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 고성과 전남 해남에 이어 고흥에서도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80대 환자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나 보건당국에 제대로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법정 전염병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서울시 강동구 K 병원은 "지난달 23일 고흥에 사는 84살 명 모 씨가 이 병원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유족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달 18일 고흥군 동일면의 자신이 사는 마을 노인정에서 간장게장과 생선회 등을 먹은 뒤, 오한과 다리통증을 호소하다 고흥의 한 종합병원을 거쳐 21일쯤 서울의 한 대학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해 사흘 만에 숨졌다.
유족 측은 "입원 다음날 비브리오 패혈증상인 다리 괴사가 나타났으며, 의사도 비브리오 패혈증상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치료도중 간암이 발견됐다"고 유족 측은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보건당국에 보고되지 않았다. 강동구 보건소 관계자는 "이런 경우 병원에서 강동구 보건소로 신고를 하면 질병관리본부로 알리고, 다시 질병관리본부가 해당 지역인 고흥군보건소에 통보를 한다"고 밝혔으나 이같은 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5명이라고 발표한 비브리오 패혈증 발생 환자에도 명 씨는 포함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비브리오 패혈증의 경우 3군 법정 전염병으로 일주일 내에 보건당국에 신고가 돼야 한다"며, "보통 치명률이 높은 경우에는 신고율도 높고, 치명률이 낮은 경우에는 신고율도 낮아 놓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BestNocut_R]
비브리오 패혈증은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균이 오염된 해수와 갯벌을 상처 등에 접촉하면 발생하는 병으로, 병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사망률도 60%에 이르는 질병이다.
특히 간질환 환자나 알코올중독자, 당뇨병, 만성신부전증 등 만성질환자는 6~10월에 어패류 생식을 금하고, 해안 지역에서의 낚시나 갯벌에서의 어패류 손질 등을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