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릴 영국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서 고(故) 다이애나비의 모습을 볼 수는 없겠지만 두 사람의 결혼 준비과정 곳곳에서 그녀의 흔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일단 윌리엄 왕자가 케이트 미들턴에게 청혼하면서 끼워준 사파이어 반지부터가 모친인 다이애나의 것이었다.
당시 윌리엄은 "케이트에게 반지를 준 것은 어머니가 오늘날에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동시에 우리 두 사람이 남은 일생을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반지를 받은 미들턴은 "매우 특별한 반지"라며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리는 웨스트민스터 성당도 다이애나를 떠올리게 한다.
다이애나가 파리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던 1997년 윌리엄 왕자는 바로 이 성당에서 열린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했었다.
당시 15세의 어린 나이로 동생인 해리 왕자와 함께 어머니의 관을 뒤따라 걸어들어갔던 윌리엄은 이제 사랑하는 여인의 손을 맞잡고 이 성당을 빠져나올 수 있게 됐다.
윌리엄 왕자는 지난주에는 미들턴과 함께 노샘프턴셔 소재 알소프 저택의 다이애나비 묘소를 찾아가기도 했다.
형의 들러리를 맡게된 해리 왕자도 최근 "나와 형, 아버지를 포함해 결혼식장에 있을 모든 식구들과 하객들이 어머니를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어머니가 형의 결혼식을 매우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고 그리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세기의 결혼식''으로 뜨겁게 달궈진 미국 언론 분위기와는 달리 상당수의 미국인들이 이 커플에게 무관심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주 뉴욕타임스(NYT)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천200여명 가운데 68%가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그다지 관심없다" 또는 "아예 무관심하다"고 답변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답변한 응답자는 전체의 28%에 그쳤다.
그러나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미디어는 미국 신문과 잡지, 방송에서의 윌리엄-미들턴 보도 건수를 살펴볼 때 미국이 당사국인 영국을 능가했다고 분석했다.
로열웨딩을 바라보는 미국 언론과 일반 시민들의 정서에 적잖은 괴리가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