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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호주

    한국인 식당사장, 중국에서 여장 퍼포먼스로 성공

    • 2005-08-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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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 늘지 않아 고민하던 중 "사장으로서 무엇인가 해야"

     


    매일 밤 중국 심양의 거리에는 여자 옷을 입고 ''''미이라'''' 분장을 한 채 행인들에게 광고지를 나눠주는 남자가 있다.


    ''''조각상''''처럼 백지장 같은 얼굴에, 붉은 입술. 너무 말라서 여자 같은 몸매. 2미터의 사다리 위에 꼿꼿하게 서서 검은색 장화를 신고, 흰색 상의에 흰색 모자를 썼다. 거기에 검은 선글라스와 꽃무늬 스카프. 공중에 늘어뜨린 오른손에는 광고지가 들려있다.

    이 남자는 중국 심양에서 불고기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국인 사장 원모씨(53)다.

    여자 옷 입고 미이라 분장 한 채 광고지 배포

    원씨는 심양에 온지 이미 10년째이다. 원씨의 집은 인천이고 한 주식회사에서 일했었다. 1993년 회사에서 원씨를 중국 심양에 파견해 한 상점을 관리하게 했는데, 5년 동안 일하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2001년 원씨는 다시 심양에 가서 이 불고기가게를 차렸다.

    ''''처음에는 가게가 일층짜리였어요, 장사가 잘 될 것 같아서 이층으로 확장하게 되었죠. 그런데 2년이나 지났는데도 장사가 별로였어요.''''

    원씨는 중국어를 못한다. 그래서 식당에는 중국인 사장이 따로 있다. 식당 내의 일은 평소 중국인 사장이 일을 도맡아 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꽤 큰 식당을 운영하면서 고객이 늘어나지 않는 것이 정말 고민이었다.

    그래서 원 사장이 시작한 것이 이 퍼포먼스였다. 원 사장은 ''''사장으로서 무엇인가 해야 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통 전단지를 주면 행인들 대부분이 피하기만하고 받지 않는데 이렇게 분장을 하면 관심을 갖고 전단지를 받아가요. 일주일에 5일 정도 이렇게 합니다. 보통 매일 저녁 5시부터 9시까지 하는데 매주 1만장의 광고지를 돌려요.''''

    원 사장의 분장실은 겨우 2-3평 정도 되는 창고방이다. 10여종의 화장품이 이층 짜리 선반 위에 놓여있고 7-8벌의 옷이 있는데, 대부분 아줌마들이 입는 통이 넓은 치마들이다.

    ''''저는 모델을 해본 적도 없고 모델교육을 받은 적도 없어요. 그저 식당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거죠.''''

    ''''사장으로서 무엇인가 해야 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든 상관하지 않는다''''

    1993년 원 사장이 상점을 운영할 때 여자 분장을 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그 상점에서는 주로 한국 여자 옷을 팔았는데,손님이 너무 적었다.

    원 사장이 상점 앞에서 여성용 선그라스를 쓰고 여성용 숄을 두른 채 왔다갔다 시선을 끌었다. 원씨는 당시 거의 40일 동안을 계속 여장을 했었다.

    요즘 원사장이 여장을 하고 길에 나타나면 하며 길과 식당이 행인들에 의해 둘러싸여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다.

    원 사장의 행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장체면을 떨어 뜨린다'''', 심지어 ''''변태, 정신병, 미친놈'''' 이라고 욕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원사장은 못 들은 척 하고 3년 동안 이렇게 ''''모델''''을 해왔다.

    덕분에 요즘은 고객들이 확실히 이전보다 꽤 많이 늘었다. 원 사장은 ''''전에 하루 영업이익이 3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최고 15만원까지 오를 때도 있다''''며 뿌듯해 했다.

    원 사장의 식당에서 밥을 먹는 한 고객은 ''''사장으로서 그런 일을 하는 용기에 감탄해서 그에게 술을 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전에는 하루 영업이익이 3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최고 15만원까지 올라"

    ''''사실 이런 퍼포먼스는 파리 등의 외국에서는 쉽게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심양에서는 이런 광고를 대신 해 줄 사람을 구할 수가 없어서 제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죠. 사업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저도 재미있어요. 연기를 할 때 많은 행인들이 저를 보고 웃어 주면 가장 보람됩니다''''

    원 사장의 기발한 퍼포먼스가 앞으로 더 얼마나 더 기발해질 지 기대해 본다.

    노커뉴스 나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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