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멸종위기 사자 구하려 ''검은코 사자''만 사냥?

  • 2004-02-24 17:49

 


점점 사라져가는 아프리카의 백수의 왕 사자를 보호한다며 ''코가 검은 수사자만 사냥하라''는 권고를 하는 과학자가 있어 화제다.

24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의 크레이그 패커교수는 "코가 검은 수사자의 경우 나이가 5살 이상"이라며 "이런 사자들을 죽이면 오히려 멸종위기인 다른 사자들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패커는 지난 40년동안 탄자니아의 느고롱고로 분화구와 케냐의 세렌게티국립공원에서 발견된 사자의 생김새를 분석했다. 그 결과 원래 사자가 가진 코 위의 작은 반점들이 나이가 들수록 더 진해져 5살이 넘어가면 아예 코가 검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패커는 "늙은 수사자를 없애면 다른 사자에게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한정된 지역에서 서식하는 사자로서는 먹이를 먹어치우는 늙은 사자를 없애주는 것이 생존확률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또, 젊은 사자에 비해 이 늙은 사자들은 자연상태에서 살아남을 확률도 적고 만일 사냥꾼이 젊은 사자를 죽이면 이 늙은 사자가 오랫동안 암컷들을 거느리게 된다.

그 경우 번식된 새끼들이 같은 아버지의 유전자를 가질 확률은 더 높아져 결국 근친교배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패커는 "현재 빈곤한 아프리카에서는 서구인 관광객에게 사자사냥을 시키는 관광업이 유행"이라며 "관광객이 사자에게 총을 한번 쏘게 해주면 3000달러 이상 받을 수 있고 1주일간 사자를 추격하는 진짜 사냥의 경우 3만 달러는 든다"고 설명했다.

이런 거금을 외면할 아프리카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럴 바에는 늙어 좋은 유전자를 남길 수 없는 사자들만 사냥하는 것이 사자를 보호하는 길이고 코색깔이 사자의 나이를 감지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패커의 주장이다.

CBS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

    제 21대 대통령 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