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도시는 비단 뉴올리언스뿐만이 아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 외에도 인근의 여러 도시가 똑같이 물에 잠겼다.
삶의 터전에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람들의 절규는 계속되고 있다.
영국 BBC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와 주변 도시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봤다.
<뉴올리언스>⊙ 허리케인의 충격 : 뉴올리언스 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들은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이 지역을 강타하기 전 도시를 빠져나갔다.
사람들이 대피하고 난 뒤 도시는 파괴됐지만 대탈출에 미처 합류하지 못한 수만명의 생존자들은 아직도 참사현장에 고립돼 있다.
해수면보다 낮은 지형의 특성과 도시 주변을 에워 싼 바다와 호수 그리고 미시시피 강 때문에 뉴 올리언스는 홍수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게 됐다.
폭풍이 몰아치고 며칠 후 도시 대부분이 물 속에 잠겼다. 건물과 길은 모두 물살이 휩쓸려 내려갔고 전기와 수도는 모두 끊겼으며 환자들이 있던 병원마저도 고립됐다.
⊙ 사망자 수: 뉴올리언스 관계 당국은 4일(현지시간) 현재 사망자가 수천명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뉴올리언스 내 대다수 지역에 접근이 불가능해 정확한 사망자수를 집계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 현재 모습: 수만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빠져나간 뉴올리언스는 그야말로 ''유령 도시''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집에 머물기를 원한 사람들도 적지 않은 데다가 일부 주민들은 하는 수 없이 고립돼 있기도 하다.
이 지역 방위대의 마이클 셰토프씨는 "현재 물에 잠겨있는 집과 대피소 등지에서 시신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도시에는 지금 깨끗한 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오물 처리 시스템도 없다. 전기도 없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시체들은 물 위를 떠다니고 있다. 콜레라같은 전염병이 창궐하는 것도 두렵다"
뉴올리언스에 남겨진 그레그 헨더슨씨의 절규다.
<빌럭시>⊙ 허리케인의 충격 : 인구 5만명이 거주하는 이 휴양도시 역시 허리케인으로 인해 산산히 부서졌다. 사람들의 집 옷 음식 그리고 자동차는 모두 높이 9미터에 달하는 큰 물살에 쓸려내려갔다.
이 지역 경제를 이끌던 해안가의 카지노 역시 무너져내렸다.
⊙ 사망자 수: 빌럭시와 걸프포트를 포함한 해리슨 카운티 지역에는 현재까지 100명이상의 사람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 현재의 모습: 음식과 마실 물 그리고 얼음 등을 실은 구호물자 수송차량이 도착하기는 했지만 정작 그것을 분배하는 과정은 더디기만 하다.
전염병 창궐에 대한 두려움이 고조되고 있으며 생존자 가운데 한명이 이질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다른 대피소로 거처를 옮긴 상태다.
수천명의 엔지니어들이 전기 복원을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 그러나 ''미시시피 파워 컴퍼니''측은 이 지역에 전기가 다시 공급되려면 앞으로 4주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빌럭시 근교에 거주하는 케이 고든씨는 "패스커굴라, 고띠에, 빌럭시, 패스 크리스찬 등의 지역은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친구들의 삶의 터전이다. 이제 그곳들은 모두 폐허가됐다. 베트남인들이 모여사는 지역은 완전히 수장됐다.
여기 남겨진 내 가족들이 병마와 싸우고 있어 난 이 도시를 빠져나갈 수 없다. 내 집과 모든 사람들의 집 그리고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이 사라졌다. 앞으로 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걸프포트>⊙ 허리케인의 충격: 해안을 따라 카지노와 늘어선 미시시피의 관광도시 걸프포트는 시속 217km 광풍에 크게 얻어맞은 형국이다. 대부분의 건물 지붕이 파손됐으며 많은 건물들이 무너져내렸다.
⊙ 사망자 수 : 비롱시와 걸프포트를 포함한 해리슨 카운티에는 현재까지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숨진것으로 집계 됐다.
⊙ 현재의 모습 : 전기가 끊겼기 때문에 냉장시설도 가동할 수 없다. 불빛도, 에어컨도, 아무것도 없다.
질병이 창궐할 것이라는 경고가 전해졌지만 지금 이곳에는 깨끗한 물조차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법지대를 연상케하는 상황에서 약탈이 일상화되면서 치안시스템이 강화되고 있다.
걸프포트 서쪽의 한 마을에서는 현장에 고립된 주민들이 그들 스스로 시체를 수습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당장 살아야겠다는 절박함에 시신이 가로막고 있는 물길을 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걸프포트에 남은 말로이 위트필드 씨는 BBC에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그래도 우리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머물수 있는 집이 남아 있고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안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수입원이 끊겼다. 뉴올리언즈에 사는 내 친구들은 그들의 집과 재산을 구하는 것은 아예 포기했다고 한다"
<모빌>⊙ 태풍 피해: 집과 자동차가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32만 5,000여 가구의 집과 상점에는 전기마저도 끊겼다.
⊙ 사망자수: 현재까지 2명이 숨진것으로 집계 됐다.
⊙ 이후 상황:음식과 얼음 등을 배급받으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 도시의 가장 중요한 다리도 다시 열렸다.
로버트 바넷은 "모든 상황이 좋지않다. 정말 안 좋다. 수천가구의 전기공급이 중단됐고 사람들은 석유를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곳은 걸프포트나 빌럭시 그리고 뉴올리언스만큼은 심각하지 않다. 그러나 이 곳 역시 마을 전체가 종적을 감춘 곳도 있다"
노컷뉴스 전수미기자 coolnwarm@cbs.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