게 분명하게 전하겠다고 해서 더는 항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수정이 프로 격투기 선수이긴 하지만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경기에 나오도록 한 경기방식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대환 UFC 해설위원은 "프로 대 아마추어의 경기라고는 하지만, 체중 차이가 나는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의 대결은 있을 수 없다"며 "더군다나 정식 경기도 아닌데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도록 한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