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촬영 발표 기자회견하는 이승연과 눈물 흘리는 정신대 할머니(왼쪽부터)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탤런트 이승연씨의 누드촬영 사건이 시민들의 분노와 비난을 사고 있다.
시민들은 피해자들이 삶을 걸고 명예회복 투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역사적 상처를 돈벌이에 이용하려드는 이번 사건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며, 극도의 상업주의가 빚어낸 우리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민단체은 곧바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76살 황모 할머니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국여성민우회와 함께 이승연씨와 네띠앙엔터테인먼트 등을 상대로 누드 사진에 대한 인터넷 서비스 제공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 중앙지법에 냈다.
신청인들은 일본군 위안부를 테마로 누드를 제작한 것은 정신대 피해자들의 벗겨진 몸을 연상케하려는 반인륜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누드집 테마를 종군 위안부로 잡은 것은 사회에 충격을 주는 수법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비열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는 "위안부 문제가 잊혀지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수익금 일부를 지원하겠다는 데 정말 더러워 죽겠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정대협 관계자는 또 이승연씨 등이 뒤늦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만나 대화하겠다는 것은 그 의도와 배경을 의심케 한다면서 거부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승연씨의 위안부 누드를 추진하고 있는 네띠앙 엔터테인먼트측은 "이번 사업이 절대 누드가 아니며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아직도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사회적 지탄의 의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CBS사회부 정태영기자 godon@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